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금빛 복수' 성공…빙상연맹 '독재자' 누구?

외신들도 "특별한 선수"…은메달도 러시아 차지

15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미터 경기에서 러시아 귀화 선수가 된 안현수(빅토르 안)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쇼트트랙에서 메달을 획득한 적이 없는 러시아에게 안현수가 500미터 동메달에 이어 1000미터에서 금메달까지 따주자 러시아 국민들은 극도의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현수는 자신의 개인적인 성취 뿐 아니라, 러시아 남자 쇼트트랙팀의 수준 자체를 끌어올리는 성과까지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1000미터에서 안현수는 동료 블라디미르 그레고레프와 팀플레이까지 하면서 중국 등 경쟁 선수들이 치고 나오는 것을 원천봉쇄했다. 막판 자체 1, 2위 경쟁까지 벌이면서 안현수는 노련한 트랙 운영으로 금메달을 따냈고, 그레고레프도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6 토리노 올림픽 3관왕 이후 8년 만에 출전한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안현수는 금메달까지 따내면서 '금빛 복수'에도 성공했다. 대한빙상연맹의 독재적인 행정과 홀대로 '희생양'이 되었다는 세간의 인식 탓에 안현수의 '복수극'에 한국의 팬들도 열광했다.

세계 랭킹 1위 심석희가 출전해 금메달이 유력시된 여자 쇼트트랙 1500미터 결승전보다 안현수가 출전한 1000미터 경기 시청률이 더 높았을 정도였다.

이날 한국 남자 대표팀은 메달 기대를 받았던 이한빈은 결승전도 못올라가고, 신다운은 결승전에서 실격하며 '노메달'에 그치면서 안현수의 '놀라운 부활'은 더욱 극적으로 부각됐다. 또한 대한빙상연맹의 '독재자'가 누구냐에 대한 관심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급증하고 있다.

야후스포츠와 미국의 등 외신들도 "안현수가 금메달을 따서 한국에 복수했다"면서 경기 외적인 사연에 관심을 보였다. 파벌싸움 등으로 귀화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사연들을 소개하면서 안현수의 금메달이 특별한 의미가 있음을 전했다.

▲안현수가 15일 소치동계올핌픽 쇼트트랙 1000미터 결승전에서 1위로 들어온 직후 빙판에 엎드려 입맞춤을 하면서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