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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기는...길을 잃게 하는 감각의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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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사진 찍기는...길을 잃게 하는 감각의 미술관"

[인문학습원] 10월의 카메라명상학교 참가 안내

이상적인 미술관은 관람자가 '길을 잃게 만든다'고 합니다.
사진 찍기는 어느 순간, 어느 장소에서나 카메라를 손에 드는 것만으로도 촬영자를 길을 잃게 하는 감각의 미술관으로 안내합니다.
카메라를 들기 전의 삶의 방식을 내려놓게 하며, 그 동안의 삶의 방식과 견고해 보이던 것들에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도록 합니다.

지난 달 개교한 <카메라명상학교>가 10월, 제2강을 준비합니다. 카메라명상학교 교장선생님은 임민수 사진작가. 그는 카메라로 명상하기를 인도합니다. "나를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작정 카메라 들고 나서기입니다. 사진 찍기는 '밖'으로 나서기입니다. 문 밖으로, 습관 밖으로, 이성 밖으로 나서기입니다."

▲ 카메라로 명상하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송미옥

임민수 교장선생님은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고, 대전일보와 현대불교신문에서 사진기자로 일했습니다. 개인전 <전통의 가면>과 기획전 <서울생활의 재발견>에 참가했으며, <카메라-인간> 등 몇 개의 사진전을 기획했습니다. 2004년부터 '카메라로 사유하기'라는 주제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 학생과 교사, 일반인, 소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카메라로 명상하기>가 있으며, 현재 대전시민대학을 중심으로 사진 찍기를 통한 다양한 명상과 사유의 가능성을 펴보이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카메라명상학교를 열며> 이렇게 말합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손에 드는 순간, 세상이 갑자기 새롭게 보이거나 이전에는 관심을 갖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온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것입니다. 카메라명상학교는 사진 찍기에 내재된 이 힘을 명상을 위한 방편으로 활용합니다. 사진 찍기의 과정 속에 항상 있었지만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들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카메라명상학교에서의 사진 찍기는 카메라를 들고 평소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들과 우발적인 만남을 통해 명상이 시작되도록 합니다. 예상치 못한 의외의 것들과 맞닥뜨리도록 하며, 사물들이 내뿜는 감각들에 내 몸이 보다 예민해지고 쉽게 상처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합니다. 카메라를 들고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 명상이 가능한 이유는 사진 찍기가 문 밖으로, 습관 밖으로, 이성 밖으로 나가는 통로를 우리에게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음을 먹기에 따라서 세상이 달라져 보인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의 마음을 버림으로써 그 바깥에 이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카메라를 잘 다룰 수 있을까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자주 "나는 사진을 잘 찍지 못 한다" "나는 사진 찍기의 초보자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사진 찍기의 초보자가 아니라, 특정한 방향으로 훈련된 사진 찍기의 고수들입니다. 사진 찍기에 대한 훈련이 거듭될수록 특정한 방식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세계와 만나게 될 가능성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카메라를 잘 다루고 좋은 사진을 찍으려는 생각만큼, 좋은 '사진 찍기'에 대해서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사진 찍기를 좋게 하는 것입니다. 사진 찍기를 좋게 하면 그 결과물인 사진이 좋아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카메라를 손에 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셔터를 누르기까지 벌어지는 여러 과정을 좋게 하는 것입니다. 사진은 카메라를 든 사람이 어떤 태도를 가졌는지, 어떻게 세계를 바라보았는지, 어떻게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세웠는지를 자신의 몸에 흔적으로 남기기 때문입니다.

▲ 사진 찍기는 평소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들과 우발적인 만남을 통해 명상이 시작되도록 한다. ⓒ송미옥

10월 강의내용은 이렇습니다.


카메라명상학교 제2강의 구체적인 강의 진행은 다음과 같습니다.

카메라명상학교는 매월 둘째 일요일에 열립니다. 제2강은 10월 13일(일요일) 오전 10시에 시작합니다. 9시 50분까지 강의실에 꼭 도착해주십시오. 강의실은 서울시청 지하 2층 시민청 강의실(워크숍 룸)입니다(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0. 아래 약도 참조. 시민청 홈피는 http://www.seoulcitizenshall.kr/).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카메라로 명상하는 방법> 강의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사진을 찍고 있는가.
-카메라 들기에서 셔터 누르기까지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가.
-어떻게 사진 찍기를 통해 명상을 할 것인가.

우리는 사진 찍기가 순식간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찍고 싶은 대상을 발견하면 곧바로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누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진 찍기는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서는 것부터 셔터를 누르기까지의 복잡한 과정 전체를 말합니다.

카메라 들기→현실의 이미지 맞닥뜨리기→눈으로 보기→액정화면을 통해 보기→셔터 누르기라는 과정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사진 찍기에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사진 찍기를 하며 겪게 되는 여러 과정을 어떤 목적과 태도로 진행하느냐에 따라서 '사진 생산을 위한 사진 찍기'가 될 수도 있고 '명상을 위한 사진 찍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 노 파인더로 사진 찍기를 통해 문화적인 규칙을 지키며 사진을 찍고,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무의식적인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명상학교

오전 11시 20분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노 파인더로 사진 찍기>와 <사진 찍으며 명상하기>입니다. 촬영지는 서울 명동 일대입니다. 이 시간, 사진을 찍으며 마음에 드는 맛집에서 삼삼오오 점심식사를 합니다(식사비는 각자 부담).

