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대학이 줄세우기 경쟁 요구하면 안돼"

"우리 중등교육은 세계최고…기러기 아빠 할 이유 있나"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중등교육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대학은 좋은 아이 뽑기 경쟁하지 말고, 대강 좋은 우수한 아이를 데려다가 잘 가르쳐서 좋은 아이 만들기 경쟁 좀 하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학생선발권을 대학자율에 맡겨 달라는 일부 상위권 대학에 대한 비판인 것.
  
  "대학은 대강 우수한 아이 뽑아서 좋은 아이 만들어야"
  
  노 대통령은 15일 대전에서 열린 '방과후 학교 성과 보고회'에 참석해 "좋은 아이 만들기 경쟁하는 것이 대학의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최고의 대학이 있고 최고의 인재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런 인재를 교육하고 선발하기 위한 예외적 제도는 한국에 열려 있다. 전 국민을 한 줄로 줄 세우기 경쟁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지금 초중등 학교까지는 그야말로 방과후 학교가 특기적성(교육)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고등학교는 그렇게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입시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대학교가 적어도 초중등 공교육을 살릴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노 대통령은 우리 교육의 성과를 상당히 높이 평가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이 오늘의 우리 교육과 교육담당자에 대한 인식을 좀 새롭게 해 달라"며 "잘못된 통념이 남아 있어 자학적 평가를 하고 있지만 우리 중등교육이 세계 최고수준인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외국에 (아이들) 공부 보내고 기러기 생활하는 사람들 얘기를 심정적으로 동정이 가긴 하지만,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학교육에 대해서도 "한국에서 대학교를 나온 젊은이들이 그렇게 무능하다면 오늘 경제가 이만큼 올 수 있었겠냐"면서 "곧 세계최고 수준의 대학이 개별적으로 나올 것이고 우리 대학교가 유학생을 받는 대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생님들처럼 나도 골치 아프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교육) 수준을 낮게 평가하지 말자,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 믿음을 갖자"면서 "저도 골치 아프다, 대통령 하는 것마다 반대하고 욕하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 국민들이 교육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대통령 자신에 대해 실체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말인 셈이다.
  
  한편 노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이 된 이래로 '전교조나 교총이 개혁에 다 반대하고 자기들 밥 그릇 생각이나 한다, 사명감을 가지고 헌신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선생님들에게 불평을 참 많이 했지만 오늘 고치겠다. 앞으론 선생님들을 신뢰하고 열심히 지원하겠다"며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사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