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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못살아, 박근혜 OUT" 비상시국 집회 2만 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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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대로는 못살아, 박근혜 OUT" 비상시국 집회 2만 운집

[현장] 국가기관 대선개입, 공안 탄압, 밀양 송전탑 강행 등 규탄

국가기관 대선 개입,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대한 탄압과 종북몰이, 경제 민주화 및 복지 공약 파기, 철도·가스 등 공공부문 민영화 시도, 진주의료원 폐쇄,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시도 등….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현 세태를 '위기'라 불러야 할 징후들은 많다.

연말 분위기가 한껏 오른 7일 오후, 이런 '위기'들을 우려하는 2만여 명이 모여 서울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와 가두시위를 벌였다. 민주노총·민영화반대공동행동·밀양대책위·통합진보당·정의당 등 25개 단체가 지난 11월 발족한 '비상시국대회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주최한 일정들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역 광장에 모여 "불과 1년 만에 새로운 희망 대신 민주주의 파괴와 민생 공약 파기, 이 땅의 평화가 위협받는 참담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고 국민의 힘으로 심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총체적 관권부정선거…특검 통해 진상 규명하라"

준비위는 지난해 있었던 대선을 '총체적 관권부정선거'로 못 박았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이 정권이 관권 부정선거를 은폐하기 위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보라"며 △관권부정선거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특검 도입을 요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에 대한 탄압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컸다. 전공노는 이날 집회에서 "불법 선거는 자신들이 저질러 놓고, 공무원 노조가 선거에 개입했다며 탄압하고 있다"며 전공노에 대한 탄압을 '부정선거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역시 "설마 설마 했던 전교조 법외 노조화를 진짜 시도하는 정부를 보며 정신이 바짝 들었다"며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정부에 '똥침'을 한번 날렸지만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시간제 교사 확대와 친일·독재 미화 뉴라이트 교과서 등을 막아내기 위해 더욱 똘똘 뭉치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물타기'라고 부르는 것은 또 있다. 정부의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청구다. 최근 구속된 통진당 당원의 부인은 단상에 올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갑을 차고 끌려나간 남편을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대선 개입을 덮기 위해 내란 음모죄를 꺼내 든 국정원은 막상 재판이 시작되자 조악하기 짝이 없는 증거로 연일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 7일 열린 비상시국대회 참가자들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영화 안 한다더니…파업으로 민영화 막겠다"

준비위는 공공부문 민영화 시도를 저지하겠다고도 선언했다. 당장 철도노조는 9일부터 수서발 KTX 별도법인 설립을 막기 위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10일에는 별도법인 설립을 의결할 예정인 이사회를 물리적으로 막겠단 계획도 세워놓은 상황이다.

철도노조는 이날 "박근혜 정부가 철도를 민영화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총파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일 배포한 호소문을 통해 "수서발 KTX 운영회사 설립을 저지하기 위한 파업은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강경대응원칙을 예고한 바 있다.

진주의료원 노조 관계자도 단상에 올랐다. 노조 측은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 발표(2월 26일)와 함께 이 땅에서 공공의료가 사라진 지 284일이 지났다"며 "국민들 마음속에서 공공의료와 진주의료원이 사라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노조(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는 지난 9월 11일부터 경남도청 앞에서 병원 재개원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각계 반대에도 강행되는 밀양 송전탑…국민의 힘으로 막아달라"

강경일변도로 진행되는 밀양 송전탑 공사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공사도 도마에 올랐다. 밀양대책위는 "밀양은 지금도 전쟁 중"이라며 "지금이라도 사회적 합의 기구를 구성해 노후원전을 폐쇄하고 신규원전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밀양에서는 지난 6일 주민 유한숙(71) 씨가 "살아서 송전탑 보느니 죽는 게 낫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제초제를 마셔 유명을 달리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7일 "(자살)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해 유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족들은 8일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영남병원 농협장례식장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강정마을 주민 대책위도 단상에 올라 발언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오랜 시간 평화롭게 지내던 마을이 국가 권력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되어 주민들은 매일같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강정 주민들이 예전처럼 아름답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 강정마을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47억에 가까운 손해 배상 지급 판결을 받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관계자도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지부 측은 "2009년 경찰특공대가 국민적 공분을 사며 해고자들에게 폭력을 가해놓고, 이제 와 천문학적 돈을 물어내라고 한다"며 "대한문 분향소가 철거되고, 김정우 전 지부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하루하루 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서비스 유족 노숙 농성 5일째

이 외에도 준비위는 △삼성 노조 탄압 중단 △ 부양의무제 장애등급제 폐지 △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해직 언론인 복직, 언론 공공성 회복 △ 시간제 일자리 확산 중단 △한·미·일 삼각군사동맹 반대 등을 외쳤다.

금속노조 남문우 수석부위원장은 "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 최종범 열사가 운명을 달리한지 38일째나 됐는데도 삼성은 교섭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전국적인 전면전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시국대회가 열린 이 날은 최종범 씨의 부인 이미희 씨가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삼성의 사과를 촉구하며 노숙 농성에 돌입한 지 5일째가 되는 날이다. 부인 이미희 씨는 이날 서울역 집회에 앞서 삼성 본관 앞에서 열린 사전 결의대회에서 "삼성이 별이 아빠의 주검 앞에 사과할 때까지 내가 포기하지 않고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지켜달라. 그래서 다시는 삼성에서 별이 같은 사랑스러운 아기가 아빠를 잃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후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를 향해 가두 행진을 벌였다. 경찰 저지로 가로막힌 참가자들은 몇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행진을 계속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때 경찰이 물대포를 사용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6시께 청계 광장으로 이동해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자진 해산했다.

한편, 28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국정원 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광장에서 23차 촛불집회를 열고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수용,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있는 사과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국가정보원 개혁특위는 국민과의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 없이 국정원을 개혁한다는 것은 진찰도 하지 않고 치료하겠다는 것과 같은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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