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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에서도 여전한 美 군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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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에서도 여전한 美 군사주의

[주간 프레시안 뷰] 9.11 이후 미 대외정책을 이끈 3가지 축: 이념, 지리, 수행방식

<주간 프레시안 뷰>는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만의 차별화된 고급 칼럼지입니다. <프레시안 뷰>는 한 주간의 이슈를 정치/경제/남북관계·한반도/국제/생태 등 다섯 개 분야로 나눠 정리한 '주간 뉴스 일지'와 각 분야 전문 필진들의 칼럼을 담고 있습니다.

정치는 임경구 프레시안 정치 선임기자 및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번갈아 담당하며, 경제는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남북관계·한반도는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국제는 박인규 프레시안 편집인, 생태는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맡고 있습니다.

이중 매주 한두 편의 칼럼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 현재 <프레시안 뷰>는 프레시안 조합원과 후원회원인 프레시앙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 외 구독을 원하는 분은 프레시안 협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유료 구독 신청(1개월 5000원)을 하면 됩니다.(☞ <프레시안 뷰> 보기)


마침내 한국도 미 국가안보국(NSA)의 도청 대상국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군요. <뉴욕타임스>보도로 알려지게 된 건데,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이 참으로 신중합니다.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사실확인 및 보도경위 해명을 요구했다는데,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항의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너무도 조심스럽다고 해야겠습니다. 지난 1996년 미국 군무원으로 근무하던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김이 별 대단치도 않은 군사기밀을 한국에 넘겨주었다는 이유로 10년 가까운 중형을 내린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 정부의 대응은 너무 저자세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달 31일 일본을 방문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이 자민당 고위 간부를 만나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면 지금까지 쌓은 모든 것을 무너뜨릴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대일본 정책에 압도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물로, 과거사문제가 한미일 군사동맹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 아미티지 "아베, 신사참배하면 모든것 잃어")

미국은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아베 정부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화되는 것을 경계해 왔는데, 이는 한일 간의 군사협력을 강화시켜 한·미·일 대중 군사포위망을 구축하는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한일 군사협력을 진척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반면 중국은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미중 군사 갈등의 빌미가 될 수 있는 북핵문제를 풀려 합니다. 한일 군사협력의 강화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한 북핵 해결 및 남북화해 중 과연 어느 편이 우리의 국익에 유리한 것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문정인 교수의 다음 칼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중앙시평] 중국의 '박근혜 사랑'에 담긴 속뜻)


▲ <워싱턴 룰>(앤드루 바세비치 지음, 박인규 옮김, 오월의봄 펴냄). ⓒ오월의봄
지난 6일 저는 프레시안 조합원 여러분과 뜻깊은 자리를 가졌습니다. 제가 번역한 앤드류 바세비치의 <워싱턴 룰>(오월의봄 펴냄)이란 책을 화두로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에 대해 제가 발제를 하고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와 함께 영구(永久)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이 동북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우리의 대응은 어떠해야 하나 등에 대해 생각을 나눴는데요. 결론은 '남북 화해'였습니다. 6.25가 미중 간의 20년 대립을 초래했듯이 현재의 남북 대치가 계속된다면 미중간의 새로운 군사갈등을 초래할 것이고, 그 경우 한국의 입장은 참으로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죠. 이번 대담의 내용은 조만간 <프레시안>을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바세비치가 지난 9월에 펴낸 새로운 책 <신뢰의 파탄(Breach of Trust)>(아직 한국어판이 출판되지 않았습니다) 중에서 2001년 9.11사태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을 이끄는 3가지 주요한 특징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미국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잘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워싱턴 룰>에 대해서는 김민웅 교수가 <프레시안 북스>에 쓴 다음 서평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미국이 판 무덤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갈 건가!)

바세비치는 냉전 기간 동안 미국 대외정책이 반공, 서유럽 및 동아시아 중시, 외교력과 군사력의 적절한 배합에 의해 추진된 반면, 9.11사태 이후에는 반(反) 이슬람주의, 대중동지역 중시, 일방적 군사주의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차례로 살펴보도록 하지요.

