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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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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설 - ‘창랑지수‘ <28>

일파(一波)의 8자(字) 똥

***28. 일파(一波)의 8자(字) 똥**

동류는 엄마가 된 후로 말이 많아졌다. 무슨 화제에서 시작하건 결국에는 모두 일파 얘기로 돌아갔고, 우리 아들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관한 얘기로 귀결되었다.

그날도 말했다.

“우리 일파가 방금 날 보고 웃었어요. 나한테만 웃어요.”

“이제 겨우 세 달밖에 안 됐는데 사람을 알아본단 말이야? 말도 안 돼!”

“당신은 말해 줘도 믿지 않는군요. 당신은 우리 일파의 지능 발달이 다른 아이들보다 좀 빠르다는 걸 못 알아챘어요?”

그렇게 말하며 요람에서 일파를 안아 올려 한 번 얼러주었다.

“봐요, 일파가 나를 보고 웃잖아요. 웃었어요.”

“나는 못 봤어.”

“분명히 웃었는데 못 보다니, 당신 눈에는 아들이 없는 거예요.”

그날 장모가 일파를 안아 올려 대변을 보게 했는데, 대변을 다 보고 나자 큰 소리로 동류를 불러 와서 보라고 했다. 동류가 문 밖에서 요강을 들고 들어오더니 말했다.

“이것 봐요. 이것 봐!”

“애 똥이 뭐 볼 게 있다고. 어서 내다버려!”

그녀가 언짢아하며 말했다.

“당신은 봐도 모를 줄 알았어요.”

장모가 옆에 서서 말했다.

“자세히 봐, 자세히 보라고.”

동류가 말했다.

“아직도 봐도 모르겠어요? 당신 아들의 걸작품이에요.”

또 나에게 힌트를 주려고 말했다.

“뭘 닮았어요?”

내가 보고 나서 말했다.

“닮긴…. 아무 것도 안 닮았어.”

“나는 한 눈에 알아봤는데 어떻게 당신은 아직도 못 알아봐요? 우리 일파가 8자를 썼잖아요.”

다시 보니 8자를 닮기는 해서 내가 말했다.

“아무리 상서로운 숫자라고 해도 어쨌든 똥일 뿐이야(*중국인들은 8字와 發財(파차이:돈 많이 번다는 뜻)의 발음이 비슷해서 이를 귀한 숫자로 생각한다 --역자). 빨리 갖다 버려.”

동류는 말을 안 듣고 사진기를 빌려와서 사진이라도 찍어놓자고 했다. 나는 웃음을 참다못해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비웃을까봐 걱정도 안 돼?”

“사진을 찍어놓을래요. 남겨 두어 나중에 기념으로 삼아야겠어요. 아무나 다 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 일파가 크면 보여주면서 너는 생후 몇 개월 때 벌써 이렇게 수준이 높았다고 말해줄 거예요.”

그녀는 위층으로 올라가서 정소괴의 부인 송나(宋娜)한테서 사진기를 빌려왔다. 송나도 대단한 일이라고 하며 아이를 안고 내려왔다. 동류가 내 손에 사진기를 들려주었기 때문에 나는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송나가 한쪽에서 코를 잡은 채 몰래 웃었지만 동류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동류가 말했다.

“우선 침대 아래에다 내려놔요. 좀 있다가 다시 볼래요.”

내가 말했다.

“당신이야 구린내 나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손님한테까지 구린내를 맡게 할 필요는 없잖아?”

“나는 냄새 안 나는데요? 여태까지 냄새난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우리 일파는 다른 애들과는 달라서 구린내 나는 똥은 안 눠요.”

처음에는 손으로 코를 잡고 있던 송나였지만, 이 말을 듣고는 손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사택 단지 안의 몇몇 젊은 애기엄마들은 자주 아기들을 안고 아래층에서 햇볕을 쬐곤 했다. 서로 자기 아이가 어떻게 어떻게 대단한지 서로 앞 다투어 자랑을 했다. 누구 하나가 자기 아이가 어떤 점이 대단하다고 얘기하면 이어서 다른 사람이 자기 아이도 뒤지지 않는다고, 아니 사실은 자기 아이가 더 훌륭하다고 자랑을 했다. 마치 다른 사람을 반드시 눌러놓아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몇 번 그녀들이 자기 아이들 얘기를 앞다투어 하는 것을 들어보았다. 얼핏 듣기에는 자기 아이가 얼마나 개구쟁이인지, 얼마나 말을 안 듣는지에 관한 얘기였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어보면 사실은 자기 아이가 얼마나 총명한지를 자랑하는 말이었다. 동류도 희색이 만면해서 득의양양하게 일파의 8자 똥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옆에서 듣고 있으려니 정말이지 기가 막혔다. 그녀들은 전부 돌았거나 거짓말쟁이들 같았다. 내가 동류한테 말했다.

