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새해 예산안 국회 본회의 통과…355.8조 규모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새해 예산안 국회 본회의 통과…355.8조 규모

국회, 한밤중 '벼락치기' 상임위…김한길 "외촉법 책임지겠다"

2014년도 예산안이 새해를 넘긴 시점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 2년 연속으로 1월 1일에 신년 예산이 처리되는 기록을 세웠다. 여야는 예산안 자체보다도 '패키지 협상'에 포함되는 여러 법안들을 놓고 의견 충돌을 빚었으나 결국 31일 밤부터 관련 상임위들을 잇달아 개최해 본회의에서 일괄 처리했다.

국회는 1일 오전 5시 15분께 본회의에서 355조8000억 규모의 2014년 정부 예산을 확정했다. 이는 지난 10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안인 357조7000억 원에서 총액 1조9000억 원 줄어든 규모다. 국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정부안에서 5조4000억 원을 감액하고 3조5000억 원을 증액해 통과시켰다.

새해 예산안은 전날 밤 10시를 넘겨 예결위 산하 예산조정소위원회(구 계수조정소위)를 통과했고, 여야는 자정을 10분 남겨놓고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어 소위에서 올린 원안대로 의결했다.

증·감액 내역을 보면, 감액은 정부 예비비와 지방교부금, 새마을운동 사업 및 4대강 사업 관련 등 항목에서 이뤄졌고,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특수활동비도 깎였다. 지방재정이 악화되는 가운데 교부금을 축소한 배경은 지방에 지원되는 부가가치세 전환율을 현행 5%에서 11%로 올리는 지방세법 개정안이 최근 통과된 데 따른 것이다.

증액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한 쌀 목표가격 인상을 위한 예산과 0~5세 무상보육 확대, 학교 전기요금 등 항목에서 이뤄졌다. 지방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증액됐는데,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도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야는 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세법 개정안 등 예산 부수 법안도 의결했다. 세법 개정안의 골자는 소득세 최고구간(적용 세율 38%) 기준을 현행 과세표준 3억 원에서 1억5000만 원으로 낮추는 것이다. 세법 개정안은 법사위를 거쳐 역시 5시께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박근혜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세법 개정은 사실상의 증세 조치로 해석된다. 과세표준(과표) 기준 1억5000만 원에서 3억 원 사이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 35%에서 38%로 세율이 늘어난 셈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소득세 과표 구간 조정에 따라 2014년도 세입은 47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법인세 최저한세율도 과표 1000억 원 초과 대기업에 대해 현행 16%에서 17%로 1%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또 개정 세법에 따르면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자를 대상으로 한 양도소득세 중과세 제도는 폐지된다. 기존에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 경우 양도 차액의 50~60%을 세금으로 내야 했으나 개정 이후에는 일반 세율이 부과된다. 정부와 여당은 이를 통해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될 것을 기대하고 있으나, 2009년 1월부터 지난 4년 간 이미 중과세가 유예된 상태에서도 부동산 경기는 바닥을 쳤던 만큼 실효는 미지수다.

민주, 당내 반대에도 '외촉법 협조' 강행…상설특검 조건으로 법사위 통과

국회는 31일 예산안 처리의 최대 고비로 여겨졌던 국가정보원 개혁안에 대해 오전에 여야 간 합의를 이뤘으나, 오후 들어 '외국인투자 촉진법(외촉법)'이 새로운 난제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이 이날 "외촉법이 안되면 국정원 관련 법안도 없다"(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며 연계론을 들고 나왔지만 야당에서는 반대 의견이 계속 높았기 때문.

외촉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지주회사의 손자 회사는 자회사(지주회사의 증손 회사)의 주식 100%를 소유해야 한다는 현행 공정거래법 규정을 외국인 투자자가 참여해 설립하는 증손회사의 경우에는 50%로 완화하자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의 입법 취지는 무분별한 자회사 설립을 막기 위한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외촉법 개정안에 대해 "재벌에 특혜를 주는 법"이라고 비판하는 입장이었다. 현재 화학산업 분야에서 손자회사가 외국 자본과 합작을 추진 중인 SK와 GS 등 재벌그룹 때문이라는 것. "내 손으로는 상정할 수 없다"며 외촉법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던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투자가 어떻다고 하는데,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현행법으로도 할 수 있다. 손자 회사에 (투자)하면 된다"면서 "우리나라 전체 지주회사(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무위 소속 김기식 의원 등 민주당 내 많은 의원들이 외촉법 개정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김한길 대표는 저녁 늦게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대표에게 맡겨 달라"며 외촉법 처리 협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반대 의사를 밝힌 박영선 법사위원장을 따로 만나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도 김 대표가 책임을 자처한 것에 대해 추인하고 관련 결정을 대표에게 일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외촉법이 상정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밤중에 소집됐고, 외촉법은 자정을 2분 남겨놓고 상임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넘어갔다. 원래의 내용에 공정위의 사전 심사를 강화한다는 부분을 추가한 수정 가결이었다. 법사위는 1일 오전 1시를 조금 남겨두고 소집됐으며, 국정원 개혁 법안과 예산 부수법안들을 가결한 후 정회됐다가 3시경 속개해 외촉법을 처리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1시께 "외촉법은 다른 법안들을 처리한 후 재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히는 등 끝까지 비판적 태도를 보였으나, 재개 후에는 자신이 사회를 맡지 않고 야당 간사인 이춘석 의원에게 진행을 맡기는 방식으로 넘어갔다.

야당이 외촉법 처리에 합의하게 된 배경은 여야 법사위원들 간의 추가 협상이다. 법사위 소속 새누리당 권성동, 김도읍 의원과 민주당 이춘석, 박범계 의원은 '상설특검제 및 특별감찰관제 도입을 2월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외촉법을 상설특검제·특별감찰관제와 교환하는 형태의 협상인 셈이다. 이에 따라, 외촉법 때문에 지연됐던 본회의도 새벽 4시경 열렸고 국정원 개혁법안을 먼저(4시 15분께), 예산안을 그 다음에(5시15분께) 의결했다. (☞국정원 개혁안 내용 관련기사 보기)

그러나 정작 외촉법은 1일 아침까지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예산안 처리 직후 예결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최재천 의원이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지역구인 경북 경산에 대구지하철 1호선 연장사업 하양역 공사를 위한 '쪽지 예산' 50억 원이 반영됐다고 폭로하면서다. 야당 의원들은 항의하다가 집단 퇴장했고 본회의는 정회됐다. 예산이 예결위·본회의를 통과되기 전도 아니고, 이미 통과된 후에 '쪽지 예산' 논란으로 여야 간 합의된 의사일정이 중단된 것이다.

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 해당 예산 무효화 등의 의견을 모았고 전병헌 원내대표가 이같은 요구를 여당에 전달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반면 "허위 사실"이라며 "외촉법 처리를 앞두고 민주당이 의도적으로 악의적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여야는 하지만 현오석 경제부총리로부터 사과와 해당 예산을 집행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는 선에서 이 문제를 매듭지었고, 9시 40분경 본회의를 속개해 결국 10시께 외촉법을 가결시켰다. 외촉법 표결 결과는 재석 254에 찬성 168, 반대 66, 기권 20이었다. 이날 본회의는 10시 30분을 조금 넘겨 산회됐다.

현 부총리는 '쪽지 예산' 논란과 관련해 본회의에서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절차상으로는 하등의 문제가 없다. 예산에 반영된 '대구지하철 1호선 연장' 사업은 하양연장 사업과 완전히 별개"라고 해명했다. 최 원내대표도 본회의에서 신상 발언을 자처해 해명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