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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제의? 그건 중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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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제의? 그건 중요치 않다

[김종배의 it]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글쎄…

북한의 특사조문단이 남북정상회담을 희망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뜻을 전했단다.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정부 핵심 인사에게(중앙일보), 특사조문단이 이명박 대통령에게(조선일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전했단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답했단다. "핵문제를 (미국뿐만이 아니라) 남북 간에도 얘기하자. 우리가 나서면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 있다"고 했단다.

청와대는 부인한다. 외교안보수석실은 "남북정상회담 관련 사항은 일체 거론된 바 없었다"고 부인하고, 이동관 대변인도 "과거와 같은 방식의 남북정상회담이나 대화는 안 된다"고 말한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는 짚지 말자. 의미가 없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했다고 해서 성사될 상황이 아니고, 남한이 이에 응한다고 해서 생산적 결과를 낳을 계제가 아니다.

청와대에겐 없다. 대북정책을 바꿀 마음도, 그럴 여지도 없다.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자평한단다.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원하는 특사조문단에게 뒤늦게 답을 준 것도, 특사조문단이 청와대를 방문할 때 예외 없이 검색대를 통과하게 한 것도, 다른 나라 조문단과 동급으로 대우한 것도 모두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것이라고 한단다. 과거 정부는 '선 민족 후 국제관계'라는 기조에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우선시했지만 현 정부는 남북관계도 특수 관계의 틀을 벗어나서 국제적인 보편타당한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판단해 특사조문단에게 그렇게 대응했다고 한단다.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북한 특사조의방문단을 만나고 있다. ⓒ청와대

이명박 정부가 기조로 삼는 건 민족공조가 아니라 국제공조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북기조는 제재다. 미국 또한 클린턴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으로는 대북제재 기조를 고수한다. 이런 국제환경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전환된 패러다임'에 따르면 대북정책 기조는 교류가 아니라 제재여야 한다. 북한의 특사조문단보다 어제 방한한 미국의 대북 제재단의 방한 결과가 더 중한 결과를 빚을 수도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런 뜻을 바꿀 의사가 전혀 없다.

여지도 없다. 청와대를 에워싸고 있는 지지세력이 그럴 여지를 주지 않는다.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전문가의 입을 빌려 보도했다. "민족공조로 핵 포기를 이끌어내겠다는 논리는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통해 현실성이 없다는 게 확인(됐다)"고 했다. 부시 행정부의 출현이란 상황 요인은 뒤로 돌린 채 노선 그 자체의 문제로 몰아갔다.

그러면서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코너에 몰린 북한의 위기 모면 전술일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고, "남한을 통해 미국을 설득하는 우회전술"을 경계해야 하고, "김정일이 워싱턴으로 가기 위해 서울을 이용하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남한이 지렛대가 돼 미국을 설득하는 통로를 열어주고, 김정일 위원장이 워싱턴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면 핵 문제를 해결하고 북미 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체제 조정에 도움이 될텐데도 보수 세력은 인정하지 않는다. 지렛대 역할을 허수아비 노릇 쯤으로 치부한다.

가능하지가 않다. 청와대가 마음을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지지세력이 정책을 바꿀 여지를 주지 않는 한 남북정상회담은 속 빈 강정이다. 설령 특사조문단이 제의를 했더라도 그건 실체 없는 수사에 불과하다.

전제가 분명하다. 바뀌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여건이 조성되려면 청와대의 '전환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패러다임 전환'이 가동될 수 있도록 북미 관계가 바뀌어야 하고 국제관계가 바뀌어야 한다. 이게 우리 현실이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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