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댓글 때문에 당선됐다고 생각하나요?"라며 발끈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10월 31일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지지율이 하락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었지만, 박 대통령은 의혹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조선일보>는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초점을 맞췄다. 11월 1일자 1면 '朴대통령 "국정원 의혹 철저조사 후 문책"… 전공노(全公勞)·전교조(全敎組) 선거개입도 엄정 대처키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전국노와 전교조 등 일부 공무원 노동조합의 정치적 중립 위반 행위에 대해 엄격히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이어, 박 대통령의 "공무원 노동조합의 정치적 중립 위반 행위에 대해 엄격히 대처할 방침"이라는 말에 무게를 실어 "관행적으로 묵인돼 오던 전공조와 전교조 소속 공무원들의 정치 활동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전했다.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가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효력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첫 심문이 진행되는 날인 1일, <조선>은 대통령의 말을 지렛대 삼아 전교조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문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전날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전공노 게시판에 올라온 문재인 후보 지지글을 보여주며 "댓글 선거개입은 야당이 더 많은데, 왜 그 부분은 수사하지 않느냐"고 질타한 부분을 강조했다. 국정원과 같은 국가 권력기관보다 공무원의 선개개입이 더 문제라는 접근법이다.
한편, <조선>은 4면 기사 '朴대통령 "야당이 政爭" 민주 "사과는 않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에 대해 매우 강경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했다. 박 대통령이 "야당의 공세를 '정쟁(政爭)'"이라고 비판하며 과거 발언에 비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는 것이다.
<조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 같은 압박이 통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민주당의 연이은 대선개입 의혹을 '정쟁'이라고 일축한 것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신문은 또 "야당에 대해 '민생을 외면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박 대통령의 행보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0.30 재보선을 통해 '서청원-김기춘-남재준'이라는 친박 체제를 완성한 박 대통령의 자심감이 반영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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