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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 멘토' 윤영배 "제주서 프레시안 행사 안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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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효리 멘토' 윤영배 "제주서 프레시안 행사 안 하나요"

[이 주의 조합원] 윤영배 조합원

윤영배 조합원, 그는 가수다. 상도 받았다.(관련기사 : '이효리 친구' 윤영배 3관왕 수상 소감은…) 뻐꾸기 울음 소리가 나오는 통화 연결음이 흘렀다. 오전 10시 30분 경. 날씨가 청명한데, 왠지 밭에 나가 있을 것 같았다. 문자를 남겼더니 전화가 왔다. "윤영배 입니다." 경상도 말씨다.

유명 인사다. 유명 인사들과 만나고 통화하는 게 직업이지만, 이번엔 조금 다르다. '팬심'이 작용한 것일까. 가수, 농사꾼, '이효리 멘토', 그리고 이발사. 그를 수식하는 말은 다양하다. 윤 조합원의 인터뷰가 실린 한 언론에서 그는 '이발사'라는 별명에 대해 "빈집(용산 해방촌)에서 함께 어울렸던 친구들이 이발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시장에 예속되지 않고 머리를 스스로 깎는다"고 했다. 스스로 머리를 깎는다는 윤 조합원, '이발사'는 그의 첫 앨범 제목이기도 하다. 머리를 깎는 것, 소리를 깎는 것, 땅을 뒤엎고 푸성귀를 깎아 식탁에 올리는 것, 모두 비슷한 일일 것이다.

"뭐하시다 전화 받았나요"라고 묻자 그는 잠깐 말을 더듬었다.

"그냥 하는 일들이예요. 요즘에는 봄이라고 해도 아직 (난방용 등) 땔감하는 게 크고, 텃밭에 뭐, 작물들, 마늘 배추, 완두, 쪽파 심어 놓은 것, 먹을 것도 먹고, 4월 되면 봄 작물들 심어야 하니까. 퇴비도 만들고. 음식물, 나무재 나오는 것이랑, 똥, 오줌 모아 놓은 것, 삭힌 것들로 만들어요."

퇴비를 만들다 전화를 받았나보다. 제주도의 안부를 묻자 그는 "바람이 엄청 심해요. 특히 제가 사는 곳이 제주도 서쪽 끝이라 더 그런 것 같고요. 바람이 심해서 제주도는 봄이 좀 더디게 와요. 해수 온도가 좀 더 올라가야 겠죠"라고 말했다. 그는 신문을 10여 종이나 보는 열혈 '뉴스 중독자'이기도 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 차 마시고 신문은 10개를 봅니다. <농경신문>부터 <프레시안>까지." 그래서 그는 세상에 밝다. 세상의 이문에 밝은 게 아니라 그냥 세상사에 밝다.

"<농경신문>부터 <프레시안>까지" 탐독하는 윤영배는?

다소 딱딱한 얘기를 꺼내자면, 윤영배 조합원은 1993년 제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참가, <겨울이 오면>이라는 노래로 동상을 받으며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이야기로 시작할 수 있다. 조동익·장필순·한동준·오소영·고찬용·이규호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들과 음악을 했다. 그러나 그는 정작 17년 동안 앨범을 내지 않았다. 네덜란드에 유학갔다 왔다. 그리고 2002년 제주도에 정착했다. "그 전에 제주도 여행을 자주 올 기회가 있어서, 한국에 돌아가면 제주도에서 살아보고 싶다. 막연하게 생각을 했었어요"라는 게 이유였다.

2010년 <이발사>, 2012년 <좀 웃긴>, 그리고 2013년 <위험한 세계>를 내놓았다. 이 앨범으로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반' 등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짧은 귀동냥으로 말하는 것이지만 그의 음악을 들으면 닉 드레이크(Nick Drake)가 생각난다. 나즈막한 그의 목소리는 중독성이 있다. 투박하지만 솔직한 가사도 매력이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만나고 싶어진다. 푸른 저녁에 모닥불 피워 놓고 그의 집 앞마당에 앉아, 세상의 가장 높은 곳에서 발바닥에 채이는 돌맹에 대한 것까지, 어떤 얘기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생활이 그렇다. 농사 짓고, 나무 하고, 노래 만들고, 노래 부르고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에게 <녹색평론> 애독자이자 생태주의자라는 말도 붙여 놓았다. 하긴, 녹색은 생활이다. 도시와는 거리가 멀어지지만, 사람과는 더 가까워 지는 게 녹색이다. 이제 본론에 들어간다. <프레시안>에 대해 물었다.

