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정현 경질 요구…이정현 "난 내시 아냐" 발끈

도 넘은 '심기 보좌' 논란…"이정현, 통치 위해 요소"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경질을 요구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수석이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의 발언을 "박 대통령에 대한 위해를 선동·조장하는 테러", "언어 살인"이라고 공격하며 박 대통령에 대한 '철통 방어'를 펼친 것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갈등을 조정해야 할 청와대가 대통령의 '심기 보좌'에 급급해 오히려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11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에게는 다양하고 유연한 사고를 할 줄 아는 참모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의 진심을 왜곡해 전달하고 국민을 선동하는 이정현 수석은 대통령의 통치에 위해 요소"라고 경질을 요구했다.

박 대변인은 "이정현 수석은 양승조 의원의 진심어린 충고를 선동적인 언어들을 사용해 국민의 마음에 격앙된 분노를 심었다"며 "양승조 의원을 하루아침에 '막말 정치인'으로 전락시켜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수석이 호들갑을 떨며 정국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이고 개인적인 충성심 때문"이라며 "그러나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통령 개인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또 새누리당이 양승조 최고위원과 장하나 의원의 발언에 대해 시도당 차원의 전국적인 규탄대회를 열고, 그 시작으로 12일 양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천안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기로 하자 두고 더욱 발끈하는 분위기다. 박 대변인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 상황의 배후에 이정현 수석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이 수석의 말이 지시와 명령이 돼 제명안 제출과 전국적 규탄대회로 이어졌다"고 했다.

진중권 "조선왕조 내시처럼 구시면 곤란"…이정현 "난 내시가 아니다"

정치권 밖에서도 이 수석의 '심기 보좌'가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0일 트위터를 통해 "아침에 뉴스 듣다 보니, 이정현 '심기 수석'께서 '테러, 암살' 폭언을 하면서 감정이 격앙되어 울컥하셨다고. 옛날에 북한 응원단이 남한에 왔을 때 비에 젖은 지도자 동지 플랜카드를 거두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연상되던군요. 남북조선 유일체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공화국의 홍보수석이 조선 왕조의 내시처럼 구시면 곤란합니다. 하여튼 요즘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섬뜩섬뜩 해요"라고 이 수석을 '내시'에 비유하기도 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트위터를 통해 "청와대 이정현, 안전행정부 김 국장을 채동욱 전 총장 혼외자 개인 정보 불법 유출의 몸통으로 몰아가다가 악의적인 조작 모함인 것이 들통 나자 '박근혜 부친 전철' 발언을 과장 왜곡해 피해가려 한다"며 "천하의 나쁜○○. 지 혼자 살려고 대통령 부녀 욕보이고 국론 분열한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수석은 재차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거듭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판은 자유"라면서도 "그러나 허위 사실로 인신 비방을 하면 나중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마음 아파 할 것 같아 해명한다. 난 울먹인 적 없다. 난 내시가 아니다"라고 불쾌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