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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설주 성추문, 북한의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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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설주 성추문, 북한의 반응은?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중국에서 본 북한의 오늘

필자는 2010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3년여 기간 YTN의 베이징 특파원으로 근무했다. 이 기간 필자는 여러 인사들과 취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북한과 중국 내부의 다양한 소식을 접하고 있다. 현재 진행형으로 파악하는 소식을 원광대학교 '한중 관계 브리핑'을 통해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필자가 이번에 전할 첫 번째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세계 경제인을 향한 북한의 잇따른 러브콜, 다른 하나는 최근 한국과 일본 언론에 집중 보도된 리설주 추문에 대한 북측의 반응과 관련한 것이다.

▲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리설주 성추문 관련 기사 ⓒ아사히신문 캡처

북, 베이징서 11월 6일 대규모 투자 설명회 개최

북한은 베이징에서 11월 6일부터 대규모 투자 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다. 당초 10월 중순 계획했던 것이었지만, 통일부가 한국인의 참여를 사실상 불허하자 일정을 연기한 것이다. 베이징에서 열리는 북한의 투자 설명회는 중국 국무원 산하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개최하는 세미나 형식을 띤다. 세미나 명칭은 '동북아 경제성장 세미나'로 11월 6일부터 수일간 열린다. 발개위는 세미나 참석 초청장을 한상(韓商)과 화상(華商) 측에 발송했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민족 상인과 중국계 상인에게 설명회 참석을 요청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한국인의 참여를 사실상 불허한 데 대한 조치이다.

이번 베이징 설명회가 주목되는 이유는 북한이 신설한 경제 지도 기구, 국가경제개발위원회의 김기석 위원장(장관급)과 김철진 부위원장이 참여해 대규모 특구 개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설명회가 진행된다면 이는 지금까지 북한이 개최한 투자 설명회 가운데 가장 최고위급이 참여하는 것으로 규모 면에서도 최대 규모가 된다.

북, '세계 한인 경제인 대회' 평양 개최 제안

북한은 또 최근 '세계 한인 경제인 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할 것을 '세계 한인 무역협회'(월드 옥타) 측에 제안했다. 월드 옥타는 재외동포 경제인들의 모임이다. 세계 67개 나라 125개 지회에 정회원 6000여 명과 차세대 회원 1만 4000여 명을 둔 최대 한인 경제단체이다. 월드 옥타는 해마다 세계대표자대회와 세계한인경제인대회를 열어 모국 상품의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북한의 제안과 관련해 월드 옥타는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내부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 옥타 회원사 중에는 대북 사업 경험이 있는 업체가 적지 않다. 따라서 북한의 제안에 대해 월드 옥타 측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 "'리설주 추문'은 남한의 공작"

지난 9월 21일 일본과 한국 언론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의 성추문과 관련한 보도가 봇물을 이뤘다. 보름 뒤인 지난 10월 6일에는 보수 단체들이 리설주의 성추문을 소재로 한 대북 전단 50만 장을 뿌렸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북한 지도부는 "남한 정부가 배후에서 정보 공작을 벌여 최고 존엄을 모독하고 있다"며 격분했다고 필자의 중국 내 취재원은 전해왔다.

지난 9월 21일 한국의 언론들은 일제히 리설주 추문 관련 내용을 다뤘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보도를 인용한 것이었다. 상당히 자극적인 내용이 담긴 이 보도는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9월 21일자 아사히 신문의 보도 내용은 이렇다. "북한 당국이 리설주와 관련된 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은하수관현악단과 왕재산예술단 단원 9명을 지난 8월 공개 처형했다. 공개 처형된 9명은 자신들이 출연한 포르노를 제작했으며 북한 인민보안부가 이들의 이야기를 도청해 '리설주도 전에는 자신들과 똑같이 행동했다'는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

