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예산', '형님 예산'을 포함한 약 25조 원 규모의 지방 SOC 예산을 통과시킨 정부 여당이 '스피드'를 강조하며 조기 집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SOC 사업 당장 시행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15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서 박희태 대표가 "4대 강 뿐 아니라 SOC 사업을 동시 다발적으로 착수해서 전 국토가 거대한 공사장처럼 느껴지게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오전 이 대통령과 조찬회동을 가진 박 대표는 예산 조기 집행의 중요성을 건의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속도에 대해 여러 차례 말씀 드렸고, 대통령도 속도 이야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자신과 청와대 사이의 불화설을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을 적극 찬양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MB, "신빈곤층, 밥과 교육 주거는 해결해주겠다"
이날 청와대 조찬회동에 배석한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현재 국회에 제출된 개혁 법안은 공약이고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는 법안이다. 국회에서 신속하게 통과시켜서 경제를 살리고 바로 세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부탁했다"고 전했다.
차 대변인은 "박희태 대표가 경제입법, 이념법안은 법질서를 세우는 것이기 때문에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고, 대통령도 공감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예산안 처리 이후 이른바 '이념법안'에 대한 강경 기류를 반영한 것.
또 차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경제 성장률은 우리나라 일국 내에서 마음대로 정할 수 없고 세계 경제와 외국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현재 가능하면 2, 3% 내에서 버티도록 하겠다"며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응해야지 미리부터 경제 성장률 예단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은 신빈곤층이라는 표현을 썼다. 금융위기로 인해 급격히 자신의 지위가 좋아지지 않게 되는 사람들을 말한다"며 "이들에게 세끼 밥은 먹을 수 있도록, 애들 교육은 시킬 수 있도록, 집 쫒겨나면 미분양 아파트라도 지원해서 주거 걱정 하지 않도록 책임지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글로벌 청년리더 10만명을 발굴, 청년 중심으로 한 10만명의 직업 전환 교육을 추진, 인턴 교육을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과도한 근로 보장, 과도하고 불필요한 여러 근로 조건들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대를 갖고 살빼기를 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개혁의 고삐를 조일 때"라며 "예컨대 고액연봉자가 1억 원을 깎으면 100만 원짜리 100 사람을 구제할 수 있다. 비상 시기이기 때문에 이런 일자리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금 정치 비용도 제대로 없앨 필요 있다"며 "예컨대 과거에는 선거때 재벌들이 외국으로 도망갈 만큼 손을 벌리는 정치인들 많았지만 난 그렇지 않았다. 불필요한 정치 비용을 초래하는 행위들은 반드시 잡아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신화적 돌파력에 국민들이 엄청난 존경심"
청와대 회동 직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표는 "좌고우면 하지 말고 오늘 즉시 한다는 생각으로 입찰도 하고 착공하는 모습을 보여서 건설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망치 소리가 들릴 때 국민들은 희망의 소리로 들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KTX를 탄 것처럼 속도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대통령의 신화적 돌파력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지금 엄청난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오늘은 낙동강, 내일은 영산강, 그리고 금강, 한강 등 현장에서 대통령이 지휘봉을 들고 진두에서 땀 흘리는 모습 보일 때 우리 국민들은 큰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경제 살리기 정책으로 '한국판 뉴딜'이라는 말을 쓰지만 뉴딜정책에 대한 모방성도 있고 오래되고 낡은 표현"이라며 "현 상황에 맞는 새로운 이름을 작명했으면 좋겠다. 경제 살리기의 속도감을 강조하는 그런 용어를 내 걸고 '2009'를 붙이면 좋겠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대통령이 세계 외환 보유고 1,2위를 자랑하고 있는 중국, 일본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은 매우 우리에게 큰 뜻이 있으며 이제 외환위기는 급한 불은 껐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개각과 관련해 "대통령을 보좌하고 뒷받침 할 수 있는 그런 내각의 행태를 보여야 한다. 대통령이 앞장서고 내각이 따르는 그래서 난국을 돌파하는 '돌파 내각', 경제 회복의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돌격 내각'이 돼야 한다고 대통령에게 말했다"고도 전했다. 이 말대로라면 이른바 '탕평개각'은 물건너간 셈이다.
이 자리에서 송광호 최고위원이 "과연 현 내각을 가지고 대통령과 당이 바라는 속도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은 냉정히 봐야 한다"며 "두 분이 강조하는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계기는 전면적인 개각"이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오늘 회동에서 개각은 '개' 자도 안나왔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오는 19일은 이명박 대통령 대선 승리 기념식 행사가 있다. 이와 관련해 당에서 이름을 '경제 살리기 국민 한마음 희망 대회'로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더 낮은 자세로 국정에 임하도록 하고 서민들 고통을 생각하는 의미에서 조촐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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