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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정원 직원이 시청 찾아와 각종 자료 요구"

이재명 성남시장, 국정원 직원 불법 사찰 혐의 폭로

"국가정보원법 제3조, 제9조, 제11조 위반이므로, 국가정보원법 제18조, 제19조에 의해 처벌해야 합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의 진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이 7일 오전 성남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3년 5월부터 12월까지 성남시를 담당했던 국정원 직원 K모 조정관이 국정원법을 어기며 성남시와 저에 대한 전방위적이고 일상적인 정치사찰과 지방선거 개입을 진행해왔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앞둔 비방전에 국정원 개입"

▲ 이재명 성남시장이 7일 성남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직원의 불법 정치사찰 및 지방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태년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맨 왼쪽), 문병호 국정원개혁특위 민주당 간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배석했다. ⓒ프레시안(김하영)

이 시장은 "확인됐다"는 혐의 4가지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혹 3가지를 제기했다.

첫 번째는 이 시장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된 내용. 이 시장은 지난 2006년 가천대학교 야간특수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는데, 2013년 9월 변희재 씨가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새누리당 인사들이 주축이 된 '성남시민단체협의회'가 지난 12월 잇따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성남시와 가천대, 민주당 중앙당에서 벌였다.

이 때 국정원 직원 K 씨가 12월 30일 가천대 S모 부총장을 방문해 표절 시비 논란을 설명하면서 이 시장을 비난하고 논문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K 조정관이 신문에 보도돼 누구나 알고 있는 가천대 길병원 비리 사건을 S모 부총장에게 언급한 후, 국회도서관에 비치돼 누구나 입수할 수 있는 논문을 굳이 자신에게 제출하도록 요구함으로써 학교가 모종의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국정원 직원이 가천대 부총장에게 자신을 비방한 행위는 국정원법 제9조 제2항의 2호(정치 관여 금지) 위반, 석사 논문을 요구한 것은 국정원법 제11조 제1항과 제2항(직권남용의 금지)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박사학위 논문이나 전문 연구자의 연구 논문이 아닌 추가 출석으로도 대체가능한 야간특수대학원 석사 논문으로 세인의 관심을 끌지 못하자, 국정원이 나서 가천대를 압박해 논문을 취소하도록 함으로써 논란을 확대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석사 논문 표절 문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후보 등이 핵심쟁점으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기 위해 이 논문과 관련한 석사학위를 이미 반납했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공무원 인사정보를 사찰했다는 혐의다. 이 시장의 주장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 K모 씨는 2013년 11월 성남시청 자치행정과 사무실을 찾아와 자치행정팀 김모 주무관에게 성남시 기술심사팀장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한 김모 팀장의 진급 시점, 현 근무처를 확인하며 인사정보를 수집했다고 한다. 국정원법 제3조 위반 행위라는 주장.

세 번째, 네 번째 혐의는 이재명 시장과 통합진보당 인사들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한 사찰 혐의로 보인다. 이 시장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은 자치행정과 김 주무관에게 인사 정보 외에도 성남시가 발주한 공사 및 용역 관련 수의계약의 모든 현황 자료를 요구하고, 수의계약 한도금액 및 선정절차 등 수의계약 시스템 전반을 질의하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또 국정원 직원은 2013년 9월에도 성남시청 일자리창출과에 찾아와 사회적기업팀 안모 팀장에게 주주 및 임원 명부 등이 포함된 사회적 기업 및 시민주주기업 관련 자료 일체를 요구했다고 한다. 특히, 이 시장의 중요 성과로 평가 받고 있는 시민주주 버스기업에 대한 자료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담당자가 정식 공문으로 자료 요청할 것을 요구하자 국정원 직원은 감사원 제출 자료를 요구했고, 이 역시 공문을 요구하자 결국 단순 통계 자료만 받아 갔다고 한다.

ⓒ성남시
국정원 직원이 자료를 요구하던 시점은, 성남시가 이른바 '경기 동부'의 활동 거점으로 지목이 되자 성남지역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성남시 산하 좋은 자리를 통진당이 전부 가져갔다", "이석기 일당이 운영하는 단체와 기업에 성남시가 지원을 한다"는 비방성 주장이 제기되던 때였다. 국정원 직원이 이들의 주장에 뒷받침 되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시장은 "이와 같은 사찰내용만으로도 국정원 직원 K모 조정관은 국정원법 제3조(직무범위), 제9조(정치관여), 제11조(직권남용) 등을 위반해 시정 정보를 수집해 정치사찰을 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저에게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선거개입을 했다"고 주장했다. 만약 사실이라면 국정원법 제18, 제19조의 의해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종북 척결대회 자금줄은?"

