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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 경선 룰, 선거 안 나가도 되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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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 경선 룰, 선거 안 나가도 되게 한다면…"

새누리, 제주·인천 등 '여론조사 100% 경선' 둘러싸고 논란

야권의 통합 신당 출범에 맞서 6.4 지방선거에 '총동원령'을 내린 새누리당이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 규칙(룰) 문제를 놓고 내홍을 빚을 조짐이다. 당이 어렵게 출마를 설득한 중진이나 거물급들은 지역조직이 약해 기존 룰대로 대의원·당원 투표를 50% 넣을 경우 낙천이 우려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경선을 '여론조사 100%'로 치르자니 기존에 뛰고 있던 후보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6일 밤부터 7일 새벽까지 4시간에 걸쳐 회의를 연 끝에, '당심 왜곡'이 우려되는 지역에 한해 예외적으로 '선거인단 경선을 여론조사로 대체할 수 있다'는 당규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으나 구체적인 지역을 확정하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 내의 여러 관계자들로부터 갖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룰 내용에 따라 선거에 불참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입장차가 친박 주류와 비주류 간의 이견이라기보다 비주류·쇄신파로 분류되던 이들 간에도 나오고 있는 것 역시 흥미롭다.

원희룡 "최고위 결정에 따라 홀가분하게 안 나갈 수도"

가장 드러난 문제 지역은 제주다. 당초 지방선거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가 당의 설득을 받고 제주지사 출마 고민 중인 원희룡 전 의원은 6일 오후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출연해 "당 최고위원회가 (선거에) 안 나가도 되는 쪽으로 룰을 해 주면, 홀가분하게 '네, 그 동안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가면 된다"고 했다. 

원 전 의원이 당 지도부의 권유를 받아들여 출마를 결심할 경우, 지난해 1만7000여 명을 이끌고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진 우근민 현 제주도지사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가 1차적 난관이다. 이에 대해 원 전 의원이 당 지도부에 대해 일종의 '교통 정리'를 요구하며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 전 의원은 자신의 출마 의지에 대해 "많은 부분과 처음부터 충돌해야 하는 상태가 아니라, 길을 가면서 뭔가를 추구해가야 한다면 그것을 돌파해갈 수 있는 기본적인 검토는 되어 있다"고 표현했다. '경선 룰의 문제인가'라는 재질문에는 "현재로는 그 부분이다"고 답했다. 

그는 7일 오전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만약 100% 여론조사 공천 방식이 되지 않는다면 출마 결심이 달라질 수도 있나?'라는 질문에 "처음부터 명확했다"며 "무리와 부작용이 많을 수 있는 상태라고 한다면 굳이 제가 무리해서 여러 사람 피곤하게 할 이유가 없다. 그러면 그에 맞게 당이 판단하라고 처음부터도 이야기가 되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월요일(10일) 최고위에서 정식 의결을 하면 그 때는 제 입장을 당에다 명확히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시한까지 못박았다. 

그는 "제주도의 경우 원래 2000명이 당비를 내고 있는 당원에 작년 11월부터 1만7000명이 갑자기 들어와서 6000명의 한 사람 지지자들이 매달 당비를 내면서 투표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 지사를 좀더 직접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특정인들이 조직적으로 동원해서 입당시킨 당원들이 있기 때문에, 그 당원들을 서로 빼가기 위해서 조직적인 싸움을 한다는 것 자체가 당 전체를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된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볼썽사나운 일들이 많이 터지겠느냐"고 했다. 

유정복 출마, 인천도 포함?…남경필 "수도권은 다 경선한다던데"

제주 외에 여론조사 100% 경선이 거론되는 곳은 인천, 부산, 울산, 세종과 호남 등이다. 특히 인천은  현직 안전행정부 장관이 사퇴하고 선거전에 뛰어든 만큼 시선이 쏠린다.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한 유정복 전 안행부 장관은 7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어떤 룰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보다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또 현실적인 사항을 잘 고려해서 당에서 판단해서 결정해 주면 어떤 경우에도 저는 다 따르겠다"고 했다. 전체적으로는 유 전 장관이 취해 온 일관된 입장이지만, '또 현실적인 사항을 잘 고려'해야 한다는 말은 이날 처음 나왔다. 

유 전 장관은 인천 출신이기는 하지만, 정치 기반은 경기 김포에 있다. 관선 김포군수, 민선 김포시장에 이어 김포에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여당 내의 다른 인천시장 후보군들과 지역 조직 기반에서 밀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날 공천관리위원회는 인천이 여론조사 지역에 포함될지 등 구체적 발표를 하지 않았으나,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남경필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나와 "수도권인 서울, 경기, 인천은 다 (선거인단) 경선을 하는 것으로 아마 어젯밤에 결정이 난 것 같다"고 밝혔다. '인천 등 7곳에서 여론조사 100% 경선을 한다고 들었다'고 사회자가 물은 데 대해 "그렇게 안 할 것 같다"면서 한 답이다. 

남경필 "되도록 경선이 좋아"…이혜훈 "룰 변경 있을 수 없어"

한편 남 의원은 "되도록 경선으로 가는 것이 좋다"며 "원래 정해진 룰대로 가는 것, 원칙을 따르는 게 모든 시비를 없애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해 사실상 여론조사 비중 확대를 요구한 원희룡 전 의원과 묘한 대조를 이뤘다. 남 의원과 원 전 의원은 새누리당 소장파의 간판 격이며, 남 의원과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맞붙게 된 정병국 의원과 함께 이른바 '남원정'으로 불리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시절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에 대항한 작명이었다. 

핵심 친박이었지만 최근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후퇴 등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있는 이혜훈 최고위원 역시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겨냥하며 '룰 변경 불가'를 외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원칙을 지키고 법치주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당이 보수당"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룰을 건드린다, 그것도 이미 장이 펼쳐진 상황에서 건드린다는 것은 상식 이하의 일"이라고 룰 변경 불가를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경선 방식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것은 원래 당헌당규의 룰로 10년쯤 된 오래된 룰"이라며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국위원회에서 (상향식 공천안을) 통과시킬 때도 손을 대지 않았다. 그것은 룰 대로 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누구도 손을 댄다는 가능성조차 상상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히 당이 공천신청 마감을 닷새 늦춘 데 대해 "누구 때문에 연기된 것인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것"이라며 "공당이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 대해 "그 분도 공당이 이렇게 하지 않도록, 추석 때부터 검토한다는 발언을 하셨던 것으로 아는데, 4일 당겨서 등록하고 결정했으면 뭐가 그렇게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인가"라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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