아사히는 이러한 소식의 출처는 최근 탈북한 북한 고위 간부라고 밝혔다. 아사히는 그러면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리설주와 관련된 추문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8월 17일 9명을 체포한 뒤 재판 없이 3일 후 평양시 교외의 강건 군관학교 연병장에서 군과 당의 고위 간부, 악단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총살했다. 처형된 9명의 가족들은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졌으며 두 악단은 해산됐다."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의 이러한 보도가 나온 직후 9월 21일 오전 북한은 돌발적인 발표를 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불과 나흘 앞두고 '이산가족 상봉 연기'를 선언한 것이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10월 2일로 제안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 회담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아사히 보도 이전인 지난 8월 29일 한국의 한 언론이 아사히와 유사한 보도를 했다. 내용은 이렇다. "은하수 관현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 소속의 유명 예술인 10여 명이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를 어기고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공개 총살됐다. 이 가운데는 김정은 제1비서의 옛 애인으로 알려진 현송월도 포함됐다. 은하수 관현악단은 김정은 제1비서의 부인인 리설주가 주연급 가수로 활동한 곳이다. 리설주의 이번 사건 개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사히 보도 이후 보름이 된 지난 10월 6일. 보수단체 회원들이 리설주의 성추문 사건을 알리기 위해 대북 전단 50만 장을 살포했다. 전단에는 리설주의 반나체 합성 사진과 "리설주 사모님께서 홀딱 벗고 추잡한 영상을 찍어 외화벌이를 하셨다니?" 등의 문구가 담겼다.

아사히 '리설주 추문' 보도에 의문의 목소리 높아

그런데 아사히 보도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10월 10일 탈북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는 아사히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해외 근무 중인 여러 북한 출장자들의 경로를 통해 아사히 기사와 관련한 사실 여부를 끈질기게 추적했다"면서 "평양이 진심으로 화를 낼 만한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뉴포커스>는 그 근거로 "당 조직부 소속 예술단 9명이 공개 처형될 정도라면 평양시민들이 대부분 알아야 하는데 전혀 모른다는 것, 왕재산 예술단은 이미 2009년도에 해산됐다는 것, 은하수 관혁악단은 김정일 시대의 조선인민군공훈합창단을 대체하지만 과거에도 리설주와 전혀 관련 없는 클래식 악단이라는 것"을 들었다.

북한대학원대학교의 양무진 교수도 아사히 보도에 몇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인민보안부가 도청을 통해 추문설을 파악했다는 정황. 왕재산 경음악단과 은하수 관현악단은 북한 체제의 선전 선동에 앞장서는 예술단으로 당이 특별 관리한다. 당의 통제를 받는 이들을 관할하는 것은 인민보안부가 아닌 국가안전보위부이다. 전자는 우리의 경찰에 해당하고 후자는 우리의 국정원에 해당한다. 즉 이들 예술인들에 대한 도-감청을 하더라도 국가안전보위부에서 해야지 인민보안부에서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아사히 보도의 출처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아사히는 이러한 소식의 출처로 최근 탈북한 북한 고위 간부라고 밝혔다. 공개 처형 시점을 지난 8월 20일이라고 했으니 이 탈북 고위 간부는 최소 8월 하순 이후 탈북한 셈이 된다. 그런데 최소 8월 하순 이후 일본으로 간 탈북 고위 간부는 알려진 바 없다. 그렇다면 최소 8월 하순 이후 남한으로 탈북한 북한 고위 인사라는 것인데 도대체 누구인가? 있긴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 교수도 언론 인터뷰에서 "리설주 같은 경우는 2009년도부터 당 기관에서 철저하게, 교육부터 시작해서 그 모든 행동을 관리했기 때문에 그러한 일들이 벌어질 가능성은 북한 체제상 거의 없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필자는 중국의 취재원으로부터 이른바 '리설주 사태'의 진실은 다른 데 있다는 내용을 취재했다. 일정 기간 비공개 조건으로 취재한 것이어서 앞으로 적절한 기회가 온다면 이를 공개하도록 하겠다.

*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홈페이지에서도 '한중관계브리핑'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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