"굉장히 열심히 보고 있어요. 보면서 공부도 열심히 합니다. 여러가지 세상 일들을 <프레시안>을 통해서 알고, 바로 주변 친구들에게도 열심히 얘기해요. 같이 하는 동료들, 친구들에게."

그는 수상 소감에서 인상깊었던 얘기를 꺼냈었다. 시상식에서 뜬금없는 '기본소득론'이라니. 윤 조합원은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세 모녀 사건을 언급하며 "기사를 보고 마음이 정말 아팠다. 경제학자들이 일 인당 50만 원이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자살률 1위와 같은 문제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것이 기본소득 보장"이라며 "기본소득 문제를 꼭 찾아봐 달라"고 말했다.

"제가 기본소득에 대해서 인식을 처음 갖게 된 것은 <녹색평론>을 통해서였어요. 김종철 선생님 글을 죽 읽으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건데, 얼마 전에 발족한(2월 23일) '기본소득 공동행동(금민 운영위원장)'에도 참여합니다. 얘기할 기회만 생기면 자꾸 얘기하고 싶어요. 친구들에게 기본소득에 대해 들어봤느냐고 물으면 잘 모르거든요. 용어 자체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하고. <프레시안>도 많이 다뤄줬으면 좋겠어요."

기본소득의 철학적 배경에 대해서는 <녹색평론> 김종철 선생의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발췌하는 것으로 일단 갈음한다. 좀 더 자세한 관련 기사는 이 곳(관련기사 : 주식 매매에 1%씩 세금 물리자! 그 돈은…)을 클릭하면 된다.

"기본 소득이란 고용 여부, 재산 여부를 묻지 않고, 국가나 공공 기관이 시민들에게 무조건 일률적으로 인간다운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우리는 소득은 노동의 대가로 주어진다는 사고에 익숙해 있었죠. 그런데 기본 소득의 근간에 있는 것은 고용과 소득이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고, 사회 구성원이면 누구든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고, 그 방도를 공동체로부터 제공받을 자격이 있다는 새로운 철학과 사상입니다. 근대적 관습과 가치 체계를 넘은 탈근대적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죠."

"'이웃사촌' 이상순, 이효리와 끝도 없이 현실에 대한 얘기를 합니다"

윤 조합원은 이웃사촌인 이상순, 이효리 부부와도 자주 얘기한다. 이효리 씨는 윤 조합원에게 '멘토'라는 딱지도 붙여줬다. 무슨 얘기를 할까.

"그 친구들, 늘 만나면 얘기 주제가 현실이예요. 그 친구들, 진짜 이런 얘기들 (하면) 끝이 없죠. 상순이도 <프레시안> 조합원이잖아요. 같이 <녹색평론>도 읽고 서로 토론도 많이 합니다. 못 본 책을 추천해주고, 소개해주고, 음악 작업도 같이 하고요."

이효리 씨가 최근 '손배 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잡고' 운동의 일환인 '노란봉투 프로젝트'에 동참하며 손편지와 함께 1인 기부액인 4만7000원을 보냈던 일이 생각났다. 윤 조합원도 그 얘기를 이효리 씨에게 듣고 알았단다.

"저는 그 소식도 모르고 있다가 (이효리 씨가 기부금을 보낸) 다음날 만나니까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아 그런 일이 있었나 해서 자세히 들었어요. 그리고 서울에 간다고 해서 두리반에 갔는데, 형수가 그 얘기를 또 하더라고요. 형수도 하려고 했는데 못했다고, 2차 모금이 시작되면 하려고 한다고요. 저도 참여하고 싶어요."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의 주인으로서 하고 싶은 얘기를 물었다.

"그냥 절대적 지지입니다.(웃음) "제주도에서는 <프레시안> 행사 안하나요? 그 때 뵈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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