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자국 내에서 운영 중인 난민수용소 4곳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호주 국영 ABC방송이 14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스콧 모리슨 이민부 장관은 퀸즐랜드주 북단에 위치한 셔저 난민수용소 등 호주 본토에서 운영 중인 4곳의 난민수용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리슨 장관은 이같은 결정을 통해 연간 8천880만 호주달러(약 85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폐쇄가 결정된 난민수용소는 셔저와 태즈메이니아주 폰트빌, 서호주(WA)주 레오노라, 남호주(SA)주 포트 오거스타 등 4곳이다.
호주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선박 등을 이용해 호주땅에 밀입국하는 난민을 더이상 본토에 들이지 않고 파푸아뉴기니 등 인근 섬나라에 마련된 역외 난민수용소로 보내겠다는 강경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 호주 본토에는 10여곳의 난민수용소가 있는데, 호주 정부는 본토에서 운영하는 난민수용소를 최소화해 관련 예산을 절감한다는 복안이다.
모리슨 장관은 "이번에 폐쇄가 결정된 수용소들은 상대적으로 멀고 규모도 작고 운영비가 비싼 곳들"이라며 "수용소 폐쇄가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알고는 있지만 납세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정부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호주 야당과 해당 자치단체들은 연방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우려를 표시했다.
사라 핸슨-영 녹색당 이민담당 의원은 "크리스마스 섬의 난민수용소는 이미 포화상태이며 마누스 섬과 나우루에 설치된 수용소는 난민을 수용하기에 적합지 않다"며 "폐쇄되는 수용소에 있던 사람들을 어디로 보내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폰트빌 난민수용소가 있는 태즈메이니아주 브라이튼시의 토니 포스터 시장은 "폰트빌 수용소 폐쇄 방침에 대해 사전에 연방정부로부터 어떠한 고지도 듣지 못했다"며 "이는 매우 실망스러운 조치"라고 분개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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