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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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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8>

인연과 운세의 변화 - 충(衝) <2>

저번에 이어서 충의 작용에 대해 좀 더 알아 보기로 한다.

기본적으로 운의 순환은 12라는 숫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일년 열두달 뿐 아니라 12년 주기에서부터 작게는 12 일 주기, 12시진(24시간) 주기가 있다. 그리고 12로 이루어진 주기가 다섯번을 순행하면 60, 즉 60갑자가 된다. 충이란 12의 절반 지점에서 반대의 흐름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해가 뜨면 지듯이 천지 자연의 기본 흐름이다.

그런데 충의 작용은 거시적인 것에서부터 미시적인 일상사까지 광범위하게 작용하고 있는데 먼저 대국적인 차원의 일부터 실례를 들어 보고자 한다.

히틀러가 일으킨 2차 세계대전은 1939년에 시작되었지만 사실상 히틀러의 군사적 모험은 1936년 프랑스와 독일 국경 지대에 위치한 라인란트 지역을 강점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수많은 역사가들도 독일의 라인란트 진주를 유럽의 정세를 뒤바꾼 결정적인 사건이었다고 인정하고 있는 바, 그 이후 히틀러는 군사적 모험에 재미를 붙여 오스트리아를 병합하고 폴란드를 침공했으며 프랑스를 전격전으로 격파한 뒤 러시아로 들어갔다가 1942년 겨울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패퇴하면서 그의 군사적 성공은 막을 내린다. 그 기간은 6년이었다.

동시에 1939년에 발발한 2차 세계대전은 1945년에 막을 내리는데 그 또한 6년간의 전쟁이었다. 덧붙여 애기하면 히틀러는 1921년 나찌스 당수의 자리에 오른 뒤 정확하게 24년, 그러니까 12라는 숫자를 두 번 순환한 뒤에 극적인 일생을 마쳤다.

아울러 일본은 진주만을 기습 공격한 이래 정확하게 6개월 뒤 미드웨이 해전에서 패퇴함으로써 군사적 이니셔티브를 빼앗기게 된다. 역사 연표를 놓고 따져보면 6이라는 숫자, 그리고 12라는 순환 주기를 무수히 발견할 수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1년 5.16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은 뒤 1979 년 서거할 때까지 집권기간이 18년이었는데 이는 12와 6이라는 숫자로 나뉘어진다. 즉 한 순환을 마치고 절반에 가서 생을 마쳤는데 처음의 한 순환 주기는 1973년에 끝난다.

이는 1972 년 12월 유신헌법을 통과시키고 1973년에는 김대중 납치 사건이 있었던 해다. 즉 박 대통령은 1973년부터 강력한 국민적 반발에 직면했고 유신 정권은 결국 탄생해서는 안 될 정권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충과 관련하여 보다 큰 시간적 차원의 일을 보면 60년의 절반인 30년에 가면 또 하나의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는데 이는 12년 주기를 두 번 지나고 맞는 충운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박정희 정권 하에서 1962년부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것이 시행되었는데 관 주도의 경제 근대화 프로그램으로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원동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우리 나라의 산업화는 30 년 뒤인 1992년에 가서 일단 완성되었으며, 동시에 정권도 군부 정권에서 김영삼 문민 정부로 넘어갔다.

그 이후 김영삼 정권은 신 경제사회 발전 5개년 계획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쓰게 되는데 사실 이 또한 나름의 의미를 충분히 지니고 있다. 그것은 양적(量的) 성장이 끝나고 질적(質的) 성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질적 성장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요약하면 시련의 시기를 뜻한다. 양을 늘리는 것은 열심히 하면 되지만 질의 개선이란 갈등과 대립의 요소들이 저마다 최대한의 힘을 쓰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보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을 수 있다.

김영삼 정권 이후 우리나라는 그간의 문제점들이 모조리 튀어 나오면서 환란(換亂)으로 IMF 사태를 맞이했고, 노사간의 갈등과 계급간의 갈등, 지역간의 갈등, 공직자의 비리와 법의 부패, 남북 문제 등등 사실 질적인 개선을 요하는 문제들이 하루도 쉬지 않고 신문 지상을 메우고 있다.

이같은 질적 성장 과정은 1992년에 시작된 흐름이니 2022 년까지 30년간 이어질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그 사이클의 1/3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1962년에 출발한 양적 성장의 열매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은 2/3 지점인 1982년부터이고 얼마 후 우리는 '3저 경기'라는 단군 이래 최고의 경기를 맞이할 수 있었듯이, 이번의 질적 성장(이를 改善이라 한다)도 2012년이 되어야 서광이 비칠 것이다.

그렇다면 장차 두 번의 정권은 좋은 얘기를 결코 못 듣는다는 논리가 성립되는데 (왜 저리들 대통령이 하고 싶어서 안달인지 나로서는 사실 이해가 안 간다). 왜냐, 개선의 과정은 양적 성장 과정보다 더 엄혹한 시련과 도전들을 처리해야 하는 탓에 국가적 타협(national deal)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만족스런 해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의 의약 분업은 의사와 약사들의 조직적 저항 앞에서 무릅을 끓은 정부가 그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함으로써 철저히 실패한 케이스로서 반면교사의 노릇을 할 것이고 그 나름으로 의미가 충분하다고 하겠다.

다음 번에는 대국적 견지에서의 사례가 아니라 우리 일상사에서 볼 수 있는 충의 작용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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