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은 <프레시안>이 이날 보도한 무역구제 분과의 우리 측 요구사항을 사실상 포기하고 다른 분야의 '협상카드'로 사용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정부 비공개 문건과 관련해 이같이 비판했다.
민노당 의원단은 이날 한미 FTA 6차 협상이 열리고 있는 서울 신라호텔 인근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FTA는 국민과 나라가 어떤 희생을 감수해도 가야만 하는 종교가 아니다"며 "잃을 것만 있고, 얻는 것은 없는 이번 협상은 말 그대로 백해무익한 망국적 협상이다. 즉각 협상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국민적 저항을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민노당의 한 관계자는 "영하의 추위 속에서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의원들의 혈압과 혈당수치가 떨어져 건강상태가 악화된 상태"라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민노당 의원단은 "한미 FTA 협상 중단 및 민생정치 복원"이라는 문구가 인쇄된 풍선 100개를 하늘로 날리는 퍼포먼스도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당 의원들 "한미 FTA, '묻지마 협상'인가"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성명을 발표하고 민노당 농성장을 방문하는 등 동조 움직임이 확산됐다.
김태홍, 임종인, 정청래 의원 등 우리당 의원 23명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무역구제절차 개선문제 역시 미국은 자국의 무역구제법을 유지하는 것으로 못 박아 놓은 상태"라며 "(무역구제절차 개선이) 실질적인 협상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객관적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홍 의원은 "자유무역은 상호이익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6차례의 협상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거의 없었던 반면 미국에 내줄 것만 쏟아져 나왔다"면서 "이번 협상이 마무리되면 한미 FTA는 '묻지마 협상'으로 급진전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개성공단 원산지 표시문제는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모두 반대하고 있어 관철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반면 양국 간의 첨예한 협상쟁점이 되었어야 했던 미국산 쇠고기, 스크린쿼터, 자동차, 의약품 등은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풀어주고 말았다. 협상은 이미 시작부터 불공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단식에 우리들도 동참했어야 했다"면서 "정부가 현재와 같이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협상을 계속할 경우 적극적으로 한미 FTA 반대와 국회비준 거부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성명에 참여한 우리당 의원 23명의 명단.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김태홍, 김형주, 김희선, 문학진, 선병렬, 우원식, 유기홍, 유선호, 유승희, 이기우, 이상민, 이인영, 임종인, 장영달, 정봉주, 정성호, 정청래, 최규성, 최재천, 홍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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