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고인 서울디지텍고가 우편향, 역사왜곡 논란을 빚은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복수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경북 청송여고 등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던 학교들이 학생과 학부모의 반대로 채택을 취소하는 와중에 나온 결정이라 눈길을 끈다.
서울디지텍고는 지난해 12월 31일 채택한 리베르스쿨 교과서와 함께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디지텍고는 지난 7일 역사교사협의회와 긴급간부회의를 통해 이 같이 결정했다.
곽일천 서울디지텍고 교장은 9일 <조선일보>에 '역사 교과서 채택에 대한 부끄러운 변명'이란 글을 기고해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곽 교장은 "균형 잡힌 역사 교육을 위한 첫걸음으로 발행된 교학사의 역사 교과서가 표면적으로는 학교 현장으로부터 거부당한 것처럼 보여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이라며 교학사 교과서의 채택률이 왜 낮은지 설명했다.
그는 "우선 역사 교과서들이 학교에 전달된 시점이 충분히 비교·분석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학교는 새 교과서보다는 기존 교과서를 채택하려는 경향이 많았다"며 "물론 여기에는 일부 언론의 무차별 공격과 비난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워낙 역사 교과서 문제가 정치권부터 논란이 되다 보니 학술적·교육적 관점이 아니라 정치 공학적으로 흐른 것도 문제"라며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면 마치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는 것처럼 부담스러워한 분도 많았으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된 내용을 별첨자료로 배포하고, 위안부 사진설명 등 불필요한 오해를 부른 표현을 수정한다는 조건만 충족되면 교학사 교과서를 추가로 지정할 것"이라며 "이 교과서의 핵심적인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교육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역사 교과서 채택을 둘러싼 시행착오나 공방은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자유 통일을 심각히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시점에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모든 국민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서울디지텍고는 교과서를 2권 구매할 경우 학생들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교학사 교과서를 일정 수량 학교가 구입해 역사 교과교실에 비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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