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인사 띄워주기' 어찌 이리 뻔뻔한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 15일 오전에 방송된 <설 특집 2010 명사 스페셜>에서 김문수 경기지사, 주호영 특임장관, 정진석 한나라당 의원,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범여권 인사들을 대거 '명사'로 출연시킨 것. 이날 명사로 출연한 11명 중 5명이 정치권 인사였고 이중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뺀 나머지 모두가 여권 인사였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는 각 인사들을 띄워주는 화면 자막과 멘트 등이 이어져 논란을 가중시켰다. KBS는 이날 프로그램에서 "매주 일요일 택시 기사까지, 봉사는 평생 그의 덕목! 행동하는 도지사! 김문수", "소통과 화합의 대명사! 주호영", "의리로 뭉쳐진 국민의 친구! 정진석" 등의 자막을 내보냈다. 이들을 칭찬하는 앵커 멘드도 이어졌고 '업무 홍보성' 문답도 이어졌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는 18일 '어찌 이리 뻔뻔할 수 있는가?'라는 성명을 내 "6월 지방선거가 있으니 이는 사전 선거 운동에 해당한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것"이라며 "법적 시비를 떠나 5공 시절보다 더 노골적이고 낯 뜨거운 방송이 공영방송 KBS 전파를 탄 것이 문제"이라고 비판했다.
▲ KBS가 지난 15일 방영한 '설특집 2010명사 스페셜' 한 장면. ⓒKBS |
▲ KBS가 지난 15일 방영한 '설특집 2010명사 스페셜' 한 장면. ⓒKBS |
"정두언 연속 출연…고위 경영진 개입 없이는 불가능"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4달 가량의 기간 동안 <연예가 중계>(2009년 10월 3일), <사랑의 리퀘스트>(11월 21일), <열린 음악회>(12월 31일), <여유만만>(2010년 1월 13일), <콘서트 7080>(1월 31일) 등 5개 프로그램에 연속으로 출연해 논란을 일으켰다. KBS는 <설 특집 2010 명사 스페셜>에도 정 의원을 출연시킬 계획이었으나 연속 출연에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다른 인사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누군가 회사 고위 경영진의 개입이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지난 번 사장 선임 과정에 정두언 의원이 깊숙이 개입했었다는 일각의 설을 떠올리게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의 경우 예능제작국 담당 CP와 국장이 정 의원의 연속 출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면서 "예능제작국 CP와 국장이 외부의 정치권으로부터 직접 또는 회사 고위층 누군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요청받은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공정성 상실…모니터단 꾸릴 것"
KBS의 이러한 행태에 민주당도 민감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일부 방송에서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정치인만 반복해서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며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에 치우친 보도는 결과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쳐서 공정성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미 각 당이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는 이 시점부터 지면과 보도에서 여야의 균형을 맞춰줄 것을 다시 한번 부탁한다"며 "민주당 나름대로 이 문제에 대한 모니터단을 꾸려 검토에 들어가고 있다.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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