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설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2010년 11월 이후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이 3년 2개월 만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5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적십자 실무접촉을 진행해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양측은 합의서를 통해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상봉 행사를 진행하며 상봉 규모는 지난해 8월에 합의한 대로 양측 각각 100명씩 실시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기존에 남한이 제시했던 날짜인 17일보다 사흘 늦어진 20일에 시작한다. 상봉 날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이덕행 실무접촉 남측 수석대표는 “북한이 내부적으로 명절이 있어 행사 준비기간이 부족하니 2월 20일에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오는 16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로, 북한은 이날을 포함해 17일까지 연휴를 가진다.
정부는 이번 접촉에서 지난해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을 합의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어떤 응답을 내놓았느냐는 질문에 이 수석대표는 “북한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고, 그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당시 북한은 상봉 나흘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상봉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지난해 상봉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숙소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됐다. 양측은 금강산 호텔과 외금강 호텔을 상봉 숙소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접촉에서 북측 대표단으로 새롭게 등장한 리강호는 금강산 사업소 소속 인사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그는 실무접촉 당시 남측 대표단에 숙소 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상봉 무산시킬 가능성은 없나
한편 지난해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처럼 이번에도 북한이 상봉을 무산시킬 가능성은 없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수석대표는 “똑같은 합의로 이산가족들에게 두 번 아픔을 줘서는 안 되겠다고 (북한에) 얘기했고, 북한도 기본적으로 동의했다”면서 “북측이 이번 합의를 충실하게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 1월 16일 중대제안 당시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자고 요구한 만큼, 이를 빌미로 상봉을 무산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수석대표는 “북측이 적대행위를 하지 말자, 남북한 화해분위기를 해치는 행동들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상봉 무산 가능성에 대해)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실무접촉은 기존 적십자 실무접촉이나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가졌던 남북 간 접촉 및 회담보다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마무리됐다. 회담 분위기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사항에서 남북이 빨리 동의했다”면서 “실무적인 준비를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진행했기 때문에 빨리 끝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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