-카메라 액정화면을 보지 않고 사진 찍기

우리는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는 일정한 법칙을 지키며 사진을 찍습니다. 중요한 대상을 화면의 중간에 넣거나 화면의 수평수직을 맞추며, 초점을 잘 맞추고 흔들림을 없애려 합니다. 사진(카메라)의 화면은 시각 이미지의 무의식적인 전통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지켜왔던 이러한 법칙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카메라의 액정화면을 보지 않고 사진 찍기(노 파인더 사진 찍기)를 해보면 좋습니다.

노 파인더로 사진을 찍으면 문화적인 재현체제에 길들여진 촬영자의 습관적인 시선이 개입되지 않기 때문에, 세계의 이미지들을 날것인 채로 사진 속에 담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찍혀진 사진에는 어색함, 불안함, 파편적임, 정리되지 않음, 중심이 없음 등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잘못 찍혀진, 피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는 사진을 통해 그 동안 우리가 특정한 관점과 방법, 규칙들을 지키며 사진 찍기(혹은 세상 바라보기)를 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방비 상태로 사진 찍기, 느닷없이 맞닥뜨리는 이미지 카메라에 담기

사진 찍기는 규칙으로 짜인 세상에서 벗어나 이미지의 바다에 뛰어들기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뛰어든 이 바다는 감각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감각들로 뒤덮인 이 바다 속에 빠진 촬영자는 허우적대고 헤매는 과정에서 기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몸을 살짝 움직이는 것으로 세계라는 퍼즐을 흩었다가 다시 짜 맞출 수 있으며, 내 앞에 펼쳐진 이미지들이 새롭게 펼쳐지고 생성하는데 동참할 수 있습니다.

사진 찍기는 문 밖으로, 습관 밖으로, 이성 밖으로 나서기입니다. 걷는 동시에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도록 합니다. 밖의 것들이 내 안으로 침입하도록 합니다. 카메라를 들고 특별한 목적 없이, 무방비 상태가 되어 걷다가 외부로부터 어떤 놀라움이나 감각적인 찔림 등 어떤 특별한 마주침이 생기면, 그때서야 비로소 명상이 진행되는 공간으로 나를 빌려주는 것입니다.

▲ 사진 찍기는 익숙한 삶의 공간을 낯설게 만나도록 하며, 예상치 못한 의외의 것들과 우연히 맞닥뜨리도록 한다. ⓒ송미옥

[명동(明洞)] 서울특별시 중구에 속한 동이다. 충무로·을지로·남대문로 사이에 있다. 조선 시대 한성부 5부 49방 중 남부(南部)의 명례방(明禮坊)에 속하였으며 명례방골 또는 종현(鍾峴)이라 하였다. 명례방(明禮坊)에서 명동이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명치정 1·2정목(明治町一·二丁目)이 되었고, 1946년에 명동1가·명동2가로, 1955년에 이를 합하여 명동이 되었다.

서울특별시를 상징하는 번화가이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지금의 충무로인 본정(本町)보다 낙후된 지역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주택가였으나 일제강점기 충무로가 상업지역으로 발전하면서 인접지역인 이곳도 그 영향을 받아 상가로 변하게 되었다.

중국대사관과 명동성당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상가지역이다. 한국의 금융 중심지이며 첨단 유행문화의 거리이기도 하다. 전국은행협회, YWCA, UNESCO회관, 로얄호텔 등과 다양한 종류의 상점들이 있다.

또한 종마루[鐘峴]에는 한국 가톨릭의 총본산인 명동성당(사적 258호)이 있는데, 유신독재 등 군사정권에 항거하는 민주인사들의 각종 집회와 농성, 피신 및 단식장소로 국내외에 알려져 있다. 해마다 명동축제를 개최하는 등 1990년대 후반 들어 옛 모습 되찾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출처 : 두산백과 등)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다시 강의실로 돌아와 돌아와 <노 파인더 사진 함께 보기>와 <찍은 사진으로 사유하기> 입니다. 각자 찍은 사진을 나누어 보면서 교장선생님의 강의를 듣습니다.

-나는 어떤 규칙을 지키며 사진을 찍는가, 나의 시각적 무의식은 어떤 특징이 있는가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나는 그것을 어떻게 보았는가
-맞닥뜨린 이미지는 어떤 생각을 촉발시켰는가

내가 찍은 한 장의 사진에는 여러 가지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나는 무엇에 주목했는가, 나는 어떤 태도로 바라보았는가, 나는 어떤 방법으로 사진을 찍었는가 등이 그것입니다. 사진은 카메라를 든 사람이 사진 찍기라는 행위를 어떻게 했는지를 자신의 몸에 흔적으로 남깁니다.

사진 속에 담긴 이러한 것들은 명상의 깊이를 측정하는 재료로 사용됩니다. 찍은 사진을 통해서 나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나는 세상을 바라볼 때 어떤 습관이 있는가를 성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진 찍을 만났던 이미지를 다시 맞닥뜨리며, 내 마음을 뒤흔든 이미지가 어떤 생각을 촉발시켰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를 준비하세요. 카메라가 없는 분은 교장선생님 소장품을 빌려드리니 미리 신청하세요^^

▲ 카메라로 명상하기는 사물이 내뿜는 감각들에 예민해지고 쉽게 상처받을 수 있는 상태가 되도록 한다. ⓒ송미옥

이날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걷기 편한 차림, 디지털 카메라, 모자, 식수, 윈드재킷, 우비, 따뜻한 여벌옷, 간식, 자외선 차단제, 필기도구 등.

카메라명상학교 제2강 참가비는 5만원입니다(강의비, 다과비, 운영비 등 포함). 참가신청과 문의는 사이트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 으로 해주십시오.

☞참가신청 바로가기

<시민청 오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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