“송나는 거의 교육도 받지 못한 사람인데, 그런 사람하고 아이 자랑을 다투는 것은 목청 자랑밖에 안 돼. 당신이 이기더라도 그건 지는 거나 마찬가지야.”

나는 송나에 관해서 들은 얘기를 동류에게 해주었다.

한번은 몇 사람이 정소괴네 집에서 포커를 하고 있을 때였다. 누가 물었다.

“정소괴는 잠잘 때 엄청 심하게 코를 고는데, 송나씨는 그래도 잠을 잘 수 있어요?”

송나가 대답했다.

“저는 평소에는 그 사람하고 안 자요.”

몇 사람이 하하, 하고 크게 웃었다.

송나는 여전히 멍하게 서서 모두들 뭣 때문에 웃는지 눈치를 채지 못했다. 다른 사람이 말했다.

“평소에는 같이 자지 않지만 전시(戰時)에는 같이 잔다는 말이군요.”

그제야 그녀도 알아차렸다.

그 얘기를 해주고 나서 내가 말했다.

“이런 사람하고 당신이 서로 잘났다고 다툰단 말이야?”

“내가 그녀하고 다툰다고요? 그것은 나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우리 일파를 무시하니까 그렇죠. 그녀는 자기네 아들 강강(强强)이 우리 일파보다 지능발달이 빠르다고 하는데, 그 말 믿을 사람 어디 있어요? 허풍을 떨어도 정도껏 해야죠. 내가 보니 그 집의 강강은 생후 석 달 때에 웃을 줄도 몰랐어요. 여섯 달 때 8자를 쓴다는 건 꿈도 못 꿀 얘기라고요.”

또 말했다.

“우리 일파 좀 봐요. 입이면 입, 코면 코, 속눈썹까지 벌써 다 자리가 딱 잡혔어요. 어디 자기 집 강강이랑 비교하려들어요?”

이어서 계속 머리카락이며 손발 등 이곳저곳을 계속 비교해 나갔다.

“그만 됐어. 알았어.”

“강강이 조금 더 뚱뚱한 건 사실이지만, 뚱뚱한 게 뭐가 좋아요? 비만증은 조심해야 돼요.”

그리고는 장모님한테 일파에게 매일 우유를 두 차례 더 먹이라고 부탁했다.

어느 날 한밤중에 일파가 울어대자 동류가 일어나 보니 모기장 밖으로 나와 있던 일파의 손이 모기에 몇 방 물려서 손등 전체가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동류는 아들의 손을 끌어안고 대성통곡을 하더니 갑자기 일파를 장모님 손에 떠밀어 넣고는 머리로 내 가슴을 박으면서 소리쳤다.

“바로 당신 때문이야, 바로 당신!”

나는 그녀의 어깨를 떠밀며 말했다.

“왜 이래, 왜 이래?”

그녀는 울면서 말했다.

“당신이 한 짓을 봐요. 아빠가 돼서 당신이 우리 일파한테 해준 게 뭐예요? 자기 아들은 비둘기 새장 같은 데서 자게 해 놓고…. 이런 데 모기떼가 몰리지 않으면 어디로 몰리겠어요? 내 몸이야 모기한테 백 번 만 번 물려 뜯겨도 상관없어요. 나를 우리 속에 가둬놓고 모기떼가 물어뜯게 해도 상관없어요. 그러나 우리 일파가 물리면 내 가슴이 쑤시듯 아프단 말이에요!”

장모님이 그녀를 잡아 떼어놓자 그녀는 엉엉 울면서 내가 아들에게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 여러 얘기를 쭉 늘어놓았다. 심지어 그 똥의 의미를 몰라본 것도 한 가지 죄가 되었다.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아들한테 미안했기 때문이다.

이 사택 건물에는 쥐도 있고, 바퀴벌레도 있고, 모기도 개미도 있었다. 며칠 전에는 내가 한밤중에 일어나서 우유병을 뜨거운 물에 씻은 후 일파에게 우유를 먹이려고 하는데, 동류의 예리한 눈이 우유병 위에 개미들이 기어가고 있는 것을 포착하고는 잽싸게 손을 뻗어서 내 손에 있는 우유병을 탁 쳐서 떨어뜨리고는 말했다.

