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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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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32>

유치원 입학

***32. 유치원 입학**

일파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사이, 나는 일파에 대한 나의 감정이 부지불식간에 변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전에도 물론 아이가 사랑스럽고, 또 아이가 늘 마음에 걸리곤 했지만, 이렇게 뼈와 골수에까지 사무치는 듯한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동류가 가끔 비이성적으로 집착하는 것을 보고 우습게 생각했었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모든 장점이 자기 아이에게만 그렇게 집중되어 있을 수 있고, 모든 면에서 다 최고일 수 있어? 부모들이 그런 식으로 자기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은 정말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동류는 이치에 맞는다고 했다. 내가 말했다.

“당신이 말하는‘이치’는 말도 안 되는 이치야.”

그런데 지금 일파가 하루가 다르게 커나가자, 나는 도리어 사람은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며, 그것이 이치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이치에 맞지 않는 이치가 사실은 가장 심오한 이치이며, 인간의 본성(人性) 깊은 곳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심오함으로 인해 그 이치는 세월의 흐름이나 사회의 변화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사람은 영원히 사람인 것이다.

나는 일파가 아무리 봐도 예쁘게만 보였다. 심지어 침대에 오줌을 싸는 것까지 예뻐 보였다. 이른 아침 아이는 침대 위에서 나에게 오려고, 입으로는 분명치 않지만‘아빠’하고 부르면서 열심히 기어왔다. 하지만 앞으로 기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뒤로 가더니, 나중엔 마음이 급했는지 “와! 와!”하고 소리를 질러댔다. 나는 일파를 안아 올려 그 얼굴을 내 얼굴에 갖다 댔다. 그 느낌조차 이전과는 달랐다. 내가 이런 느낌을 동류에게 이야기하자, 그녀가 말했다.

“그래도 아빠이긴 한 모양이지? 아들이 벌써 이만큼 자랐는데 이제야 아들을 아들 같다고 느끼다니….”

“어떤 때는 나도 이상해. 내가 뭐 기여한 게 있나? 기껏해야 정자 한 마리, 그것도 수억 마리 중에 하나 제공한 것뿐인데, 그 한 마리가 이렇게 신비한 능력을 갖고 있을 줄이야. 정말 그 속에 담긴 이치를 이해할 수가 없어. 정말이지 논리에 맞지 않아. 너무 논리에 맞지 않아.”

“당신한테는 과분한 아들이죠.”

그녀는 이전에 일파가 여기가 날 닮았다느니 저기가 날 닮았다느니 말하곤 했었다. 심지어 피부의 질감에서 발가락의 형상까지 날 닮았다고 했다. 그때는 그저 그런 말들이 여자들의 습관적인 말버릇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 자세히 관찰해 보니 정말 이렇게 닮았을 수가!

9월이 되면 일파도 세 살이 되어 유치원에 들어가야 했다. 6월부터 동류는 매일같이 나를 독촉해서 일파를 성 정부 유치원에 보낼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다.

“요즘에는 유치원부터 경쟁이 시작돼요. 누군들 자기 아이가 가장 좋은 환경에서 자라기를 원치 않겠어요? 우리 일파는 똑똑하니까 좋은 환경이 필요해요. 아빠가 되어서 애한테 좋은 조건도 마련해주지 못하면 그건 직무태만이고 일파한테 미안한 일이에요. 애가 커서 뭐라고 하겠어요? 나는 우리 일파가 지금 쥐구멍 같은 집에 사는 것 때문에 안 그래도 괴로운데, 거기다가 유치원까지 인민로(人民路)에 있는 유치원에 보내야 한다면, 나는 화병으로 죽을지도 몰라요. 만약에 송나네 강강이가 성 정부 유치원에 들어가고 나서 우리 일파는 어떻게 됐느냐고 묻기라도 한다면, 내 마음은 아마 칼로 쑤시는 것처럼 아플 거예요.”

“인민로 유치원 역시 사람 다니는 곳이야. 우리 청에서 아이를 성 정부 유치원에 보낸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그래? 수십 개가 넘는 온갖‘청’과‘국’사람들이 모두 그리로 몰릴 텐데 무슨 수로 들어가겠어? 내가 위생청장도 아니고 말이야.”

장모님이 말씀하셨다.

