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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정상 "6자회담 재개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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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정상 "6자회담 재개 위해 노력"

푸틴 "경협 위해선 남북 정치적 문제 해결돼야"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공식 방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관련 협력과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양국간 노력에 합의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우선 양국은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푸틴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나진-하산 공동개발에 합의에 따라 지난 2008년 설립된 합작회사 '라손콘트란스'(러시아 70%, 북한 30%)를 통해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 극동의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철도(54km) 개보수와 나진항 및 나진구 개발 운영 등이 골자다.

이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간접투자 방식으로 참여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 포스코, 현대상선, 포스코 등 3개사 컨소시엄이 2100억 원을 투자, '라손콘트란스'의 러시아측 지분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인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남북간 인적, 물적 교류를 중단시킨 5.24 조치가 점진적으로 해제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는 "남북러 3각 시범사업 성격으로 성공시 향후 유사한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북한의 개방을 유도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또한 러시아가 동아시아의 유럽발 화물을 나진-하산 철도를 통해 유럽으로 운송을 희망하는 만큼 나진-하산 철도는 추후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계에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 계획이 실현되면 유라시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는 구상인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도 한 걸음 진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북한의 협조와 경제성 충족이 관건이다. 푸틴 대통령은 제6차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행사 특별연설을 통해 경제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당부하면서도 "남북한과 러시아가 공동 참여하는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위해 남북한 간 정치적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MOU만 체결했을 뿐, 실제로 투자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향후 남북관계 등을 봐가며 투자시기 등이 조절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5.24 조치의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정부는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북한이 참여하는 공동 사업이기는 하지만, 러시아 측에 투자하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5.24 조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가 없는 한 5.24 조치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6자회담 재개 위해 노력"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양국 정상은 한러 공동성명 합의문을 통해 평양의 독자적인 핵, 미사일 능력 구축 노선을 용인할 수 없음을 확인하고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음을 강조했다. 북한을 포함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이 조속히 협약에 가입해야 한다는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 및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포함한 비핵화 분야에서의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9.19 공동성명의 목표에 따라 6자회담 참가국들과 공동으로 회담 재개의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설명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공감을 표했으며 한반도 신뢰 구축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문제는 오로지 정치적, 외교적 문제로만 해결할 수 있다. 6자회담 틀 안에서만 해결될 수 있다"며 "러시아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양국은 또 일본의 역사 퇴행적인 언행으로 조성된 동북아 지역의 갈등과 관련해 공동의 우려를 표했다. 양국은 신뢰 강화와 긴장 완화를 통해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공고히 해나가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갖고, 이를 위해 박 대통령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한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한 한러 최고위급 및 고위급 정치, 안보 대화를 강화하고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러시아연방 안보회의간 정례대화 등 관련 협의체를 더욱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양국 정상은 양국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10억 달러 규모의 개발펀드 조성, 러시아 보스토치니항에 합작 LNG 조선소 설립, 북극항로 개척 등을 논의했으며 문화-인적 교류도 논의했다. 회담 후 협정 서명식에서는 한ㆍ러간 비자(사증) 면제협정, 교류협력 확대에 대한 협정 및 기관간 약정, 문화원 설립협정 등이 체결됐다.

한편 당초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12일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던 푸틴 대통령이 13일 새벽에야 한국에 도착하면서 러시아 측 요청으로 일정이 급변경돼 일정이 30분 씩 연기되는 등 외교 결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회담으로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 일본을 제외한 한반도 주변 4강뿐 아니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영국)과의 정상외교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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