“우리 일파가 얼마나 많은 개미를 먹었는지 모르겠네! 나중에 일파가 병에라도 걸리는 날엔 당신이 전부 책임져요.”

일파가 다시 잠이 든 후, 조금 있다가 동류는 나더러 모기장이 혹시 다시 열리지 않았는지 가서 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모기가 배불리 먹고 나면 일파를 물지 않을 거라고, 내 손을 모기장 밖으로 내밀어서 모기한테 물려 주라고 했다. 동류가 자꾸 내 손을 밖으로 밀어내려 했지만 나는 손을 끌어당겨 안으로 넣었다. 그러자 동류는 자기 손을 밖으로 뻗으며 말했다.

“내가 할 게요, 내가 할 게요. 누구 피가 되었든 모기도 배를 채워야겠죠. 나는 이해할 수 있어요.”

그날 밤 나는 거의 한 숨도 자지 못했다.

이층 방이 생긴 후부터 장모님은 일파를 데리고 아래층에서 주무셨다. 동류가 말했다.

“이제야 당신 속이 시원하겠어요. 시끄럽게 할 사람도 없고. 우리 일파가 시끄럽게 하는 거 당신 싫어하잖아요. 당신은 사실 가장 이기적인 사람이에요. 다른 사람들은 밖에서는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좋은 것은 다 집으로 가져오는데, 당신은 밖에서는 좋은 사람으로 행세하고 집에 들어와서는 이기적으로 굴잖아요.”

“밖에 나가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려고 해도 안 되는 걸 어떻게 해. 태어날 때부터 이 모양인 걸. 우리 지씨 가문 체질이야.”

"밖에 나가서 이기적이지 못한 건 그렇다 쳐요. 나도 그걸 갖고 당신 원망 안 해요. 내가 손해 보게 되면 손해보고 말죠 뭐. 하지만 우리 아이까지 서러움 당하게 하진 말아요."

거의 매일 밤 동류는 아들이 위험한 상태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고 안절부절못했다. 모기가 물지는 않았을까? 담요는 잘 덮었을까? 내가 말했다.

“당신 걱정 너무 많이 하면 빨리 늙어!”

“남자가 여자하고 다른 것은, 아이가 남자 몸에서 나온 혈육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내가 빨리 늙어서 당신이 날 버리기라도 할까봐 걱정할 줄 알아요? 당신이 날 버리는 날엔 우리 일파는 내꺼예요. 당신은 우리 아들을 한 번 만져볼 자격도 없어요. 나는 우리 일파만 있으면 충분해요. 나는 그 애만 안고 있으면 가슴이 뿌듯하고 마음도 넉넉해져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니까 이러고 살지 다른 여자들 같으면 당신을 거들떠보기나 할 줄 알아요?”

또 말했다.

“요즘 모기는 옛날 모기하고 달라요. 요즘 사람들처럼, 대학이라도 졸업한 것처럼 아주 똑똑해요. 모기장으로도 방충망으로도 막을 수가 없어요. 귀신 같이 들어와요.”

그러면서 그녀는 장모님한테 문을 하루에 다섯 번만 열도록 했다. 어느 날 밤 그녀는 침대에 누워서 <대중위생신문>을 보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여보! 빨리, 빨리요!”

나는 깜짝 놀랐다. 그녀가 말했다.

“어떤 아이가 쥐한테 물려 귀가 반이나 날아갔대요. 우리 일파에게 별 일 없는지 가서 보고 올게요.”

그리고는 곧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아이의 안전을 확인한 다음 돌아와서 말했다.

“가슴이 아직도 뛰네.”

내가 말했다.

“당신은 그 방면으로 상상력이 너무 풍부해. 좀 커다란 주제에 대해서 그처럼 상상력이 풍부하면 좋을 텐데….”

그녀는 내 귀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아들이 큰일이 아니라면 뭐가 큰일이에요? 당신이 말하는 그 커다란 주제란 건 하늘을 쳐다보며 생각하는 거죠. 만 년을 생각해봐요. 주방은 말할 것도 없고 네슬레 분유 한 통 떨어지나….”

또 한밤중에 여러 차례 나를 깨우며 말했다.

“우리 일파가 울고 있어요.”

아래층 위층에 다 갓난아이들이 여럿 있어서, 한밤중에 누구 하나라도 울면 그녀는 반드시 일어나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자기 아이의 목소리인지 아닌지 구별하려들었다. 또 자기 혼자서는 못 가겠으니까 나더러 같이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한번 보자고 했다. 나중에는 장모님마저 언짢아하면서 말했다.

