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리스트'는 2014년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코너입니다. 그동안 '프레시안 books'에 소개됐던 수많은 서평 기사 중, 지난 한 주간을 뜨겁게 달군 이슈와 관련이 있는 기사들을 리스트로 엮어 소개합니다. <편집자>
☞지난 리스트 보기 : 위험과 재난을 만드는 복합적 구조에 관한 책
갑갑한 지하를 달리던 지하철이 한강을 건너기 위해 철교에 오르는 구간을 정말 좋아합니다. 특히 출근길 1분 남짓 스쳐가는 동안 환하게 쏟아지는 빛과 한강 주변의 빌딩숲은 전날 밤 쥐어짜도 가질 수 없던 기운을 좀 찾게 만든다고 할까요? 그런데 요 며칠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창밖이 소독차가 지나간 듯 뿌옇습니다. 역대 최장기간 지속되었다는 반갑지 않은 손님, 이제는 일상의 불편을 넘어 '재난'의 반열에 오른, 미세먼지 때문입니다.
"1월 3일(목), 런던 거리에 안개가 낀 날. 태양을 보니 검붉은 게 꼭 피 같다. 다갈색 땅을 핏빛으로 물들여 버리는 태양은 이곳 아니라면 볼 길이 없다." 요즘의 풍경을 보면, 나쓰메 소세키의 런던 유학 시절(1900~1903) 기록이 떠오릅니다. 한편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리크 입센은 극시 <브란트>(1866)에 이렇게 썼습니다. "메슥거리는 영국의 석탄 구름이 / 이 지방에 검은 장막을 씌우고, / 신선한 녹음으로 빛나는 초목을 모조리 상처 입히며, / 아름다운 새싹을 말려 죽이고, (…)" 대기 중 오염물질에 관한 문학적 기록은 참 많지만, 이처럼 19~20세기엔 당시 가장 발달한 산업 국가였던 영국이 주로 소재를 제공했습니다.
이제는 그 자리에 중국이 오르내립니다. 한반도에 미세먼지가 가득 찰 때도 흔히 '중국발 미세먼지'라 하지만 이번 것은 정확히 그렇지는 않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국내로 유입되는 길목에 있는 백령도 측정소의 농도값이 타 지역 농도값보다 낮게 나왔고, 그래서 국내의 공장이나 자동차 오염물질 배출 원인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상태가 심각한 서울시에서는 관용차 운행 중단 등 나름의 대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기는 국경을 가리지 않고, 결국 떠다니는 먼지의 배출이 시작된 곳을 일일이 추적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아무도 책임질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정치에 임해야 한다는 뜻이겠고요. 작은 노력이 모여 큰 노력이 되고 앞마당을 쓰는 게 곧 지구친화적인 일이라고는 하지만, 이처럼 전 지구적 문제에 있어서는 국가라는 플레이어가 산업 규모와 생산을 규제하는 등 보다 큰 협력이 필요할 겁니다. 그래서 국경을 넘나드는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만한 책들과 관련 서평들을 모아봤습니다. 인공눈물 한 방울 떨구고, 읽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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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거우홍양의 <저탄소의 음모>(허유영 옮김, 라이온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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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너선 닐의 <기후 변화와 자본주의>(김종환 옮김, 책갈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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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헤르만 셰어의 <에너지 명령>(모명숙 옮김, 고즈윈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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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로렌스 스미스의 <2050 미래 쇼크>(장호연 옮김, 동아시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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