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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금메달 땄나?" 북에서도 김연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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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금메달 땄나?" 북에서도 김연아 인기?

행사 중간 정전 사태…남한 언론 보도에 강한 불만 표시도

이산가족들은 21일 오전 개별상봉에 이어 같이 점심을 먹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가족들은 개별상봉 때 준비해온 선물을 교환하기도 했다. 초코파이를 대량으로 북측 가족에 전달한 상봉자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상봉자의 동반가족으로 참가한 A씨는 “초코파이를 16박스 샀다. 초코파이가 북에서 귀하다고,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초코파이 2개씩 모아서 계를 들고 내다 팔면 돈이 된다고 해서 가져왔다”며 “가방에 다 들어가지 않아서 개별상봉 때 호텔에서 따로 넣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 가족들의 생활 사정이 별로 좋은 것 같지 않다면서 안타까워했다. A씨는 “북측의 가족들하고 연락하고 지내냐고 물었더니 ‘연락은 뭐하러 하냐’고 했다. 전화도 없는 것 같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는 “(치료용)밴드를 큰 통으로 몇 개 나눠서 줬더니 '오징어 가루 바르면 되는데 이런 것 필요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북측 가족들이 체제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 씁쓸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B씨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북측의 동생이 사회주의가 얼마나 좋은 체제인지 자랑하는 데 상봉 시간을 거의 다 썼다며 “나중에는 동생한테 정치 얘기는 그만하자고 말을 끊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단체 상봉 때는 조용하던 동생이 개별 상봉에서는 너무 적극적으로 체제 선전을 해 안타까웠다”며 “동생이 갑자기 비인간적으로 느껴졌다”고 아쉬워 했다. 다만 B씨는 “그렇게 보고 싶은 동생 얼굴을 봤으니 한풀이는 했다”고 말했다.

 

최남순(64) 씨는 북측에 나온 이복동생들과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라며 형제·자매처럼 잘 지내자고 약속했다. 그는 “동생이든, 의동생이든, 어떻게 만났든 간에 덮어두고 잘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상봉에 나온 북측 가족 중 최덕순씨는 “우리 원수님의 큰 배려로 언니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친언니처럼 지내고 싶다”고 답했다. 다른 동생들도 “원수님의 배려로 북남 상봉을 할 수 있게 됐다”, “위대한 김정은 동지가 자리 마련해주었다”라며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를 한껏 추켜세웠다.

 

지난해 폐암 치료를 받고 상봉에 참가한 김동빈(79) 씨는 “암이 남아있고 힘들지만 가족을 봐서 몸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씨의 아내 신명순 씨는 북측 가족들에게 선물을 전달했더니 “이런 것 자기들도 다 있다고 말하더라고”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런 정전에 “반갑습니다” 노래 끊겨

 

한편 이날 중식에서는 갑작스럽게 정전이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전 11시 55분 경 모든 전등이 다 꺼지고 배경음악으로 나오던 ‘반갑습니다’ 노래도 꺼졌다. 이후 2~3분 있다가 다시 전기가 정상적으로 들어왔다. 현대 아산 관계자에 따르면 북측에서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데 원활하지 못해 현대 아산에서 기술자들이 대기하며 비상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상봉 준비를 위해 나온 북측의 관계자들은 남측의 언론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 북측 관계자는 자신들은 당과 언론이 하나인데 왜 남한 정부는 언론을 제대로 못 다스리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종합편성채널을 비롯해 몇몇 인터넷 신문사와 신생 언론사 등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냐고 묻는 관계자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얼마 전 개장한 마식령스키장에 대해 엇갈리는 진술도 나왔다. 마식령 스키장과 금강산을 묶어서 국제관광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한 북측 관계자는 “마식령 스키장은 국제 관광용이 아니라 인민들을 위해 원수님(김정은)이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또다른 관계자는 “금강산에서 마식령 스키장까지 1시간 반 정도밖에 안 걸린다. 남북교류가 잘되고 금강산 재개되면 남쪽 인민들이 금강산을 포함해서 마식령 스키장까지 관광하는 것 얼마나 좋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김연아 금메달 땄습니까"…남한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 제기도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금강산에 온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언론은 꼭 ‘하로동선’(夏爐冬扇, 여름의 화로와 겨울의 부채라는 뜻으로, 아무 소용없는 말이나 재주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같다”며 남측 언론의 보도에 불만을 표했다.

 

상봉 준비 요원으로 참석한 한 북측 관계자는 남측 상봉 취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선의로 발표한 중대 제안을 위장평화공세라니 국면 전환용이라니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남측 언론은 왜 그렇게 모든 것을 삐딱하게만 보느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김정은 제1비서가 평양의 고아 양육시설인 애육원을 방문했을 때 방 안에 구두를 신고 들어간 것을 문제 삼은 남측 언론의 보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본질과 비본질을 구분해야 한다”며 “본질은 원수님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는 것을 사진이 말해주고 있는데, 남측 언론에서는 비본질적인 부분을 부각시켜서 꼬투리를 잡는다”고 주장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이 열렸던 지난 5일, 서해 상에 미군 전략폭격기 B-52가 출격한 것을 두고도 불만이 이어졌다. 이 관계자는 “B-52가 출격한 것은 남북관계를 훼방 놓는 것 아니냐”며 “그런 정도의 중대한 일이라면 남한 당국자가 (출격을)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자주성도 없느냐”고 따졌다.

 

김연아 선수의 경기 결과에 관심을 갖는 북측 안내 요원도 있었다. 이 요원은 “김연아 선수는 금메달을 땄습니까?”라고 물으며 김연아 선수에 대해 관심을 드러냈다. 이에 기자가 “은메달을 땄다”고 답했더니 “은메달도 대단한 거지요”라며 김연아 선수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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