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조선일보>가 맞붙었다. 말과 말이 오가는 핑퐁 싸움이지만, 싸움의 패자는 두 눈을 잃은 채 북으로 쫓겨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조선>의 17일 자 사설 '유시민씨 "장성택·이석기 사건이 같다"니 北서 살 생각 있나'가 보도된 뒤, 유 전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조선일보 사설에서 나더러 북에서 살고 싶냐고 하는데...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받아쳤다.
유 전 장관은 이어 "조선일보가 <로동신문>과 얼마나 다르고 조선TV가 <조선중앙통신>과 얼마나 다른지. 제가 보기엔 비슷하다"고 말했다. 북한 언론이 김정은 유일 영도 체제 구축을 위해 '장성택 숙청'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모습이나 <조선>이 '이석기 사태'를 체제 전복 세력으로 분리하며 '종북 몰이' 하는 행태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조선>은 또 같은 날 유료 서비스 기사에서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이 유 전 장관의 발언을 비판했다며, '이제 한쪽 눈마저 잃은 '퀴클롭스' 유시민'이라고 조롱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퀴클롭스는(Kyklōps) 법도 경작도 알지 못하고 양을 키우며 사는 애꾸눈 거인족이다.
<조선>이 유 전 장관을 퀴클롭스에 비교한 것은 유 전 장관이 노무현 정권에서 국회의원과 복지부 장관을 역임하며 거인족처럼 눈에 띄게 정계에 입성했지만, 처음부터 애꾸눈이었다는 비난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신문은 '장성택-이석기 동종 사건' 발언을 빌미로, 유 전 장관이 다른 한쪽 눈마저 잃었다며 공세 수위를 높인 것.
유 전 장관은 지난 15일 노무현 재단 송년모임에서 "2013년 가장 두드러지게 기억나는 것은 '동종의 사건'이 남북한에서 동시에 터졌다"며 "북에서는 장성택 숙청 사형이고, 남쪽에서는 이석기 진보당 의원 내란음모 사건이다. 제가 보기엔 그건 같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이어 "(동종의 사건이) 북에선 국가 전복 음모로 나왔고 우리식으로는 내란 음모"라고 말했다.
다음날 김용태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이석기 사태'를 '장성택 숙청'과 동일선상에 놓는 발언은 과연 어느 국민이 인정할 수 있겠느냐"며 "이게 친노의 전반적인 인식이 아닐까 두려울 정도"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오히려 이게 지금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계속 비판받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라며 "대선불복 문제, 이석기 사태 이 부분은 팩트인데 자꾸 아니라고 하니까 답답한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 관련 기사 : 유시민 "겁먹지 맙시다"…'장성택-이석기 동종 사건' 발언 난타)
유 전 장관의 발언은 '종북'으로 낙인 찍힌 이석기 의원을 옹호하는 모습으로 비치며, 보수 성향의 트위터 이용자에게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특히 유 전 장관이 "개인 유시민의 발언"이라며 관련 논란을 일축한데 대해 "일개 시민이 아니라 '유시민'", 또는 유 전 장관의 이름을 바탕으로 한 "유별나게 시건방진 민주인사"라는 노골적인 비난도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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