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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도올 김용옥 선생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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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도올 김용옥 선생이 부럽다"

[현장] 사실상 마지막 연두연설에서 '시간조절 실패' 해프닝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상 마지막 연두연설에서 '시간 조절'에 실패했다.
  
  200자 원고지 215매 분량의 방대한 원고를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미리 배포한 노 대통령은 연설 서두에 "직접 미리 원고를 다 썼는데, 두 시간 분량 정도 된다. 하지만 한 시간 안에 마치겠다"며 말문을 열었지만 결국 준비된 내용을 다 풀어내지 못했다.
  
  40여 분을 넘길 때까지 준비된 내용의 절반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해 시간에 쫓긴 노 대통령은 "도올 김용옥 선생이 부럽다"면서 "나도 열 시간만 주면 일주일에 한 시간씩 10주간 (연설을) 하겠는데, 내가 말을 잘 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이 많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부 노사모만 왔나 봐요"
  
  노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23일 밤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됐다. 국무위원, 일반 공무원, 각계 네티즌 등으로 구성된 250여 명의 청중이 노 대통령이 입장할 때 기립해 박수를 치자 노 대통령은 "전부 노사모만 왔나 봐요"라고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연설을 시작했다.
  
  메모 수준의 원고를 준비해 온 노 대통령은 사전 배포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서 연설을 이어갔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민생 문제의 근원적 책임을 '문민정부'에게 묻는 대목에선 "대책이나 내놓고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거 적반하장 아니오'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을 따지는 '애드립'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한국 경제가 파탄'이라는 일부 언론과 야당의 비판을 반박하는 부분에선 "저는 지금의 경제를 파탄이라고 말하는 차기 주자들이 성장률을 얼마로 공약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는 내용이 사전 배포된 원고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현장 연설에선 빠졌다.
  
  그 대신 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위기다. 파탄이다'고 끊임없이 저주를 퍼부어 우리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들은 그 손해를 좀 물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빠진 내용은 미리 배포된 원고로 갈음"
  
  30분이 지나도록 준비된 내용의 3분의 1도 채 소화하지 못한 노 대통령은 "시간이, 시간이 안 되겠는데…"라고 혼잣말을 하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이후 마음이 급해진 노 대통령은 "길게 하든 짧게 하든 사회투자정책,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 안보정책, 정부혁신 등 모든 정책이 경제와 별개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들어주시기 바란다"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복지 전달 체계, 이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는 식으로 준비한 내용의 일부를 과감히 생략하며 피치를 올렸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결국 시간에 쫓겨 교육, 안보 등의 주요 현안마저 "다음 기회에 말씀 드리겠다"고 생략할 수밖에 없었다.
  
  연설시간을 2, 3분여 남긴 노 대통령은 "오늘 이 연설을 글로 인터넷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노 대통령이 연설에 들어가기 직전에 이미 "사전에 배포된 원고 내용의 일부가 시간 관계상 빠져도 대통령의 연설로 포함시키면 된다"고 고지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 저의 관심은 성공한 대통령이나 역사의 평가가 아니라 남은 기간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국민들과 한 약속, 이 시대가 제게 부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이라는 말로 한 시간의 연설을 마무리 지었다.
  
  노 대통령은 오는 25일 별도의 연두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견은 이날 연설과 달리 기자들의 질의에 노 대통령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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