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 일정을 최종 확정하고 이를 북한에 통보했다. 북한이 지난 1월 16일 이른바 ‘중대제안’에서부터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이후 지속적으로 이에 대해 비난하는 입장을 계속 밝히고 있어 오는 20일로 예정돼있는 이산가족 상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연합군사령부는 2월 24일부터 3월 6일까지 연례적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을 실시한다. 포이글(Foal Eagle, 독수리)도 2월 24일부터 4월 18일까지 실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전날인 9일 훈련 계획을 북한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군 사전 통보에 대해서는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어제 오전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의 일정과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인 연습임을 북한군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키 리졸브 훈련 일정이 이산가족 상봉과 이틀이 겹치는 것과 관련, 훈련 일정을 조정할 수 없었느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연합군이 존재하는 한 훈련 연습을 해야만 그 군대 유지가 가능”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수시로, 이따금 일어나는 것으로서 키 리졸브, 그리고 독수리연습에 비해서 성격이 좀 다른 것”이라며 “이 두 가지를 연계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북한도 이번 한미 연합연습이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 연습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연습 통보는 상호 신뢰와 신의 구축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북한 측이 우리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서 판단할 수 있도록 이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 관련 아직까지 입장 없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일정 통보 이후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이산가족을 연계시켜 남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상봉 중단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소위 ‘유화 공세’의 카드 중 하나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이를 버리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훈련 기간과 이산가족 상봉 일정이 이틀이 겹치면서 상봉이 무산되거나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일부에서는 “총포탄”이 오가는 속에서 상봉을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던 북한이 훈련이 시작되기 전인 22일까지의 상봉은 그대로 진행하고 23일부터 진행되는 2차 상봉은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등의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동해안 지역의 폭설로 인해 상봉 장소인 금강산 현지에는 1미터 이상 눈이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제설차량 3대가 들어가서 며칠 전부터 제설작업을 하고 있고, 상당 부분 제설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추가적으로 눈이 오더라도 긴급 제설작업을 통해서 상봉 행사에 지장이 없도록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대남 압박을 통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시키거나 훈련 강도를 낮추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날씨를 구실로 상봉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어, 열흘 남은 상봉이 무사히 성사될지는 여전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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