“내가 데리고 있는 게 불안하거든 네가 데리고 있으렴.”

그녀는 자기가 몇 밤 데리고 자더니 다시 장모님이 데리고 자도록 했다.

동류를 통해서 나는 한 가지 이치를 깨달았다. 사람은 자신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일에 있어서는 감정이나 이익에 눈이 멀어 맹목적이 된다는 것, 또 그 때문에 사물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에겐 편견이라는 것이 있으며, 편견이 생기면 객관적일 수 없고, 공정성도 유지할 수 없다. 이런 관점으로 주변사람들을 관찰해보았다. 예외 없이 매우 유효한 관찰방식이었다.

정소괴만 하더라도, 그가 마 청장 곁을 걸을 때는 언제나 몸을 옆으로 비스듬히 기울여 걷는데, 그런 자세가 얼마나 꼴불견인지 자기 자신도 생각을 못할 것이다. 그리고 마 청장 본인도 주변사람들의 이러한 자세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깨닫지 못할 것이다.

생각이 마 청장에 미치자, 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생각났다. 마 청장님은 얼마나 똑똑하고 또 얼마나 자신만만한 사람인가! 그런데 왜 그런 그가 이런 어리석음을 범하는 걸까? 그가 사무실에서 내려오면 여러 명이 달려들어 그에게 차 문을 열어주지만, 그것에 대해서 그는 전혀 아무런 느낌도 없는 듯했다. 그의 자신감은 편집증 수준에 도달해서 다른 사람의 어떤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자기 주관이 뚜렷했던 부 청장들 여럿이 모두 쫓겨나고, 주변에는 언제나 예스맨 무리들만 남았다. 이런 무리들은 수시로 개의 낯짝을 하고 누구를 물어라 하면 물고, 몇 번 물어라 하면 몇 번 물었다. 마 청장은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도록 내버려둬도 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도 말은 그렇게 하고 다니지만, 만약 누가 자기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하는 것을 듣고 나서도 그를 가만 내버려두겠는가? 내가 바로 그 중의 한 사람이다. 나 자신이 큰 인물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너무 믿었던 것이 잘못일 뿐이다. 그리고 또, 그는 자신은 농민의 아들이며, 농민의 본성이 자기로 하여금 비굴하게 알랑거리는 자들을 가장 싫어하게 만들었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 그가 왜 항상 그런 비굴하게 아첨하는 무리들에 포위되어 있으면서도 마음속으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걸까?

그리고 시(施) 청장도, 자기 재임 시에 퇴임 임기를 예순 살로 정해 놓고는 많은 사람들을 칼로 자르듯이 정리했지만, 막상 자기 자신에겐 적용하지 않고 예순 셋이 될 때까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성에서 그에게 퇴직을 지시하자 마치 세상의 억울한 일은 혼자 다 당한 듯이 행동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몇 가지 원칙이란 것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두들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은 그 원칙의 예외라고 생각하고, 원칙이란 손전등은 다른 사람을 비추는 데에만 사용한다. 자애(自愛)는 인간 본성의 맹점(盲點)이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모든 것을 본능적으로 자신의 입장에서 체험하고, 판단하며, 자신한테 불리한 것은 본능적으로 배척한다. 사람들이 어떤 사실에 대해 가지는 태도는 언제나 자기의 감정과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무슨 객관성이라고 할 만한 것은 아예 없다. 세상에는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일은 없고, 또 아무 이유 없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일도 없다. 그런데 그 이유의 근거는 또 무엇일까? 아무리 빙빙 돌려 말하더라도, 결국 그 이유는 바로 자기 자신일 수밖에 없다. 편견은 논리에 근거하여 바로잡혀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바로 논리의 출발점이다. 이것은 사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런데도 내가 동류에게 일파를 객관적으로 보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사람에겐 머리가 있지만 그 머리는 항상 엉덩이에 의해 결정되고, 엉덩이가 앉아 있는 곳에 따라 그 하는 말도 달라진다. 이러한 입장은 또한 반석처럼 견고하게 마련이다. 원칙(原則)이란 거짓이고, 이해관계(利害關係)만이 진실이다. 원칙은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그래서 모두들 나름의 논리가 있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도 이러하고, 거물들은 더더욱 그러하다. 다른 점이라면 보통 사람들은 사정을 좌지우지할 힘이 없다는 것뿐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자, 나는 이성(理性)과 공정(公正)에 대한 믿음을 더 이상 견지할 수 없게 되었고, 심지어 무서워지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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