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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새 검찰총장에 김진태 지명…김기춘 라인 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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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새 검찰총장에 김진태 지명…김기춘 라인 영전?

'윤석열 후임' 국정원 특별수사팀장엔 대검 공안과장 출신 임명

공석이던 검찰총장 자리에 김진태 전 대검찰청 차장이 내정됐다. 지난달 29일 청와대가 채동욱 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한 이후 한 달 만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27일 오전 브리핑에서 김 전 차장을 새 검찰총장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석은 인선 배경에 대해 "김 내정자는 검찰총장 권한대행, 서울고검장 등 검찰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경험과 경륜이 풍부하고 청렴하고 강직한 성품으로 검찰 내에 신망이 두텁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전직 대통령(노태우) 비자금 사건과 전직 대통령(김대중) 아들 사건, 한보 비리 사건 등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었던 사건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정하게 처리한 분으로 검찰총장의 직책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인사 기준으로 "검찰 조직을 하루빨리 정상화시키고, 현재 현안이 되고 있는 사건들을 공정하고 그리고 철저히 수사해서 마무리하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을 만들기 위(한)" 인물을 골랐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4명의 후보를 추천해 법무부에 제출했고, 황교안 법무장관이 김 내정자를 낙점해 박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르면 11월 2주 열릴 전망이다.

김기춘 인사?…여야, 상반된 반응

신임 총장에 지명된 김 전 차장은 여주지청장, 인천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수2과장과 형사부장 등을 거친 정통 특수통 출신이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맡아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고, 2002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김홍업 씨를 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려한 수사 이력보다 오히려 주목을 끄는 것은 현재 권부의 실세 중 실세로 꼽히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인연이다. 지난 1991년 김 실장이 법무부 장관을 지낼 때 김 내정자는 법무부 법무심의관실에 파견된 검사로 장관을 보좌했다. 고향도 같은 경남(김기춘 거제, 김진태 사천)이다.

야당의 반발은 예정된 수순이다.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예상대로 철저한 김 실장의 인사"라며 "총장 후보자 중 김진태 씨가 김 실장의 가장 최측근이라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김 실장이 또 한 명의 대리인을 검찰총장으로 보내 검찰 조직을 장악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여당은 반면 "특정인과 친분관계 등을 거론하며 인사의 공정성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며 "검찰 내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신망도 있는 인물이다. 아주 잘된 인사"(유일호 대변인)라고 호평했다.

청와대의 인식

한편 이정현 수석이 이날 인사를 발표하며 배경 설명 가운데 첫 번째로 거론한 것이 김 내정자의 '총장 직무대행' 경험이란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지난해 말 한상대 총장 퇴진으로 이어진 이른바 '검란(檢亂)' 사태 이후 김 내정자는 서울고검장에서 대검 차장으로 임명됐다. 일종의 '구원 등판'이었다.

당시 직전 대검 차장이었던 이가 바로 채동욱 전 총장이다. 채 전 총장은 대검 차장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사법연수원 동기생(14기)인 김 내정자와 정확히 자리를 맞바꿨다. 채 전 총장은 대검 차장으로 있을 당시 대검 간부들을 이끌고 한상대 총장 방에 쳐들어가 퇴진을 요구했었다.

한상대 총장 퇴임 이후 권재진 장관의 법무부는 채 차장에게 총장 직무대행 일을 맡긴 게 아니라 조직 내분 책임을 물어 서울고검으로 내려보냈고, 상황을 관리할 인물로 김 내정자를 올린 셈이다.

이같은 과거사를 언급한 것은, 청와대는 '윤석열 사태'를 지난해 말 검란 사태와 마찬가지로 검찰 내부의 알력으로 파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해 검란 사태는 중수부 폐지를 둘러싼 갈등이 본질이었다는 해석이 많다. '윤석열 사태' 또한 검찰 내 특수 라인과 공안 라인의 대립이라는 프레임이다. 윤석열 지청장과 갈등을 빚은 조영곤 중앙지검장은 공안이 아닌 강력수사 전문이다.

윤석열 후임엔 '공안통' 이정회

직무배제된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의 후임으로는 이정회 수원지검 형사1부장이 임명됐다고 대검이 26일 밝혔다. 정진우 수원지검 부부장도 충원됐다. 이들은 28일부터 수사팀에 합류한다.

이 신임 팀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울산지검 공안부장, 대검 공안 1·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등을 역임한 정통 '공안통' 검사다. 노수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의 밀입북 사건 등을 수사했다. 정진우 부부장도 공안검사이며, 역시 청문회에 나와 윤석열 전 팀장과의 갈등관계가 드러났던 이진한 중앙지검 2차장도 공안 출신이다.

검찰 내외에서는 새 팀장 임명으로 수사팀에 대한 통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 팀장과 정 부부장 등 새로운 인력이 충원되면서 박형철 부팀장 등 기존 수사팀의 입지가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야당은 "사실상의 '수사통제 선언'이고, 국정원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순"(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대변인은 "김기춘 실장,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 황교안 법무장관 등 온통 공안검사들이 활개치는 세상에서 또다시 공안검사 출신을 수사팀장으로 임명한 것은 현 정국을 '공안통치'로 돌파하겠다는 의도"라고 맹비난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정권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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