이념: 매카시즘에서 보이키니즘(Boykinism)으로

윌리엄 보이킨이라는 미 육군 장군이 있습니다. 특수작전통 육군 소장으로 국방부 정보담당 부차관보로 일하던 그는 9.11사태 직후인 지난 2002년 미국 내 30여 개 교회에서 강연하면서 "저들은(이슬람 테러리스트) 왜 우리를 미워하는가?"라는 부시 대통령의 유명한 질문에 대해 "그것은 우리가 기독교 국가이기 때문이며, 우리가 독실한 신자이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소말리아 작전에 참여했기도 했던 그는 당시의 경험에 대해 "나의 신이 그들의 신보다 위대하다. 나의 신은 진정한 신이고 저들의 신은 우상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노골적으로 종교전쟁을 선동한 것이죠. 사실 부시도 9.11 직후, 십자군전쟁(Crusade)이란 말을 썼다가 황급히 철회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슬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간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을 게 뻔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프레시안>도 그의 발언과 이에 따른 파문을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의 발언이 개인적 견해일 뿐이라며 사태를 무마하긴 했으나, 보이킨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부시 행정부도 내심 큰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얘기지요.

또한 보이킨은 2010년의 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 개혁을('오바마 케어') 사회주의라고 비난했고, 오바마가 경찰력을 동원해 미 국민을 통제하려 한다며 스탈린, 마오쩌둥, 카스트로 등에 버금간다고 비판했습니다. 한마디로 골수 보수파로 최근 '오바마 케어'를 저지하기 위해 연방정부 폐쇄를 초래한 공화당 내 강경파와 같은 부류의 인물입니다.

그런데 보이킨은 2012년 예편 후 미국의 매우 영향력 있는 보수시민단체인 가족연구협의회(FRC)의 상근부회장으로 영입됐습니다. FRC는 진보진영의 미국민권연맹(ACLU)과 맞먹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보수단체라고 합니다. 2012 대선 당시 FRC가 주최한 유권자 모임에 공화당 부통령 후보 폴 라이언, 하원 원내총무 에릭 캔터 등이 참여했을 정도입니다. 또한 보이킨 자신은 당시 대통령 후보 미트 롬니의 핵심 측근으로 활약했습니다. 바세비치는 보이킨의 종교전쟁 발언이 부시 행정부에서 묵인되고, 또 그가 영향력 있는 보수단체 간부로 영입된 것은 그의 사상이 미국의 주류 보수세력에 의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 미국 국민의 절반정도가 미국적 가치와 이슬람의 가치는 공존할 수 없으며 최후의 성전(아마겟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하는군요. 1950년 매카시 상원의원이 불러일으킨 반공히스테리(매카시즘)가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듯이 9.11사태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은 보이키니즘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는 것이죠.

1950년대 매카시즘이 조셉 매카시라는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광범위한 사회적 현상이듯이 '보이키니즘'도 마찬가지라는 거죠. 1950년 '미 정부 내 공산주의자 205명 침투'를 주장했던 매카시가 2년 후 상원의원 선거에서 54대 46으로 여유 있게 재선된 것처럼 보이킨의 반 이슬람주의 역시 광범위하게 미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차이점은 매카시즘이 주로 국내정치에 해악을 끼친 반면, '보이키니즘'은 해외에서 미국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슬람이 평화의 종교라고 칭송하고 있지만, 무슬림들이 보기에 이교도인 미군이 이슬람 성지인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이슬람에 대한 적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무슬림들의 반미 성전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바세비치는 지적합니다.

지리: 유럽·아시아에서 대중동지역으로

미국은 20세기 전반 독일의 유럽 제패를 막기 위해 유럽지역의 주요 전쟁 2개(1,2차 대전)에 참전했고, 후반에는 공산주의의 팽창을 막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에서 전쟁을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전자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전쟁이었고 미국을 세계 패권국가의 위치로 끌어올린 '좋은 전쟁'이었습니다. 반면, 후자의 두 전쟁에서 미국은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미 국민들에게도 대단히 인기가 없었습니다. 결국 1970년대 들어 미국은 아시아 공산세력의 중추인 중국을 끌어안기로 했고 이 결정은 미국의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매우 큰 인기를 얻었다고 바세비치는 말합니다.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말하는 것이죠.

