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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YS '세계화'선언 나온 호주 방문해 FTA논의

북핵 문제도 논의…한·호, PSI에 대한 입장 차 뚜렷

인도네시아에 이어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6일 존 하워드 호주 연방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북핵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한호 FTA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특히 양국 정상은 FTA 타당성 조사를 위해 민간 연구기관에서 연구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 무역과 투자의 확대균형을 비롯해 에너지·자원, IT,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실질협력 증진방안도 논의 주제에 포함됐다.

이라크 문제에 닮은 꼴인 한국과 호주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하워드 총리는 "(한국과 호주가 태평양) 지역 내 파트너로서 북한 핵문제가 우선적 과제이고 공통과제라는 점에 이해를 같이하고 있다"며 "6자회담이 재개된 것을 환영하고 양국이 공동으로 추구하고 있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에서 노력하고, 북한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노 대통령도 "양국 관계 발전 방안과 북핵 문제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며 "북핵과 관련해서는 UN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UN 등 국제사회에서 긴밀히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맞장구 쳤다.

한편 '게이츠 미 신임 국방장관이 이라크 전쟁에 대한 비관론을 제시하고 있다'는 호주 현지 기자의 지적에 대해 하워드 총리는 "이라크 문제는 연합국 지도자들 간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것을 봐야 한다"고 애써 낙관론을 피력했다.

하워드 총리는 "미국이 물론 이라크에 대한 세부 정책을 재조정중"이라면서 "(호주는) 철군을 급작스럽게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철군 계획'이라는 말 대신 '감군'이라는 단어를 고집하는 우리 정부와 닮은 꼴인 셈이다.

회담을 마친 후 노 대통령과 하워드 총리는 양측 외교장관 간에 이루어진 '사회보장협정'과 '철새보호협정' 서명식에도 참석했다.

양국 간에 사회보장협정이 체결됨에 따라 양국 진출 기업 및 파견 노동자의 연금보험료 이중납부 부담이 해소되고 호주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연금수급권도 보호, 확대될 전망이다.
1994년 YS의 'Segehwa' 선언과 2006년의 동시다발 FTA

이날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과 하워드 호주 총리는 한·호 FTA의 타당성 조사를 위해 양국 민간연구기관간 공동연구를 실시하기로 한 데 대해서 만족을 표했다.

하지만 양국 정상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벌어졌다. 기자회견에서 FTA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하워드 총리는 "FTA 민간 공동 연구 발언은 제가 하지 않았다"고 한발 뺐고 노 대통령은 "FTA는 호주가 하고 싶어한다. 좀 더 원한다"며 맞받았다.

이처럼 노 대통령의 최근 해외순방에서 빠지지 않는 항목이 FTA다. 노 대통령은 지난 달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APEC회원국 전체를 포괄하는 FTA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회의 기간 중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보시라이 중국 상무부장과 양자 회담을 갖고 내년 초부터 한중FTA 산관학 공동 연구를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동시다발 FTA'의 터를 닦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얼마 전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마음 같아선 한미 FTA는 물론 중국, 일본, EU와도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면서도 "국내 상황이 잘 안 받쳐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대외협상은 차치하고 대내협상이 쉽지 않아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것.

현 정부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로 동시다발 FTA를 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문제가 노 대통령의 '최고 관심사항'인 점을 감안하면 속단하긴 어렵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은 "(한호 FTA에 대한) 민간분야 연구는 내년 상반기쯤 시작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미 여러 나라와 민간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12년 전 호주를 국빈 방문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시드니 리젠트 호텔에서 이른바 '세계화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시드니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세계화를 구상했다"고 주장한 김 전 대통령은 "Globalization이라는 단어는 너무 흔해서 Segehwa(세계화)라는 단어를 택했다"고 말해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 이후 '문민정부'는 세계화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고 1996년에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가입하며 "이제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접어들었다"고 샴페인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같은 졸속 세계화는 결국 IMF 외환위기의 단초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호주 1야당 노동당 당수도 접견

한편 노 대통령은 하워드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후 호주의 1야당 지도자인 케빈 러드 노동당 당수를 접견했다. 노 대통령은 러드 당수와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 양국 관계 및 의회 차원의 교류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우리 대통령이 순방국의 야당 당수를 접견하는 것은 흔치않다는 점에서 이 만남은 눈길을 끌었다. 특히 '부시의 부보안관, 블레어 영국총리에 이은 두 번째 푸들' 등으로 불려 온 하워드 호주 총리가 대북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보여 왔기 때문에 이 만남에 더욱 관심이 쏠린 것.

하워드 총리는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해서는 양국 정부 입장에 차이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호주가 훨씬 적극적이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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