북한이 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결과를 공개했다. 관심을 모았던 장성택 측근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번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북한 내부 최고 권력층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동생으로 공식 석상에 처음 나타나 주목을 받았던 김여정은 이번 대의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북한은 선거가 끝난 지 이틀 후인 11일 오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3기 대의원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 명단에는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김기남·최태복·박도춘·김평해·곽범기·김영일 당 비서 등 북한 내 최고위층 주요 인사들이 모두 포함됐다.
지난해 장성택 처형 이후 실세로 떠오른 인물들도 대의원에 포함됐다.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은 지난 12기에 이어 이번에도 대의원에 선출됐다. 또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13기에 새롭게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장성택의 측근이라고 알려진 인물들 역시 13기 대의원에 올랐다. 대표적인 측근이라고 불리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문경덕 평양 책임비서는 이번 대의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는데 그는 지난 12기에도 대의원에 포함되지 않은 바 있다.
이를 두고 대내외적으로 북한 체제가 안정돼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최고위층만 따져보자면 대내외적으로 체제의 안정성을 보여주려는 선거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특히 대외·경제 부문의 주요 인물들이 모두 대의원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대외·대남 부문에서는 김양건 통전부장, 원동연 통전부 부부장,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경제부문에서는 박봉주 내각총리, 강석주·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이 모두 대의원에 포함됐다”며 “이는 대외적 분야와 경제적 분야에서의 정책 변동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한편으로는 장성택 측근들의 생존을 두고 애초에 처음부터 외부에서 측근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이른바 ‘장성택 측근’이 외부에서 판단하는 것처럼 많지 않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동생 김여정, 대의원 명단에 없다
한편 이번 선거 기간 중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친동생 김여정은 13기 대의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여정은 선거일 당일인 지난 9일 선거 투표소에 김정은 제1비서와 함께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는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김경옥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황병서 부부장 등 김 제1비서의 측근과 동행하면서 정치적 위상을 과시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 김 국방위원장의 동생인 김경희 당 비서가 주요한 역할을 맡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김정은 시대에서 김여정이 이와 비슷한 정치적 위상과 역할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이번 13기 대의원 선거에서 김여정이 대의원으로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하지만 김여정은 대의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장 선임연구원은 “김여정이 대의원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주요한 사항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당에서 김여정이 이미 책임일꾼으로 호명됐기 때문에 내각보다는 당 쪽에서 김정은의 유일체계 구축에 나름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김여정과 비교되는 김경희의 예를 들며 “김경희도 주로 당에서 활동했지 내각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적은 없지 않나”라며 김여정이 최고인민회의나 내각보다는 주로 당에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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