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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민주, '기초선거 공천' 입장 발표 또 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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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민주, '기초선거 공천' 입장 발표 또 유보?

朴 대통령 향해 "2월까지 입장 밝혀라" 압박…靑 '묵묵부답'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기초선거 무(無)공천 방침에 '허를 찔린' 민주당이 공천 여부에 대한 입장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1년을 맞는 25일을 마지노선으로 청와대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으나 청와대가 묵묵부답이자, 이번엔 "2월 내에 결심을 밝히라"면서 민주당의 입장 발표 역시 유보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미 공천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현실론'과 '명분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고민이 그만큼 큰 탓이다.

 

김한길 대표는 26일 박 대통령을 향해 "대선 후보 당시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늦어도 2월이 다가기 전에 밝히라"고 거듭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이 말한 뒤 "아니면 공약을 못 지키는 이유를 설명하고 용서를 구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당초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인 25일까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 표명 요구했으나, 전날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참 비통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침묵이 "참으로 무책임한 행태"라며 "국민과의 약속을 마치 없었던 일처럼 굴며 국민과 야당을 철저히 무시하는 대통령의 태도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공약 파기'를 맹렬히 비판해온 민주당도 공천 유지와 포기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공천 방침을 확정하자 내부적으론 공천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지난 24일 안철수 의원이 '무공천'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고민이 커졌다. 여당의 공약 파기를 강도높게 비판해온 마당에 스스로 공약을 어기는 모순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김 대표는 "우리(여권)가 공천을 강행하면 민주당도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선 앞에 제1야당 민주당이 무조건 무기력하게 끌려갈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민주당도 기초선거에서 공천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지 않겠다"며 정당공천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재차 유보했다. 

 

그렇다고 당 지도부가 결정을 무작정 미룰 수도 없는 처지다. 표면적으론 공천제 폐지 문제를 논의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 시한이 종료되지 않았다는 점을 입장 유보의 명분으로 대고 있지만, 정개특위 활동은 28일 종료되며 27일엔 본회의에 관련 법안을 상정해야 한다.

 

여당의 반대로 공천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민주당이 무공천을 택하면, 기초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던 핵심 당원 상당수가 탈당해야 한다. 새누리당에 공천제 페지를 관철시킬 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핵심 당원의 무더기 탈당을 감당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져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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