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부동산 빼곤 꿀릴 것 없다"

정부 성과에 강한 자신감… "결탁 거부하니 언론이 공격해"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과 언론의 갈등에 대해 "특권을 가지고 있는 집단과 결탁을 거부하고 부당한 공격에 항거하는 것"이라며 "저는 진실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과) 손잡으라면 내일부터 손잡겠지만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개혁의 과제는 포기해야 한다"며 "이해해 달라.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노 대통령은 "국가발전 전략은 빈틈없이 짜여져 있다"며 "거꾸로 이야기하면 부동산 말고 꿀릴 것 없다"고 국정운영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표출했다.
  
  "특권집단과 유착 거부하니 언론이 나를 공격해"
  
  노 대통령은 27일 부산롯데호텔에서 부산북항 보고회 참석자들 및 일부 부산 지역 인사들과 오찬에서 특유의 격한 어조로 언론을 비판하는 한편 정부와 자신을 옹호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그동안은 참았지만 앞으로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대응할 것은 대응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자신의 선언을 즉각 실행에 옮긴 것.
  
  노 대통령은 "정부에서는 검찰이 좀 센 편이고 정부 바깥에서는 아무래도 제일 센 것이 재계고 그 다음이 언론이지 않냐"며 "저는 특권구조, 유착의 구조를 거부하고 해체해 나가자는 발전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권을 갖고 있는 집단과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권집단인 검찰, 재계, 언론과 자신의 충돌은 필연적이라는 말이다.
  
  이어 노 대통령은 "지금 어디 국정원에서 와서 기업에 돈 내라 손 벌리는 사람 있나"면서 "아직도 기업에 와서 손 벌리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협찬해라. 협찬하시죠?'"라고 언론의 행태를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재벌의 회장 구속되면, 언론사가 재미 보는 구조 위에 있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작심 한 듯 "내일 (신문)보십쇼, 노무현 막말 했다고 날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전면전'을 각오했다는 말이다.
  
  "부동산 말고 꿀릴 것 없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현 정부의 정책과 성과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드러냈다.노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10년 이상 미뤄 왔던 사업을 참여정부에서 다 정리했다"며 방폐장 설치, 작통권 환수, 용산기지 이전, 국방개혁을 그 성과로 꼽았다.
  
  이어 노 대통령은 "국가발전 전략에 대해서 자신만만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며 "언제 어느 때 즉석에서 어떤 전문가와 토론해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정책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제일 큰 게 부동산"이라면서도 "거꾸로 이야기하면 부동산 말고 꿀릴 것 없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문제가 더 이상 악화 안 되도록 반드시 잡겠다"고 자신한 노 대통령은 "환율이 좀 걱정이지만 한국의 환율이 제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시스템을 바꿔 나가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장 잠재력과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OECD 전체 선진국과 비교해도 몇 개 도시국가 빼고는 아주 높다"며 "나쁠 때도 7위 정도 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 정책을 옹호할 때도 언론 비판은 잊어먹지 않았다. '비전 2030을 시행해도 2020년까지는 재정에 무리가 없고, 특히 다음 정부에 재정 부담이 갈 우려가 없다'고 설명한 노 대통령은 "오늘 이 말도 신문에 절대 안 난다. 유력 신문에 안 날거다. 노무현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안 난다"고 추임새를 넣었다.
  
  "'니네 대통령 왜 그러냐'거든 '뭐가?'라고 물어봐라"
  
  노 대통령은 "(정부 정책에 문제가 없는데) 그래도 왜 그리 인기가 없나? 막말을 많이 하다 보니 그렇다"고 자문자답을 한 뒤 "학교 동기나 친척 누구는 가는 데 마다 '니네 대통령 왜 그러냐, 좀 똑똑히 하라고 해라'고 타박을 들으니 내가 미안해서 살 수가 없다"며 자신의 고향인 부산 인사들에 대한 친연성을 표시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부산시민들이 어디 가서 '노무현 그 사람 왜 그러냐'는 말을 들으면 '뭐가?'라고 물어 보라, '뭐가 뭐'(정확히 무엇이 문제인지 지적해보라는 뜻)"라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여러분이 저 욕하는 건 참겠는데 저 때문에 타박 받지 말라. 타박 주거든 '뭐, 뭐 말이고' 라고 물어는 봐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의 '예고'대로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발언을 풀어낸 노 대통령은 '자신이 기득권, 특권계층과 유착을 거부하기 때문에 언론으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받지만 이 싸움은 멈출 수 없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이는 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조선일보>와 대립각을 세울 때 펼쳤던 논리다. 대통령 당선 이후 ,노 대통령 본인이나 측근들이 비슷한 논리를 제기한 적은 있지만 대통령 본인의 입으로 다시 이를 끄집어 낸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후보시절에는 보수언론, 그 중에서도 유독 <조선일보>와 대립각을 세웠지만 지금은 거의 전 언론과 각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 차이다.
  
  최근 '대통령 노무현'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 노무현'으로 회귀한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노 대통령은 앞으로도 거침없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