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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 잇따른 자살소식에 '관광 제주'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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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 잇따른 자살소식에 '관광 제주' 속앓이

[언론네트워크] 자살 연간 180여 명 ‘외지인은 통계도 없어’…사회적 고민 필요

관광1번지인 제주에서 외지인 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 제주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자살 사건은 방송 출연자라는 이유로 전국에 보도되면서 출연장소를 제공한 서귀포시 하예동의 B펜션의 경우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SBS 예능프로그램 ‘짝’에 출연한 전모(29.여)씨는 2월27일 제작진과 함께 제주에 들어온 후 촬영 종료 전날인 3월5일 오전 2시15분께 B펜션 화장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엄마, 아빠 미안해 살고 싶지 않다’는 내용이 담긴 일기장 형식의 유서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전씨가 자살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일 오후 11시16분 쯤에는 서귀포시 중문동 특급호텔인 H호텔에서 투숙중이던 모자가 다량의 약물을 먹어 어머니가 숨지고 아들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목숨을 구했다.

1월 13일에는 제주시 애월읍 수산저수지 인근 애조로에서 관광객 김모(36.여)씨가 차량에서 숨진채 발견되기도 했다. 조수석에는 숨을 끊기 위해 피운 번개탄 흔적도 발견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타인이 아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외지인이다. 짝 출연진을 제외하고 세 사람은 이미 제주에 오기 전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살 사고는 육지와 바다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지난 2월21일에는 검찰 조사를 받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모(57)씨가 부산에서 제주로 향하는 여객선에서 투신했다.

나흘후에는 같은 배에서 노모(65.부산)씨가 제주로 향하던 도중 바다로 몸을 던졌다. 부산-제주노선은 2013년 9월 투신 사건을 시작으로 5개월 사이 7명이나 목숨을 끊었다.

투신자 역시 모두 외지인이다. 이처럼 일부 외지인들이 제주를 목적지로 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공공연히 발생하고 있지만 관계당국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인 통계부터 문제다. 제주서 숨진 자살자는 2008년 162명에서 2009년 183명, 2010년 177명, 2011년 176명, 2012년 181명으로 이틀에 한 명꼴로 숨을 거두고 있다.

이 숫자는 외지인이 제외된 순수 제주도민의 자살 통계다. 통계청은 각 읍면동에서 사망신고가 들어오면 사유를 분류해 자살 통계만 잡는다.

사망신고 자체를 거주지 읍면동에서 하다보니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자살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는다. 때문에 제주도 역시 외지인의 정확한 자살통계를 갖고 있지 않다.

제주도 관계자는 “자살만을 별도 관리하지 않아 통계청 통계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외지인이 제주에서 자살을 하더라도 별도 통계로 잡고 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계가 없다보니 외지인 자살 통계 추정도 어렵다. 최근 사건처럼 외지인의 자살까지 합치면 제주 섬에서 목숨을 끊는 사람만 연간 200명을 훌쩍 뛰어 넘을 전망이다.

자살은 개인 문제로 치부하기 쉽지만 사회구조와 분위기가 원인으로 작용할 수 도 있다. 그 중에서도 제주 섬이라는 특수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관광지의 특성상 외지인의 자살은 그자체로 영향을 미친다. 짝 출연자와 모자 동반자살 사건만으로 해당 펜션과 특급호텔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투신사고가 잇따른 여객선도 마찬가지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자살과 관련해 심포지엄을 열고 직원들을 상대로 예방교육도 진행하고 있다”며 “자살 자체를 막을 수 없지만 의심자를 진정시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민과 외지인을 떠나 자살로 인한 시민과 관광객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자살방지 대책 등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지역사회의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의소리=프레시안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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