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검찰총장 내정자로 김진태 전 대검 청장을 지목한 박근혜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 간 한국시리즈 3차전 '깜짝 시구'에 나섰다. 국가 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뿐 아니라 차기 검찰총장 인선에 대한 편향 논란 등 정치권 이슈에 '딴청'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민주당은 국회에서 '헌법 불복 규탄대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
<조선일보>는 28일 자 '"정쟁에 안 말려들 것"... 박대통령의 '마이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야당에 말려들지 않고 '마이 웨이'를 걷겠다는 태도"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박근혜 대통령의 시구는 "야당을 건너뛰고 대중과 직접 상대하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조선>이 인용한 청와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대선 불복까지 얘기하는 야당을 상대로 박 대통령이 당분간 직접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정쟁에 말려들 생각도, 실제 야당에 따로 제시할 카드도 없다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직구'를 던진다면 모를까 정책 파트너인 야당과 협력해 국정과 민생을 챙길 의도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불공정 대선', '헌법 불복'이라는 야당과 민심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은 차기 검찰총장 인선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지난 7월 청와대 회의와 9월 여야 대표와의 '3자 회동'을 통해 진상 규명을 얘기한 이상,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단절된 야권과의 거리 좁히기 역시 다음 달 2일에서 9일로 예정된 유럽 순방 이후 '결과 설명'이라는 명분으로 여야 대표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데 그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주요 인선에 대한 친박 체제 구축과 정치권 이슈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마이웨이'가 홀로 여럿을 상대하는 '고군분투(孤軍奮鬪)'가 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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