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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같던 박근혜 1년"…경찰, 최루액 난사 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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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같던 박근혜 1년"…경찰, 최루액 난사 진압

[현장] 전국 곳곳 '국민파업'…전태일 열사 동생 연행

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농민·빈민·시민·학생 단체 등이 구성한 국민파업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25일 오후, 전국 12곳에서 동시 다발로 '박근혜 정권 1년, 이대로는 못 살겠다. 2.25 국민파업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이날 전국 10만여 명, 수도권 지역 4만 여 명(서울 광장 앞)이 대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불법 파업과 엄정 대응 방침에도 일손을 놓고 파업을 벌인 사업장은 867곳이다.

명칭이 '국민 파업'인 만큼 이날 발표된 공동 대회사의 주어는 '노동자'가 아닌 '국민'으로 시작됐다. 서울 광장 대회사 발표자 역시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과 더불어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강다복 회장, 전국빈민연합 조덕휘 공동의장, 빈민해방실천연대 김현우 공동의장,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인태연 공동회장,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 전국여성연대 손미희 상임대표, 민중의힘 박석운 공동대표가 무대에 올라 낭독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1년은 10년과도 같았다"며 "지난 1년은 공약파기와 민생파탄, 민주주의 파괴로 점철된 나날"이었다고 비판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전·월세와 공공요금, 물가는 올라 서민 삶은 곤두박질 치는데 10대 재벌은 피둥피둥 살찐 배를 두드리며 더욱 악랄하게 서민을 수탈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며 복지 확대와 경제 민주화를 내걸고 당선된 박 대통령은 "집권 1년도 안 되어 서민들을 내팽개쳤다"고 이들은 진단했다. 그 근거로 이들은 4대 중증질환 100% 국가 책임과 노인기초연금 20만 원 지급 등의 대표적 복지 공약이 폐기되고 많은 국민이 반대하는 공공부문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는 점을 들었다.

▲ 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농민‧빈민․시민‧학생 단체 등이 구성한 국민파업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25일 오후, 전국 12곳에서 동시 다발로 '박근혜 정권 1년, 이대로는 못 살겠다. 2.25 국민파업대회'를 개최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이들은 박근혜 정부가 "관권부정선거를 은폐·축소하며 헌법과 민주주의를 쓰레기통에 처박고 있다"며 "일할수록 더욱 빼앗기고 공안탄압으로 유신독재를 부활하고 있는 2014년 한국 사회에서 저는 이대로 있을 수 없어 일어선다"고 밝혔다.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박근혜 OUT'이란 목소리가 활화산처럼 폭발해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선개입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특검 도입 △ KTX 철도·가스·수도·의료 민영화 중단 △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 △ 통합진보당 강제해선 중단 △ 연금 개악 중단 등 25개 요구안을 내걸었다.

지난해 '철도 민영화 저지'를 내걸고 23일간의 역대 최장기 파업을 벌인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일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 파업 이후 사측의 징계와 손배·가압류 청구 등의 탄압이 이어지고 임금·단체 협상도 불성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해고자 복직 △구조조정 중단 △1인 승무제 확대 시행 중단 △5%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본대회에 앞서 사전 집회를 벌였다.

▲ 경찰이 2.25 국민파업대회가 열리고 있는 장소 주변 지하도로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행진 시작 10분 만에 제지…"법원 판결도 무시한 경찰이 현행범"

본대회 후 오후 5시 30분께 국민파업대회 참가자들은 행진을 시작했으나, 거리로 나선지 10여 분 만에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대회 전날인 24일 서울행정법원은 서울경찰청의 옥외집회금지통보처분을 효력 정지해달라며 민주노총이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도심 행진을 허용한 상황이었다.

이날 도로 주변으로 185개 중대 1만5000여 명을 배치한 경찰은 대회 참가자들과 거리에서 대치한 지 불과 몇 분 만에 최루액을 사용해 '과잉·불법 대응'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을지로입구를 통해 안국동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에 제지당한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법원 결정에 따라 적법한 행진 통로로 진행하려는 데도 경찰이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인도를 막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므로 이곳에 있는 경찰은 전부 현행범"이라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 등은 "경찰이 불법적으로 제한한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정당방위를 행사하겠다"고 외친 뒤 행진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경찰과의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최루액을 사용,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프레시안(최형락)

아울러 행진 도중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63) 씨가 행진을 막는 경찰에 항의하다 연행돼 서울 강서경찰서로 이송됐다고 <뉴스1>은 전했다.

집회 참가자들을 향한 보수 단체 회원의 공격으로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이날 오후 4시께 대한문 앞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이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발길질을 해 해고자 한 명의 안경이 부서지고 얼굴 찰과상 등을 입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어버이연합과 경우회 등이 이날 낸 집회 신고는 오후 1시까지로 제한돼 있었다"며 "그러나 경찰은 집회 신고 시간을 한참 넘긴 오후 4시에 이들이 집회를 강행하고 다른 이들에게 무턱대고 폭행을 가하는데도 이를 방조했다"고 했다. 지부에 따르면 이 어버이연합 회원은 현재 남대문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국민파업 참가자들은 예정했던 대로 이날 오후 7시께 행진을 마치고 서울 시청 광장으로 재집결해 국민파업위원회과 주관하는 문화제를 열었다. 이후 민주노총은 6~7월 중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을 위한 2차 국민파업을 조직할 계획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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