그런데 1980년까지 미 대외정책의 관심지역은 유럽과 동아시아였던 반면, 그 이후에는 걸프지역을 비롯한 대중동지역이 미국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떠오릅니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과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침공의 여파로 중동지역 석유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위기에 처하자 1980년 1월 카터독트린(걸프지역의 미국의 해심 국익이 걸린 지역으로 이 지역에 대한 외부의 침입은 무력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격퇴할 것)이 발표됐고, 이후 미국의 군사력은 걸프지역과 (북아프리카에서 아프간에 이르는) 대중동지역으로 이동합니다. 석유자원과 그 이동경로(호르무즈 해협 등 해상로와 송유관) 확보가 미국의 핵심 국익이 된 것입니다.

1945년~1980년 대중동지역에서 전투 중 사망한 미군 병사는 한 명도 없었던 반면, 1980년 이후 전투 중 사망 미군 병사는 오로지 대중동지역에서만 발생했다는 사실이 이 같은 변화를 잘 말해줍니다.

바세비치는 미 군부로서는 대중동지역의 발견이 호재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미군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죠. 1980년까지 중동지역은 미 유럽사령부 관할이었습니다. 그러나 1983년 중동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가 발족한 이래 유럽사령부 관할 병력의 80%가 중부사령부 또는 아프리카사령부로 빠져나갔습니다. 아프리카사령부(54개국 관할)는 2007년에 발족했는데, 이 역시 대중동지역의 일부인 북아프리카 지역을 관할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유럽사령부 태평양사령부 남부사령부(남미) 북미사령부 등과 함께 미군은 전 세계를 자신의 관할지역으로 만들었습니다.

바세비치는 미국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침공의 여파로 대중동지역의 혼란이 심화됨에 따라 아마도 앞으로는 중부사령부를 근동사령부(걸프지역 담당)와 서남아시아사령부(아프간·파키스탄 지역 담당)으로 나눌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처럼 미군의 역할이 커질수록 군사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의 군사주의도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합니다.

▲ 베트남 전쟁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끊임없이 전쟁을 주도했다. 2010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지만, 이라트 내에서는 아직도 크고 작은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대중동 공습은 드론 공격으로 보다 치밀해지고 있다. 드론 공격과 관련해 과거 오바마 대통령이 "나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에 정말 능숙하다"라고 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AP=연합뉴스

수행방식: 이스라엘 화(化)

이스라엘 식 평화 확보 방안의 특징은 첫째, 적은 무장해제하고 우리는 완전무장한다. 둘째, 적이 공격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일단 공격하라(예방전쟁)입니다.

첫 번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이 지난 2009년 6월 베냐민 네타냐후 당시 총리의 '평화의 비전' 연설입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만일 (팔레스타인의) 완전 비무장화를 보장한다면 우리는 진정한 평화협정을 맺을 용의가 있다. 무장해제된 팔레스타인과 (완전무장한) 이스라엘이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평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굴복이죠.

