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취재차 금강산을 방문한 남측 기자단의 출입을 놓고 남북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북측이 한 기자의 노트북 안에 있는 북한인권법 관련 파일을 문제 삼은 것. 하지만 남북 간 협의 끝에 이 기자의 출입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북측은 23일 오전 11시경 이산가족 상봉단과 함께 북측 출입사무소를 통과하던 취재기자 중 한 명의 노트북을 검사했다. 노트북을 들여다보던 북측 관계자는 황진하 의원이 발의한 북한인권법 내용이 들어있는 파일을 발견했고, 이를 문제 삼아 해당 기자의 출입을 막았다.
남측 연락관은 이 내용을 파악하고 바로 조치에 들어갔다. 연락관은 북측 관계자에게 남북 간 고위층 합의의 성과로 상봉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자의 방북이 취소되면 상봉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방북을 허가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북측 관계자는 약 10시간이 지난 오후 9시경 해당 기자의 출입을 허가했다. 북측에서 문제를 삼았던 파일이 북측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북한 인권법과 관련한 내용이라 이를 둘러싸고 북측에서도 논의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지난 17일(현지시각) 발표한 유엔 북한인권특별조사위원회(COI)의 북한인권실태 조사결과를 두고도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 보고서에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내려오는 북한 3대 통치자들이 인권 문제에 책임이 있다고 적시돼있기 때문이다.
한편, 기자의 노트북을 검사한 북측의 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20일 시작한 1차 이산가족 상봉에서도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기자들의 노트북을 들여다봤다. 이에 남측 정부 관계자들은 기자의 노트북을 검사하지 말 것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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