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안녕들' 대자보, 위기의식의 분출"

대전 방문…이계안 "우리가 당 만든다 하니 새누리-민주 야합"

안철수 의원이 대전을 방문, 본격 창당행보에 나섰다. 안 의원은 충청권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지방선거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등 현안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안 의원은 17일 대전지역 신당 설명행사 기자간담회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현상과 관련해 "학생들 대자보 때문에 참 가슴 아프다"며 "많은 사람들이 같은 울림과 공명을 느끼고 있다.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의식들이 공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라고 했다.

안 의원은 "대자보 뿐 아니라 앞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점점 더 커져 나갈 것"이라며 "그래서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모든 분야에서 격차들이 진행되고 있고,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분출이 대자보를 통해 선보인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방선거와 관련해 안 의원은 '안희정 충남지사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것은 안철수 신당의 충남지사 불출마를 시사하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제가 출판기념회 여러 번 갔다"며 "간 곳마다 모두 그런 의미로 간 것은 아니다. 원래 알던 분이고, 특별히 전화로 부탁받았기 때문에 가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 지방선거 계획에 대해서는 "저희가 출범한 지 1주일"이라며 "자연스럽게 지방선거에 대한 저희들의 인물이라든지 방향을 소개드리고 알릴 기회가 올 것"이라고만 했다.

김효석 "야권연대, 지금 단계에서 전혀 고려 안 해"

신당 준비기구인 '새 정치 추진위원회'(새정추) 공동위원장들은 기존 정치권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효석 공동위원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을 창당할 경우 '야권 분열'이라는 우려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새정추는 야권만 바라보고 만든 것이 아니라 양 쪽의 낡은 정치구도를 넘어서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야권 분열'로만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야권분열이 아닌 새 정치가 이기는 길을 가게 될 것"이라며 "야권연대라든지 이런 것은 지금 단계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고, 이를 넘어서는 새 정치의 길을 가고 있다"고 했다. 충남지사 선거와 관련된 질문에는 "안희정 지사는 안철수 의원과 개인적 친분관계가 있다"면서도 "충남지사(선거)가 어떻게 갈 것인가는 지금 현재로서는 구체적 논의가 안 돼 있다"고 했다.

이계안 공동위원장은 기초단체 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말하던 중 "저희가 당을 만든다고 하니까 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민주당이 야합하는 것이 있다"며 "법원이 통상적으로 선거결과 판결을 6개월 이내에 하도록 권고 조항으로 돼 있는데 선거를 미뤘다. 선거판이 커지면 새 당을 만들 수 있는 구심력은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박호군 공동위원장도 "새정추는 단언컨대 기성정치에 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계속 늘어나고 있는 무당파는 기성정당이 그 수명을 다했음을 뜻한다. 우리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기득권 정치세력'은, 국민의 삶보다는 정쟁에 몰두하고 공익보다는 사익을 추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문제를 일으키고, 국민을 통합하기보다는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고 원색 비난했다.

"충청권 전직 의원들, 安 측과 접촉"

이날 안 의원 등은 충청권 민심에 구애도 보냈다. 안 의원은 "바로 2년 전까지 대전시민으로 살던 곳에 다시 와 감회가 새롭다"며 카이스트 교수로 근무했던 인연을 강조하는 한편, 과학벨트 수정안에 대해 "여러 대선공약들이 있지만 굉장히 많은 부분들이 바뀌고 있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설명이나 진심어린 유감 표명, 사과 없이 무조건 넘어가는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효석 공동위원장은 충청권의 신당 조직구성 계획과 관련해 "대전, 충청 지역에서도 새 정치에 관해서 같은 뜻을 가진 분들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중"이라며 "각자 처한 상황들이 있어 나서기는 어렵지만 전직 의원들도 계시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과 함께하는 단위에서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호군 공동위원장은 "충청은 영남과 호남 중심의 한국 정치구도 속에서 항상 균형과 견제의 역할을 해오며 독자적 의사를 표시해 왔다"며 "지금 충청은 자유선진당의 해산과 새누리당의 합당으로 인해 정치적 균형과 견제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저희가 가고자하는 새 정치도 충청의 관심과 지지를 얻지 못하고는 성공할 수 없다"며 신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