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석인 서울 지역 일부 당협위원장 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당내 비주류에 속한 김성태 서울시당위원장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 내홍이 예상된다. 당협위원장에 임명된 인물들이 친박 일색에, 특히 당내 실세인 서청원 의원과 가까운 인물들이 포함된 것도 논란거리다.
김성태 시당위원장은 24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중앙당의 낙하산 조직위원장 임명"이라며 당 지도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동작갑에 손영훈, 노원을에 홍범식, 구로갑에 김승제 신임 당협위원장 인사를 승인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각 당협의 입장과 조직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임명"이라며 "6.4 지방선거를 선봉에서 진두지휘해야 하는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누가 됐길래…확정·유력 4명 중 2명이 '서청원 사람'
김 위원장은 구체적인 인물과 관련해 "1,2차 공모를 통해 해당 선거구 당원들의 조직책 신청이 있었음에도 지역에서 활동 경험도 없는, 그리고 해당 지역에 거주하고 있지도 않은 타 지역 사람을 '돈이 많다'는 이유로 낙하산으로 내려꽂는 자기 사람 챙겨주기 전횡에 깊은 유감"이라고 했다.
이는 사실상 김승제 구로갑 신임 당협위원장을 겨냥한 말이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서는 "구로에는 '돈이 많다'는 이유로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국민생각'이라는 당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왔던 인물을 임명했다"고 김 신임 당협위원장을 좀더 직접적으로 겨냥하며 "김용태 의원 떨어뜨리려 나왔던 사람 아니냐"고 비판했다.
노원을의 홍범식 당협위원장에 대해서도 "유일하게 노원 지역에서 살아남은 이노근 의원(노원갑)에게서 나에게 (항의) 전화가 급히 왔다"면서 이 의원이 "어떻게 우리 지역에 살지도 않은 사람을 임명하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가 지역 민심을 모르고 있다는 것. 노원을은 민주당 우원식 의원, 노원병은 안철수 의원의 지역구다.
또 동작갑 손영훈 위원장에 대해서는 서청원 의원의 사람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동작갑은 서청원 의원이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경기 화성으로 가기 전 6선을 했던 지역구이고, 손 위원장은 6.4 지방선거에서 동작구청장에 도전한 장성수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지도위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사회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출판기념회에는 서 의원도 참석했다. '서 의원과 가까운 인사를 구청장 후보로 공천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언론의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변호사법 위반 등 5건의 벌금형 전과 때문에 결정이 보류됐지만, 광진갑 당협위원장에는 전지명 전 미래희망연대(친박연대) 대변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 전 대변인은 서 의원이 미래희망연대 공동대표를 지냈을 때 대변인을 지냈으며 당시 희망연대 내에서 대표적인 '서청원계'로 분류됐다.
김성태 "끝까지 투쟁할 것"…친이 vs 친박으로 번지나
김 위원장은 "이같은 중앙당의 독단과 전횡의 중심에는 중앙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장인 홍문종 사무총장이 있다"고 홍 사무총장을 정면 겨냥했다. 김 위원장은 홍 사무총장에 대해 "6.4 지방선거 승리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사람 심기 등 권력 확장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정면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지방선거 결과를 책임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비민주적 행위로 새누리당을 망치고 있다"며 "새누리당 지도부의 비민주적 행태는 사당(私黨)화 놀음이며 결국 박근혜 정부에 누를 끼치는 맹독이 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새누리당 서울시당은 이번 임명이 철회되고 민주적 과정과 절차를 통해 지역에 헌신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인물이 선정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다음날 지도부에 공개 서한을 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당협위원장 임명과 관련해 책임 당직자인 홍 사무총장만을 겨냥했을 뿐 서 의원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홍 사무총장과 서 의원 모두 당내 친박 주류로 분류되는 만큼 여당 내 뿌리깊은 계파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위원장은 구 친이계인 나경원 전 의원과 친박 주류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경쟁하고 있는 서울 중구에 대해서도 "중구 유권자의 1/10이 넘는 1만3000명이 '당을 살려달라'고 서명지에 서명을 했는데도 (당 지도부는) 묵살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건급한 1만3000명 새누리당원의 서명은 나 전 의원의 복귀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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