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8일 "한국에 미국의 핵무기는 없다"며 "미국의 핵우산이라는 것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두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공지의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핵폐기를 요구하기 전에 미국이 한국 내 배치한 핵무기를 먼저 해결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한 직접적인 답변이었다.
"핵우산과 핵무기 국내배치는 다른 이야기"
뉴질랜드를 국빈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웰링턴 국회의사당에서 헬렌 클라크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미국이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언론보도에 대한 의견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7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지난 1989년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한 바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던 핵무기는 1991년 이후 철수 혹은 폐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전날 시드니에서 가진 호주 교민들과 동포간담회에서는 "핵무기에 관한 억지력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미국이 확실하게 보장한다고 약속하고 있고 우리도 거기에 필요한 만큼 한미관계를 잘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은 "북한에 핵무기가 있다고 할지라도 한국의 군사력은 충분히 (북한과)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우월적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추진이나 방북 의사'를 묻는 질문에 "정상회담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며, 북한은 혼자서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한국방문은 한국 정부에 의해 여러 번 제기됐다"며 "지난 2000년에 한 (답방) 약속을 이행하라고 여러 번 촉구해 왔고, 또 그밖에 언제든지 방문한다면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뉴질랜드, 정보통신협력약정 체결
한국 국가원수로서는 7년 만에 뉴질랜드를 국빈방문한 노무현 이날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무역 역조 개선 문제와 농업, IT(정보기술), 과학기술, 환경 분야에서의 실질협력 강화방안 등 공동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양국 간 정보통신협력약정 서명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10일까지 뉴질랜드에 머물며 비즈니스 포럼, 동포간담회, 총독 주재 만찬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10일 오전 이번 순방의 마지막 목적지로 ASEAN+3 정상회담이 열리는 필리핀 세부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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