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3일 밤 사실상 마지막 연두연설을 한다. '참여정부 4년 평가와 21세기 국가발전전략'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될 이 연설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특별히 새로운 것이 나올 것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 "깜짝 카드는 없다"
연두연설과 연두기자회견이 분리 시행되기 시작한 작년의 경우 노 대통령은 연두연설을 통해 한미FTA 협상을 전격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임기를 1년밖에 남기지 않은 데에다 이미 올 초 개헌 제안을 했던 만큼 또 다른 '깜작 카드'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노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경제 부분이 주조를 이룰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연설 초반에 지난 4년간의 정책과 실적을 설명하고 국가발전 전략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어 노 대통령은 민생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양극화 해소, 동반 성장이 중요하다는 평소 주장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극화 해소, 동반성장을 해결하기 위해 노 대통령은 한미FTA, 동반성장, 균형발전, 일자리 경제, 비정규직, 영세 자영업 문제, 부동산과 주택, 교육 문제 등 현안에 대해 현황과 대책을 설명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특히 한미FTA 문제는 노 대통령이 이날 설명할 개별적 경제 과제 가운데 맨 앞 부분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일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사회로 가기 위해선 경제뿐 아니라 동반성장, 사회투자, 사회적 자본 같은 새로운 전략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전 2030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 대통령은 개헌 문제 역시 21세기 국가발전을 위해 필요한 개혁의 일환이라는 방향으로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날 밤 10시 공중파 및 뉴스 전문 케이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될 노 대통령 신년 연설의 대강이 이처럼 드러났지만 꼭 이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프롬프터도 없이 즉석 연설의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노 대통령 특유의 격정 발언이 현장에서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말이다.
정리단계 밟나? 이달 말부터 정책총괄보고서 발간
결국 노 대통령의 이날 연설을 기점으로 청와대는 '참여정부의 공과 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측근인 김병준 전 부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책기획위원회는 이미 지난 17일 노 대통령에게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을 평가하는 정책총괄보고서의 초안을 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정책기획위원회는 이달말까지 정책보고서 초안 작성 작업을 완료하고, 각계 전문가들의 수정 보완 작업을 거친 책자를 단계적으로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참여정부 백서'의 성격을 띄는 이 보고서는 총 53개 정책과제에 대해 과제당 1권씩 책자로 발간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는 △사회·정치개혁(7개 과제) △정책추진(31개 과제) △정부혁신(13개 과제) △청와대 개혁(2개 과제) 등 4개 분야 53개 과제로 나눠 작성됐다.
부동산·북핵·자유무역협정(FTA)·국방개혁·균형발전·한미동맹을 비롯해 현 정부가 지난 4년 간 추진해 온 거의 모든 국정과제가 망라됐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5년 11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과제별 집필 팀을 구성해, 1년 동안에 거쳐 집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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