“여보게, 다른 것은 몰라도 이번 일만큼은 농담할 얘기가 아니네. 일파 일생이 걸린 문제야. 인민로 유치원? 거길 보내느니 차라리 집에 데리고 있지. 성 정부 유치원에는 피아노실도 있고, 무용실도 있고, 회화반에는 외국어반까지 있대. 인민로 유치원과 비교하면 정말 하늘과 땅 차이래.”

동류가 말했다.

“어쨌든 이 임무는 애 아빠한테 맡길게요. 아빠라는 사람의 아들에 대한 애정을 한 번 테스트해 보자고요. 혹시 성공하면 내가 사람 잘못 보진 않은 거고요.”

“당신, 이런 문제를 가지고 왜 그리 복잡하게 생각해? 이런 식으로 나를 코너로 몰아붙이면 나 얼마 못살고 죽을지도 몰라.”

“나는 다 참을 수 있어요. 내가 여태까지 당신을 쥐고 흔든 적 있었어요? 오늘이 처음이잖아요. 이번엔 나도 정말 어쩔 수 없어요.”

이튿날 출근 후에 나는 짬을 내어 성 정부 유치원에 가보았다. 과연 환경이 매우 좋았다. 유치원생들이 시 아동체조대회에 참가하려고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운동장에 늘어선 백여 명의 아이들이 하나같이 붉은 옷에 파란 바지를 입고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 그지없었다. 이런 조건에서 연습하는데 상을 못 탈 리가 없지. 나도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있는 힘을 다해 쟁취하기로 결심했다. 인민로의 유치원에도 가보았다. 장모님의 말씀처럼 형편없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역시 성 정부 유치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나는 어떤 식으로 일에 착수해야 할지 생각했다. 체면 때문에 남한테 청탁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실 체면 문제가 아니더라도 마땅히 청탁할 만한 사람도 없었다. 나는 원장이 진(陳) 씨라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곧장 그를 찾아갔다. 진 원장은 자리에 없었고, 성이 전(錢) 씨라는 부원장이 나를 맞아주었다. 나는 열심히 아들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녀가 별 흥미 없다는 듯이 내 말을 자르며 물었다.

“위생청에 계시죠?”

“성(省) 위생청입니다.”

“청에서 일하세요?”

“그럼요. 다음에 재직증명서라도 갖다 보여드리죠.”

“청에도 여러 부서가 있지요. 의정처에 계세요?”

“중의학회에 있습니다. 중의(中醫)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중의학회라는 데도 있었군요.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만. 그럼 중의학회에서는 무슨 일을 하세요?”

“전체 성 차원에서 중의와 관련된 일들은 모두 관여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내 옷차림을 살피면서 말했다.

“성 전체를요? 모르겠는데요. 아니면 오후에 직접 진 원장님을 찾아보세요.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오신다고 해도 별 소용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대외모집 정원은 아주 적습니다. 저희와 관련되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죠. 전력국, 상수도회사, 뭐 또 다른 기관들도 있어서 남는 자리가 몇 없어요. 전에 기계청의 곽(郭) 부청장님 손자도 결국은 못 들어왔습니다.”

“우리 마 청장님 손녀딸 묘묘(渺渺)도 여기에 있지요. 탁아반에요. 작년에 들어왔을 텐데.”

“묘묘? 모르겠는데요. 집안 배경 좋은 애들이 너무 많아서요.”

저녁에 나는 동류에게 이런 사정을 얘기해 주었다.

“곽 청장 손자도 못 들어갔다는데 우리가 무슨 수로 들어갈 수 있겠어? 유치원 부원장이면 기껏해야 부 과장급(副科級)인 주제에 그 기세가 아주 하늘을 찌르더군. 나를 대하는 태도가 무슨 도둑 심판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녀가 뭘 보고 당신을 도와주려 하겠어요? 당신은 또 무슨 근거로 그 여자한테 도와달래요? 무슨 근거로?”

“그럼 어떡해?”

