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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찔린 민주, '국회 보이콧'은 던졌지만…출구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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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찔린 민주, '국회 보이콧'은 던졌지만…출구 막막

박지원 "민주당 이렇게 추락하는가"…속수무책 지도부 비판론도

새누리당의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강행 처리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단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이며 29일 국회 의사일정 전면 중단을 선언했지만,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당내 위기감도 커지는 가운데, 속수무책 '당한' 당내 지도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장시간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의사 중단과 관련한 대처 방법을 당 지도부에 일임한다"는 것 외엔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한길 "직 걸겠다"지만…출구 모색 '답답'

김한길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내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고 본인의 거취 문제까지 언급하며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지만,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지금 물러서면 우리가 아무것도 얻을 게 없다. 국회 보이콧을 빨리 끝낼 수 없다"면서 "여론이 압박해도 지금이 결판내야 할 시점으로, 독한 마음을 먹고 가자. 약한 말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자"며 소속 의원들에게 '함구령'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투쟁 형식 등을 지도부에게 일임해주면 제가 직을 걸고 해내겠다. 내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며 "지도부를 믿고 따라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내에선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의 국회 보이콧은 만능이 아니다"라며 "같은 카드를 반복하면 국민 감동도 얻지 못한다"고 지도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19대 국회 최초 박근혜 정부의 최초 불법 날치기 통과이기에 국회의장 사퇴 권고 결의안 등 의장의 강한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전날에도 임명동의안 가결 직후 트위터를 통해 "아~민주당ㅠㅠ"이라며 "우리는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며 의총에서 논의 중 의장은 직권상정. (지도부가)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라더니 소리 몇 번 지르고 다시 의총장으로 가라고"라며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비판한 뒤, "이제 가결됐다는 의장의 음성이 민주당의 운명 만큼 가늘게 들려 온다. 민주당은 이렇게 추락하는가"라고 개탄했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당 지도부의 전략 부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의 전략 부족에 대한 고언도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당내 비판이 빗발치자 전병헌 원내대표 역시 유감을 표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을 통해 "어제 저도 거의 멘붕(멘탈 붕괴) 상태여서 의원들께 제대로 말씀을 못 드렸다. 어제 한숨도 못 잤다. 참담함과 미안함, 죄송함, 특히 이와 같은 불통 정권의 만행에 대해 화가 치밀어서 한 숨도 못잤다"면서 "오늘 의원님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결의를 다지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 지도부는 거듭 "신종 박근혜표 날치기 폭거"라며 대여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딱히 해법은 없는 상황이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까지 거부한 것에 대해 의장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거론하는 등 강경하게 나서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새해 예산안 처리를 보이콧하기엔 여론에 대한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당내 일각에선 새누리당이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를 수용한다면 출구 모색이 수월해질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무엇보다 청와대가 요지부동이라 이 역시 전망이 불투명하다.

여기에 당내에서도 "국회 보이콧은 안 된다"는 온건론과 "이대로 복귀할 수 없다"는 강경론이 충돌하고 있어, 김한길 지도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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