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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민도 외면하는 소치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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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민도 외면하는 소치올림픽

"막대한 예산, 전시행정과 뒷돈으로 낭비"

소치 동계올림픽이 테러 위협 등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 국민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을까. 러시아 국영 통신사 리아노보스티가 소치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여론조사 기관 레바다 센터가 지난달 말 러시아 45개 지역 16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 53%는 올림픽 개최가 "잘한 일"이라고 답했지만, 26%는 올림픽을 개최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했고, 21%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결국 러시아 국민 절반 정도만이 올림픽 개최에 긍정적인 편이었다.

특히 이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러시아 정부가 올림픽을 개최한 의도에 대한 설문과 답변 내용이다. 응답자의 38%는 정부 당국이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고 올림픽을 개최했다고 생각했고, 17%는 정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 올림픽을 개최했다고 보고 있었다. 23%만이 스포츠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또한 올림픽 준비에 역대 최대 규모인 500억 달러(약 54조 원)가 투입된 데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47%가 올림픽 시설 건설 과정에서 부패와 비효율성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이런 설문 조사 결과는 러시아 국민이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이거나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배경에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에 대한 불신이 짙게 깔려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소치 동계올림픽의 예산을 둘러싼 부패와 비효율성은 소치를 개최지로 선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 <가디언>은 "소치 올핌픽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비용이 들어간 사치와 낭비의 상징처럼 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계와 체육계에서는 200억 달러 정도가 뒷돈과 뇌물 등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무성하다.

▲개막을 앞두고 소치올림픽 경기장의 공사는 진행중이다. ⓒ


'놀라운 소치 동계올림픽', 50조 원 값 할까

<가디언>은 토마스 바흐 신임 IOC 위원장의 공약 중에는 "올림픽 비용 줄이기"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그의 첫 임무는 역사상 가장 호화로운 올림픽을 감독하는 것이 됐다"고 꼬집었다. IOC 측은 수십 조원의 예산이 올림픽 운영 직접 비용보다는 대부분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IOC가 통제하는 '올림픽 비용'가 거리가 멀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소치올림픽 개막식 비용만 약 474억 원에 달해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개막식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알려진 반면, 올림픽의 주인공인 선수들은 개막일 하루 전에도 소치 내 숙박시설의 히터가 작동하지 않거나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등 부실한 대회 준비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전시행정'과 '테러 경계'에 막대한 비용을 쓰면서 '아열대 휴양지'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소치 동계올림픽'이 내실 있는 대회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테러 위협을 피부로 느끼는 러시아 국민들은 경기장을 찾아 구경할 엄두도 못내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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