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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계좌추적권 상설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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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계좌추적권 상설화' 추진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

권한이 부족해 '경제검찰'이란 말이 무색하다는 불평을 내놓곤 하던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권오승)가 자신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확정하고 입법 추진에 나섰다. 공정위는 18일 계좌추적권 상설화, 이행강제금 부과 등의 내용이 담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현재 공정위가 기업에 대한 현장조사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은 '자료 요청권'뿐이다. 이 때문에 해당 기업이 자료제출을 거부 또는 지연할 경우 공정위의 조사가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빈번했다. 공정위는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기업에 대해 2억 원 미만의 과태료만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런 점들을 들면서 맡겨진 임무에 비해 주어진 권한이 적다고 이야기해왔다.
  
  공정위가 이날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공정위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기업들의 금융거래 내역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계좌추적권'을 상설화하는 내용이다. 현재 공정위의 계좌추적권은 내년 말까지만 허용돼 있다.
  
  이번 개정안에 담긴 계좌추적권은 시한 연장이라는 의미 외에 내용 면에서도 현재보다 진전됐다. 지금까지는 기업의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에 대한 조사에만 한정해서 계좌추적권 발동이 허용됐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의 탈법적 상호출자(기업집단의 계열사 간에 출자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조사에도 계좌추적 발동이 가능하다.
  
  그동안 공정위는 탈법적인 상호출자를 적발하기 위해서는 계좌추적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출자총액제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공정위는 환상형 순환출자 규제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좌추적권 확보를 여당에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정안이 수정 없이 통과될 경우 공정위는 법원의 영장발부 없이도 기업에 대해 계좌추적을 할 수 있게 돼 검찰과 같은 권한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사법당국이 아닌 정부 행정기관으로서 유일하게 계좌추적권을 갖고 있는 감사원도 본인의 동의를 전제로만 계좌추적을 할 수 있다.
  
  이밖에 개정안은 공정위에 '봉인조치권'을 부여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권한이 부여되면 공정위는 필요한 경우 건물이나 사무실을 통째로 패쇄할 수 있고, 각종 정보나 문서가 담겨 있는 컴퓨터의 작동이나 캐비넷의 개봉도 막을 수 있다. 기업들이 부당행위에 대한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것이 그 취지다.
  
  만약 기업이 봉인을 뜯게 되면 공정위는 해당 기업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
  
  또 공정위는 기업이 자료제출을 거부하면 버티는 기간만큼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았다. 이행강제금은 하루평균 매출액의 0.1%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종전의 과태료가 버스요금이라면 이행강제금은 탑승시간만큼 늘어나는 택시요금에 해당한다" 고 설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기업계가 이번 공정위의 개정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실제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전경련은 이번 개정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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