“어쨌든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어요. 재작년에 원(袁) 처장 딸도 들어갔대요. 마 청장님이라면 우리랑 비교가 안 되지만, 원진해(袁震海) 처장 정도라면 우리도 방법이 있을 거예요. 앞에서 거북이가 기어가고 있다면, 뒤에 있는 우리 거북이도 기어가야죠. 당신이 가서 그 사람들 비결이 뭐였는지 좀 알아봐요. 우리도 좀 뚫고 들어갈 틈이 있는지요. 뭐라도 있으면 우리도 뚫고 들어가야 할 거 아니에요? 어쨌든 한 번 뚫어보는 것과 아예 뚫어보지도 않는 것 사이엔 큰 차이가 있잖아요.”

그“뚫는다”는 표현이 영 귀에 거슬렸다. 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정확하고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다.

다음날 나는 원 처장을 찾아갔다.

“원 처장님, 비결을 배우려고 왔습니다.”

“대위, 자네 오늘은 어쩐 일로 시찰 돌 시간이 다 났나?”

내가 사정을 얘기하자, 그는 한참 후에야 말문을 열었다.

“어려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야.”

“일이 눈앞에 닥쳤습니다. 어렵기는 하지만 겁낼 거야 없죠. 어쨌든 파고 들어갈 틈이 있지 않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작업했는지 모르지만, 저도 한 번 시도해보려고요.”

잠시 신음소리를 내고 나서 그가 말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재작년에 나는 돌고 돌아서 겨우 관계를 텄다네. 여러 부두를 찾아다니면서 인사를 하고 나서야 겨우 실마리를 찾아냈어. 생각해 보면 무슨 특수부대의 임무 수행하는 것 비슷했어.”

“무슨 좋은 부두 있으면 저하고 동류도 한번 찾아가 배를 댈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제가 평소에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하지 않는 것 아시잖습니까. 사정이 생기니까 저도 어쩔 수 없네요. 만약 저의 일 같으면 그냥 포기하고 말겠는데, 요즘 아이들 황제잖아요. 어쩔 수 없습니다.”

그가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

“요즘 그런 곳을 입만 갖고 인사갈 수 있을 것 같나?”

“저는 여태껏 이런 일은 해본 적 없습니다만, 이번 일은 정말 심각합니다. 준비해야 할 것이 있으면 마땅히 준비해야죠. 동류더러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

“그 사람 자네 물건은 받지 않을 거야. 선물한다고 누구든 다 들어갈 수 있다면, 그거 별거 아니게?”

나는 원 처장이 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핵심을 피하는 것을 보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러면 그 부두엔 어떻게 인사해야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까?”

“그게 정말 어렵다네. 대충 해결될 일이 아니야. 사실 자네한테 말해줘도 소용없겠지만, 굳이 힌트를 준다면 말이야, 나는 세 곳을 돌았어. 앞뒤로 모두 다섯 사람이 있었는데, 맨 앞에 내가 있고, 맨 뒤에 진 원장이 있었지. 그렇게 된 거야. 이제 알겠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 사정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습니다.”

“내가 자네를 도와주기 싫은 게 아니라, 정말이지 너무 어려운 일이야.”

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서랍에서 서류를 꺼냈다.

“다음에 무슨 다른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나를 찾아오게. 하지만 이번 일만은 말이야, 정말 어쩔 수 없어.”

사정이 이렇게 어렵다는 것을 알고 나서 나는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최근 나는 계속 스스로를‘쓸모없는 아비’라 욕을 했었는데, 이렇게 되자‘쓸모없는 아비’가 나 혼자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던 것이다. 나는 동류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아무리 사정을 해도 원 처장이 도와줄 생각을 안 하더라고….”

“내가 원 처장이라도 안 도와줄 거예요. 뭘 보고 당신을 도와주겠어요? 또 당신은 무슨 근거로 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요? 당신한테 뭐가 있다고? 세상의 모든 일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예요. 그 사람 보나마나 실실 웃으면서 당신 부탁 거절했겠지요. 만약 당신이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그 사람이 감히 그럴 수 있었겠어요?”

생각해 보니 동류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 그렇지만 입으로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세상이 너무 암울하잖아.”

“모택동 주석도 일찍이 말했어요. 세상에는 아무런 연고 없는 사랑은 없다고. 당신이 뭐가 있다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아끼고 도와주기를 바라요? 어쨌든 뭔가 보여줄 만한 구석이 있어야지. 세상엔 맨입으로 되는 일은 없어요. 당신이 뭐가 있어요?”

내가 말했다.

