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유력 후보인 '정몽준-김문수' 두 사람의 불출마 선언으로, 새누리당 선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서울 탈환'과 '경기 수성'으로 수도권을 붉게 물들이겠다던 야심이 시작도 전에 꺾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거물급 인사들의 대권 도전 가시화로 당내 '친박-비박'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출마하지 않겠다… 차기 대선 도전할 것"
김문수 경기지사가 6.4 지방선거 불출마에 쐐기를 박았다. 김 지사는 15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인터뷰를 통해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경기지사 직보다는 차기 대선에 뜻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조선>에 따르면, 김 지사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거듭된 출마 권유를 일찌감치 거절했다. 김 지사는 "(청와대와 당의 요청에) 내가 바로 답을 해줬다. 안 나가는 걸로"라며 "(경기지사) 두 번 했으면 많이 한 것 아니냐. 8년이 짧지 않다. 4년 더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동아>와의 인터뷰에서도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단체장은 재선 정도가 적절하다"며 선거 불출마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퇴임 후 자신의 정치 생명을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 즉 대권에 매진하겠다는 생각이다. <조선>이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해 묻자, "(대통령은) 매우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하고 할 수 있으면 해야 된다고 본다"며 속내를 숨지기 않았다. 다만, 대선 주자로 지지율이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경기지사를 해도) 국회의원 때보다 더 알려지는 게 없었다"는 것. 김 지사는 "경기도 외 지역에서는 존재감 자체가 없었다"고도 말했다.
새누리당, 지방선거 건너뛰고 바로 대선?
정몽준 의원과 김 지사의 사실상 불출마 선언으로, 새누리당은 곤궁에 처했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보다 2017년 대선 경쟁 구도가 조기 점화됐기 때문이다.
<동아>는 이날 1면 기사 '김문수-정몽준 "지방선거 불출마" 쐐기'에서 두 사람의 대권 도전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김 지사는 "(2017년 대선에)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정 의원은 "2017년에 당에서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동아>는 6면 기사 '정몽준-김문수, '삶의 여유 vs 통일강국' 同夢異望'에서 "두 사람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같은 정치적 선택을 했다"며 둘의 관계를 '오월동주(吳越同舟)'라고 말했다. 오월동주는 서로 상대방을 내켜하지는 않지만 공통의 어려움이나 이해관계 때문에 손을 잡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두 사람은 2017년 대권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관계지만, 2012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비박 연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대권을 위해서는 '친박'과의 경쟁을 통해 당권을 장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3선에 힘을 쏟을 필요 또한 없다. <동아>는 정 의원의 경우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패배할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며 이들의 불출마 선언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박근혜 구하기'에 나설 필요가 있겠느냐는 정치적 판단" 결과라고 말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1년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정치가 실종됐으며, 불통 이미지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앞서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정치를 멀리하고 행정 위주로 일을 했다"며 박근혜 정부의 정치 실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수위 때부터 문제가 됐던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지적했다.(☞관련 기사 : 정몽준, "서울시장 선거 안 나간다" 못박아)
김 지사도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살아온 삶이 있는데, 국민은 박 대통령이 소통을 잘할 걸로 기대하고 뽑은 건 아닐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꼬집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 주변에 관료가 너무 많다"며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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