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표정은 엇갈렸다. 한 사람은 울었고, 다른 한 사람은 웃었다. 크레인을 타고 내려오는 동안에도 땅에 발을 딛던 순간에도 모두 그랬다. 울음은 몸의 고통과 빈손으로 내려가는 서러움을 담고 있었고, 웃음은 가족, 동료에 대한 배려와 아직 절망을 말하지 않겠다는 긍정을 담고 있었다. 두 사람의 표정은 296일의 사투가 어떻게 끝났는지를 함축했다.
8일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철탑 고공농성 중이던 천의봉·최병승 씨가 땅을 밝았다. 눈에 띄는 성과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불법 파견 사내 하청 노동자 문제를 알리는 소기의 성과를 얻기도 한 이 긴 싸움은 이렇게 일단락됐다. 두 사람은 땅 위에서 새로운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기록에 없던 폭염이 울산을 덮친 이날, 또 하나의 기록이 된 두 사람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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