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말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 겨울 동안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을 휩쓸었다. 2월 28일까지 380만 마리의 소·돼지 등이 살처분 돼 땅 속에 묻혔다. 그리고 구제역 확산이 진정 국면이라는 지난 25일 울산에서 처음으로 구제역 발병이 보고되는 등 구제역은 아직 끝나지 않은 재앙이다.
매몰지도 4400곳이 넘는다. 일부 매몰지에서는 돼지 사체가 튀어 오르고, 침출수가 흘러나온다. 매몰지 인근 주민들은 지하수에서 "노린내가 난다"며 불안에 떨고 있다. 2월 말 전국에 비가 내리자 혹시나 매몰지가 붕괴되지 않을까 당국은 노심초사 하고 있다. 앞으로도 냇가에 어머니를 묻은 청개구리 마냥 계속 불안에 떨어야 한다.
무엇보다 포클레인에 찍혀 구덩이 속에 쳐 박히는 돼지들의 생매장 장면은 큰 충격을 안겨 줬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고, 채식을 문의하는 이들도 늘었다. 한 편에서는 구제역 방역에 나섰다 과로로 교통사로 숨지는 공무원들이 속출했고, 지역에서는 '설 대목'을 앞두고도 5일장이 속속 폐쇄됐다. 급기야 축산 농부가 자살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프레시안>은 이번 겨울 '살(殺)' 풍경을 추적해왔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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