“원 처장을 탓할 일도 아니야. 떳떳하지 못한 방법을 썼는데 나한테 그 내막을 말하고 싶겠어?”

“그럼 당신은 그만두자는 거예요?”

“그만두기엔 마음이 정말 내키지 않고, 그만두지 않으려니 또 그만 둘 수밖에 없겠고….”

동류가 천천히 얘기했다.

“요즘 사람들은 모두 장사치들이에요. 당신이 그들 앞에 서면, 그 사람들은 마음속에 있는 저울로 당신의 능력을 재어보고 그 다음에 태도를 결정하는 거예요. 며칠 전에 내가 같은 부서에 있는 좌(左) 양에게 재단 잘하는 곳을 물어봤어요. 집으로 불러서 옷을 몇 벌 만들고 싶어서요. 그런데 계속 모른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더니 오늘 허 원장 사모님한테 뭐라고 말한 줄 아세요? ‘옷 만드실 거면, 제가 좋은 재단사를 아는데 소개시켜 드릴게요.’ 그러는 거예요. 그러면서‘저희 집에선 모두 그 사람한테서 옷을 만들어요. 지난 몇 해 매년 두 번씩, 겨울에 한 번, 여름에 한 번 불러요.’그럽디다. 자기가 며칠 전에 나한테 무슨 말을 했는지도 잊어버렸나 봐요. 하지만 그녀를 원망할 건 없어요. 세상 사람 모두를 미워하겠다면 모를까. 뭘 보고 날 도와주겠어요? 내가 또 뭘 갖고 도와달라고 하겠어요?”

그날 밤 나는 갑자기 호일병이 생각나서 동류에게 말했다.

“아니면 호일병에게 전화해서 무슨 방법이 있는지 물어볼까?”

“그가 도와줄까요? 쉬운 일도 아니잖아요.”

“그 친구한테야 적어도 그런 계산은 안 해도 되잖아.”

다음날 나는 호일병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가 말했다.

“아들 유치원 보내는 일로 자네를 힘들게 할 수야 없지. 대학 가는 것도 아닌데. 내가 한번 힘써 볼게.”

나는 동류의 분부를 떠올리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한번 힘쓰는 정도가 아니라 전력을 다해 일을 성사시켜야 하네. 동류 앞에서 남자 체면 좀 살려주게.”

“그런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었나? 알았어. 한번 해보지.”

전화를 끊고서 나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친구한테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떠넘기다니.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호일병은 이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가 호탕하게 책임을 떠맡는 모습을 보니, 그에게는 무슨 비결이라도 있어서 의외로 쉽게 일을 성사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경사일 텐데….

사흘 뒤에 호일병한테서 전화가 왔다.

“대위야, 내가 네 앞에서 망신살이 뻗쳤다. 허풍떨다가 완전히 체면 구겼다. 이 정도로 어려운 일인 줄 정말 몰랐어. 진 원장이 내가 아는 사람이더라고. 전에 그 유치원에 관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준 적이 있었거든. 그래서 이번에도 그 유치원에 대한 특별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겠다고까지 했는데도 꿈쩍도 않던 걸. 그 거들먹거리는 모습하며, 아주 사람 돌겠더라. 요즘에 안 그래도 자기네에 대한 보도가 너무 많다면서 나를 코너로 몰아서 꼼짝 못하게 하더라고. 내가 이 일을 이렇게 여러 해 동안 해오면서, 바람아 불어라 하면 바람이 불었고 비야 와라 하면 비가 왔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일단 마음먹은 일은 안 된 게 거의 없었는데, 이런 식으로 나를 코너로 모는 사람은 처음 만나봤다.”

“내가 자네를 난처하게 했군! 동류가 매일같이 나를 재촉해서 그랬어. 그렇지 않았으면 자네한테 부탁하지도 않았을 거야. 내가 무능한 탓이지. 자기 아들 문제 하나 제대로 해결 못하고….”

그가 듣기에 너무 좋지 않은 말 같아서 덧붙였다.

“뚫고 들어가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래.”

“정말 유치원 들어가는 게 대학 들어가는 것보다 더 힘들 줄은 생각도 못했어. 대학이야 학생의 점수가 커트라인만 넘으면 어느 대학이든 입학은 시켜주잖아.”

동류도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자 다시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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