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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재도전 문재인 "'공안' 박근혜, 무서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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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대권 재도전 문재인 "'공안' 박근혜, 무서운 대통령"

<1219, 끝이 시작이다> 펴내…"민주당 없으면 안 돼"

2012년 이루지 못한 것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 생각하고, 새롭게 시작해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패배에서 교훈을 얻고, 패인을 극복한다면 약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패배를 보는 시각도, 패배에서 얻는 교훈도 모두 2017년에 맞춰야 합니다." (<1219, 끝이 시작이다>(문재인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지난해 대선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섰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신간 <1219, 끝이 시작이다>의 주요 내용이 1일 공개됐다. 18대 대선이 끝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대선 관련 저서를 출간한 셈인데, 문 의원은 책에서 지난 대선을 평가하고 2017년 대선이라는 '새 도전'을 시사했다. 박근혜 정부의 '공안 통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담겼다.

"朴, 공안 정치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권력 폭주 느낀다"

이날 문재인 의원실이 공개한 내용을 보면, <1219, 끝이 시작이다>는 "지난 대선에 대한 성찰과 복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승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 나갈 것인지를 정리한 대국민 보고서이자 제안서"이다.

▲ <1219, 끝이 시작이다>(문재인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바다출판사
총 4부로 구성된 책의 1부 '폐허에서 피어나는 희망,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에선 박근혜 정부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와 국정 운영 방식에 대한 문 의원의 비판과 제언을 담았다.

책에서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공안 정치를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이라며 "때 이른 권력의 폭주를 느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저와 경쟁했던 박근혜 후보와 다른 분 같습니다. 그 때 박근혜 후보는 국민들의 뜻에 자신을 맞추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된 지금은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안 정치를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이 됐습니다.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강조했던 국민 통합과 상생도 오히려 더 멀어졌습니다. 편 가르기와 정치 보복이 횡행합니다. 정치에서 품격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지금 박근혜 정부의 행태에서 때 이른 권력의 폭주를 느낍니다. 제 생각이 잘못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제가 박근혜 정부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전망이 성급한 오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임기가 아직도 4년 넘게 긴 시간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의 초심으로 되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과 수사 당국의 사건 은폐·축소 시도에 대해선 "과거 독재 정권들도 하지 못했던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진실을 덮으려고 하는 박근혜 정부의 대응이 오히려 정통성에 대한 공격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정권에서 발생한 잘못이, 현 정권의 잘못된 대응으로 더욱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2017년 대선에서 불법 관권 선거를 되풀이 하겠다는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 기관들의 대선 개입 사건이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문제인 이유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덮어나가는 데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당장은 성공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착시일 뿐입니다. 그렇게 덮어진 문제는 국민들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였다가 언젠가 한꺼번에 대가를 치르게 돼 있습니다. 미국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닉슨 대통령이 사임을 하게 된 시발은 도청 사건이 아닙니다. 바로 거짓말 때문이었습니다. 도청 공작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이 아니라, "전혀 모르는 일,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거짓말한 책임을 추궁 당해 사퇴를 자초한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를 향해선 정권의 성공을 위해 지금이라도 국민 통합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 "지금처럼 국민 통합을 외면한다면 이명박 정부와 같은 실패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경고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국민 통합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그 약속이 아니더라도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48%의 국민을 끌어 안는 것은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당연한 책무입니다. 그건 이명박 정부의 실패가 가르쳐주는 교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종북' 공세는 더욱 위세를 떨칩니다. 인사에서부터 철저한 편 가르기가 횡행합니다. 최소한의 지역 안배조차 실종됐습니다. 분열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선 때는 국민 통합을 그토록 소리 높여 외치더니, 막상 당선되자 국민 통합이란 말이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국민들과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닫는 불통의 정치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국민 통합은 더 멀어졌습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대응도 국민 통합과는 거리가 멉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정원을 바로 세우자는 국민들과 야당의 요구를 대선 불복으로 규정하는 것은, 48%의 국민을 끌어안는 자세가 아닙니다. 아직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말하기는 이를지 모릅니다. 그러나 국민 통합에 실패한다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처럼 국민 통합을 외면한다면 이명박 정부와 같은 실패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18대 대선 패인, 평소 실력 때문…전적으로 제가 부족했기 때문"

책의 2부 '피, 땀, 눈물이 지난간 자리-<운명>에서 대선까지의 기억과 기록'에선 대선 전에 발간했던 책 <운명>(가교출판 펴냄)이 계기가 돼 대선 후보로 나서기까지, 본인의 정치 여정을 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지난해 12월 19일 대선 투표일에 이르기까지 대선의 전 과정과 함께 관련 비사들도 포함돼 있다.

이어 책의 3부 '아픔은 견디는 것이다. 무엇이 부족했는가'에선 대선 당시 민주당이 부족했던 점 12가지를 꼽으며 대선 패인을 돌아보는 내용을 담았다.

문 의원은 우선 대선의 패인을 "전적으로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도 "2012년 이루지 못한 것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고 생각하고, 새롭게 시작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19대 대권 도전을 시사한다.

"한마디로, 평소 실력 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준비 부족으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국정원의 대선 공작과 경찰의 수사 결과 조작 발표 등의 관권 개입이 더해졌을 뿐입니다. 전적으로 제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대선을 총체적으로 놓고 보면, 저는 역시 준비와 전략이 부족했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대편이 NLL 공세나 종북 프레임 등 흑색 선전까지 미리 준비한 전략에 따라 선거를 이끌어 간 데 비해, 우리는 공을 쫒아 우르르 몰려가는 동네 축구 같은 선거를 했다는 느낌입니다. 후보인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민주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평소에 놀다가 벼락치기 준비로 시험을 치렀기 때문입니다. 그 때 벼락치기로 준비했던 일들을 5년 내내 하면 됩니다."

"끝은 다시 시작"…대선 재도전 의지 피력

책의 내용은 대부분 지난해 대선 관련 이야기로 채워져 있지만, 핵심은 4부 '끝은 시작이다.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에 담겼다. <1219, 끝이 시작이다>라는 책의 제목처럼, 정치인 문재인의 2017년 도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문 의원은 지난달 29일 기자 간담회에서도 "2012년 대선의 꿈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 반드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면서 "나도 이에 기여해야 한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국민이 결정해줘야 한다"고 대권 재도전을 시사했다.

안철수 신당 창당으로 야권의 권력 지형 변화가 예고되는 가운데, 문 의원은 책에서 "민주당에 대해서 비관과 회의가 많지만, 민주당이 어려울수록 민주당을 지키고 다시 일으켜 세울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도 강조한다.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건, '민주당만으로는 안 되지만 민주당 없이도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정당 정치의 현실입니다."

또 문 의원은 많은 이들이 오래 전에 '민주-반(反)민주의 구도는 끝났다'고 진단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여전히 우리 사회는 충분히 민주화되지 않았고, 더 교묘해진 비민주 세력과 맞서고 있다"고 진단한다.

책은 '끝은 다시 시작'이란 말로 마무리 된다.

"저와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 법입니다. 저와 민주당이 다시 희망과 믿음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필요한 것은 희망입니다. 그래도 역사는 진보한다는 믿음입니다. 끝이 다시 시작입니다."

문 의원은 출판 기념회를 대신해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한 차례 씩 북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1219, 끝이 시작이다>는 2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해 오는 9일부터 서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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