이 시장은 "이는 우연히 발견된 사안으로 빙산의 일각"이라며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이 시장에 대한 성남 지역 반대 세력에 대한 '기관'의 지원 의혹도 제기됐다. 이 시장의 논문 표절 시비를 제기하고 있는 '성남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중 지역 언론인 M씨가 있는데, M씨는 최근 이 시장을 비방하는 신문을 대량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시장은 특히 "법원이 유포금지명령을 내린 이 시장 가족 간의 말다툼 녹음이 편집돼 있어 '위반 행위가 눈 앞에 행해지고 있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선관위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의 수사 지연과 선관위의 묵인 방치의 진상이 명백히 규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 시장은 지난 9월 '종북 척결운동'을 하는 전 국회의원 O모 씨가 자신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기관으로부터 확실히 들은 정보"라며 "성남시 산하 좋은 자리를 통진당이 전부 가져갔다. 이석기 일당이 운영하는 단체와 기업에 성남시가 지원한다"고 말해 전면 부인했으나, 그는 종북 척결대회 연설을 통해 동일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종북 척결대회는 4차에 걸쳐 진행돼 총 수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O모 씨는 지역 언론의 비방신문에 인터뷰 대가로 500만 원을 지원하기도 했다"며 "근거 없는 종북몰이를 통해 선거에 개입하고 있는 개인 및 단체에 정보를 제공한 기관은 어디이며, 이들 활동자금의 근거는 어디인지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시장은 "이처럼 일상적인 시정 뿐 아니라, 악의적인 정치현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진 정치사찰과 선거개입은 비단 성남시에 한정되는 일은 아닐 것"이라며 "명백한 증거를 갖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한 책임자 처벌을, 분명히 밝혀야 할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한 "무엇보다 이러한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다시는 국가권력의 부당한 선거개입이 이루어질 수 없도록 당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원 "이재명 거짓 주장, 법적 대응"

이재명 시장의 주장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 "정치적 목적으로 무책임한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며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하고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직원 K모 씨가 성남시청을 찾아가 성남시 산하 사회적 기업 현황, 성남시 수의계약시스템 등에 대한 자료를 요청한 것에 대해 "RO(지하혁명조직)의 내란음모,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연계 수사 과정에 필요한 적법한 보안정보 활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가천대 S모 부총장을 찾아가 이 시장을 비방하고 논문을 요구했다는 이 시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정원은 "논문 표절 시비는 지난해 9월부터 시민단체와 인터넷 언론에서 꾸준히 제기된 사안으로, 국정원 직원이 친분이 있는 가천대 관계자와 오찬을 하고 차를 마시며 환담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나온 얘기를 나눈 것이며 관련 자료를 요청하거나 입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또 "이 시장이 주장한 친형과의 갈등 확대, 지역 언론의 사생활 비판보도, 시민단체의 종북척결대회는 국정원과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기사에 언급된 국가정보원법 조항

제3조(직무) ① 국정원은 다음 각 호의 직무를 수행한다.
1.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對共), 대정부전복(對政府顚覆), 방첩(防諜),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작성 및 배포
2. 국가 기밀에 속하는 문서·자재·시설 및 지역에 대한 보안 업무. 다만, 각급 기관에 대한 보안감사는 제외한다.
3. 「형법」 중 내란(內亂)의 죄, 외환(外患)의 죄, 「군형법」 중 반란의 죄, 암호 부정사용의 죄, 「군사기밀 보호법」에 규정된 죄,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에 대한 수사
4. 국정원 직원의 직무와 관련된 범죄에 대한 수사
5. 정보 및 보안 업무의 기획·조정
② 제1항제1호 및 제2호의 직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과 같은 항 제5호에 따른 기획·조정의 범위와 대상 기관 및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제9조(정치 관여 금지) ② 제1항에서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2. 그 직위를 이용하여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

제11조(직권 남용의 금지) ① 원장·차장과 그 밖의 직원은 그 직권을 남용하여 법률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하거나 다른 기관·단체 또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국정원 직원으로서 제16조에 따라 사법경찰관리(군사법경찰관리를 포함한다)의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은 그 직무를 수행할 때에 다음 각 호의 규정을 포함하여 범죄수사에 관한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제18조(정치 관여죄) ① 제9조를 위반하여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② 제1항에 규정된 죄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제19조(직권남용죄) ① 제11조제1항을 위반하여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하거나 다른 기관·단체 또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과 7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② 제11조제2항을 위반하여 국정원 직원으로서 사법경찰관리(군사법경찰관리를 포함한다)의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변호인의 피의자 접견·교통·수진, 구속의 통지, 변호인 아닌 자의 피의자 접견·수진, 변호인의 의뢰에 관한 「형사소송법」의 규정을 준수하지 아니하여 피의자, 변호인 또는 관계인의 권리를 침해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제1항에 규정된 죄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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