두 번째 특징은 1967년 '6일 전쟁', 그리고 1981년 이스라엘의 이라크 오시라크원자로 공습 등입니다. 우월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적의 군사력을 사전에 무력화시키는 것이죠. 그런데 외교의 달인이라는 키신저도 말했듯이 '군사력의 우위에 바탕을 둔 절대 안보'란 달성 불가능한 목표입니다. 상대방도 끊임없이 군사력을 키워가기 때문이죠. 게다가 주변 국가들을 상대로 무력 행사를 거듭하다 보면 적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6일 전쟁'의 경우에도 이스라엘은 작전상으로 대박을 터트렸지만, 장기적 전략적으로는 아랍지역 전체를 적으로 돌리고 말았습니다. 인구 상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는 아랍 국가들을 모두 적으로 만든 상태에서 과연 언제까지 이스라엘의 안보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미국도 1991년 걸프전쟁 승리 이후 '풀 스펙트럼 도미넌스'(군사력의 모든 부문에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한다)를 제창하면서 일방적 무력행사에 의한 평화를 추구해 왔습니다. 특히 2003년에는 9.11테러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이라크를 일방적으로 침공, 점령해버렸습니다. 미 대외정책의 이스라엘화가 본격화된 것이죠. 이렇게 해서 지난 20여 년간 군사력의 절대 우위를 추구하면서 자위를 명분으로 세계를 상대로 예방전쟁에 나서는 것이 미 대외정책의 핵심이 됐습니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남을 먼저 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 미국 국민의 상식이 된 것입니다. 1982년 남부 레바논에 근거지를 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를 몰아내겠다며 레바논 침공에 나선 이스라엘이 이후, 줄곧 아랍국가들과 전쟁을 해왔듯이 1991년 걸프전쟁 이후 미국도 소말리아·아이티·발칸(보스니아 세르비아 코소보)·이라크·아프간·파키스탄·예멘 등지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 이상 지속될 '긴 전쟁(Long War)'의 시대에 접어든 겁니다.

이스라엘 식 안보 전략은 친구보다는 적을 만들어냅니다. 바세비치는 이스라엘처럼 작은 나라야 그럴 수도 있다지만, 왜 세계의 지도국가라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따라 해야 하느냐고 반문합니다.

이스라엘 화(化)의 또 다른 특징은 전투기나 탱크 같은 중무기가 아닌 예리한 비수(미사일)로 목표를 표적 살해하는 것입니다. 지상군 투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군사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죠. 예컨대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주요 핵과학기술자를 암살하는 방식입니다. 바로 이 방식을 오바마가 차용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의 국방장관인 로버트 게이츠의 '게이츠독트린'(더 이상 중동과 아시아지역에 대한 지상군 침공은 없을 것)에 따라 미국은 지상군 파병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수군 병력과 드론(무인기)에 의한 전쟁, 즉 표적 살해는 한층 강화되고 있습니다. 테러리스트 암살 명단을 작성해 놓고 대통령이 일일이 공격 명령을 내리는 방식입니다. 이에 따라 미군의 인명 피해는 없는 반면 부수적 피해(테러리스트와 무관한 민간인 살상)는 국내정치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워싱턴포스트>의 네오콘 칼럼니스트 마이클 거슨은 "오바마는 특수작전 매파, 드론 군사주의자(a special ops hawk, a drone militarist)"라고 칭송합니다. 현재 미 특수작전사령부 세계 120개국에서 드론을 운용하고 있으며 거의 매주 표적 살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드론에 의한 사망자 3천명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문제는 드론 암살에 따른 무고한 민간인 사망자 늘고 있다는 겁니다. 한 인권운동가는 한 번의 드론 공격 때마다 40~60명의 반미(反美) 이슬람 전사가 태어난다고 지적합니다. 민간인 피해자의 가족들이 반미 전사로 변모한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전 세계를 전쟁지역으로, 모든 적을 사살하기 위해 우리에겐 드론이 너무도 부족하다. 시간도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개탄합니다.

오바마 정부에서도 미국의 군사주의는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부시의 이라크 침공이 잘못이었다고 비판하면서 이라크 전쟁 종식을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정작 당선 후에는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성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미군의 이라크 철수 직후인 2011년의 한 연설에서 "지난 9년간 미군은 비상한 업적을 이뤄냈다. 자주적, 안정적, 자족적 이라크를 만들어냄으로써 미군 역사상 매우 대단한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대중동지역의 민주화를 목표로 내건 부시의 이라크 침공은 분명 실패했습니다. 이라크의 민주화를 이뤄내지 못했을뿐더러 전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월 테러에 의한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는 1000명을 넘어섰습니다. 베트남 전쟁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듯이 이라크 전쟁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 그러면서 미국의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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