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포스트 한명숙' 경쟁…지역안배·파워게임 치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포스트 한명숙' 경쟁…지역안배·파워게임 치열

실세 후원 등으로 관심…김우식 과기부총리가 선두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과 한명숙 총리의 당 복귀가 확실해지면서 후임 총리를 둘러싼 물밑경쟁 역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차기 총리는 비정치인 출신이어야 한다는 대전제 하에서 출신지역이 주요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 안팎의 '실세'들이 각자 친분이 있는 인사들을 강력하게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마지막 '파워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따라서 누가 총리가 되느냐에 따라 '실세 중의 실세'도 판가름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후임 총리 임명은 노 대통령의 임기 말 의중도 자연스럽게 점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력한 장점 만큼 흠도 많은 김우식 카드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는 총리 후보는 김우식 과기부총리다. 친노그룹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세력 중에 하나인 연세대학교 출신 386들의 강력한 후원을 바탕으로 연대 총장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1년 6개월 동안 자리를 지켰던 김 부총리에 대해선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기본성향은 보수적이지만 노 대통령과 '코드'도 나름대로 잘 맞추고 있다는 점이 김 부총리의 장점이다.

학자 출신이지만 비서실장 재임 당시 노 대통령 앞에서 '직언'을 서슴지 않았고 보수 진영과 가교 역할을 하며 나름의 정치력을 발휘하기도 했던 김 부총리의 여전한 후원그룹은 연대 386 그룹, 그리고 보수진영과의 관계개선을 꾀하는 그룹 등이다.

김 부총리의 경우 '흠집'이 적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비서실장 퇴임 이후 현 정부의 최단명 장관인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와 친분으로도 입방아에 올랐던 김 부총리는 황우석 파동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또한 부총리 취임 직전에는 연세대 내 창의공학연구센터 책임자 자격으로 대기업으로부터 승용차와 사무실을 제공받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다.

최근 후보군에 진입한 새 얼굴은 또 다른 충청권 인사로 충남 논산 출신인 이규성 전 재경부장관이다. 박정희 정부 이래의 정통 재무관료인 이 전 장관은 지난 '국민의 정부'에서 자민련-충청권 몫으로 첫 재무장관을 지내면서 대과없이 'IMF 이후'를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 대통령의 충청권 출신 386 최측근이 이 전 장관의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 장관의 경우 '별다른 단점도 없지만 특별한 장점도 없다'는 비토론이 적지 않다.

또한 대통령의 임기 끝까지 함께 할 총리감으로는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것. 이 전 장관을 발탁할 경우 노 대통령의 짐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밖에 이원종 전 충북지사,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 등도 충청권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부산파, 대구실세가 밀고 있는 영남카드

노 대통령의 출신지역인 영남 카드도 여전히 살아 있다. 이 영남카드는 다시 경북카드와 경남카드로 나뉜다. 대구 출신의 대통령 최측근이 후원하고 있는 이의근 전 경북지사가 경북 카드로 거명되고 있지만 선두권에 진입하진 못했다는 평가다.

경남카드의 선두주자는 박재규 경남대 총장이다. 이른바 '부산파'들이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 총장은 '국민의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내며 6.15 남북정상회담 성사에도 한몫했다.

6자회담 타결 이후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최근 청와대 핵심인사가 "대통령이 한미FTA, 개헌 문제 등이 가닥잡히는 4월 이후에는 남북관계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고 전한 점을 미뤄볼 때 박 총장의 발탁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다만 청와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박 총장 카드는 한 총리 임명 시절부터 나왔던 것인데 막상 청와대에선 별로 무게를 두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인사도 "통일 문제에 장점이 있지만 박 총장은 별다른 컨셉이 없잖냐"고 되물었다.

호남카드는 전윤철·한덕수…신임만 따지면 '韓'이 선두권

이용훈 대법원장, 임채정 국회의장이 호남 출신이라 '국무총리도 호남 출신이면 전부 다 호남이다'는 핸디캡을 안고 있지만 호남카드도 완전히 접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단골 총리후보인 전윤철 감사원장도 여전히 후보군에 포함되어 있다. 정치색이 덜하고 여야의 비토가 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노 대통령 입장에서도 녹록한 인사가 아니라는 점, 감사원장 임기가 올해 말까지 남아 있다는 점, 386 측근들과 그다지 우호적 관계도 아니라는 점 등 여러 단점을 안고 있다.

노 대통령의 신임 면에서는 한덕수 한미FTA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이 가장 선두권이라는 평가도 많다. 경기고를 졸업했지만 고향은 호남인 한 위원장은 현 정부 들어 국조실장, 부총리로 승승장구하며 경제기획원 인맥의 부활을 주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의 경우 부동산 대란의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발 벗고 나서서 밀어주는 후원그룹도 없다.

인사청문회 통과가 발등의 불일지도

갖가지 카드들의 각종 장단점에도 불구하고 역시 최종결정권은 '노심'에 있다. 차기 총리에게 정치적 역할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인 만큼 노 대통령이 기대하는 최고 덕목은 이해찬 전 총리가 보였던 완벽한 내각 장악력이다.

이 점을 감안하면 지역을 막론하고 현 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냈던 인사들이 조금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는 제3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말을 같이할 총리로 야당의 반발을 우려해 호남 출신의 고건 전 총리를 임명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장상, 장대환 서리가 연달아 국회에서 부결되는 등 극심한 곤욕을 치른 끝에 무색무취한 김석수 전 총리를 임명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차기 총리의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인사청문회-국회동의 표결을 통과할 수 있는 힘일지도 모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