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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울창창...한여름에 만나는 깊고 맑은 숲의 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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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울창창...한여름에 만나는 깊고 맑은 숲의 세례"

[알림] 7월의 백두대간학교 <조침령∼단목령 구간>

백두대간학교(교장 최창남)의 <백두대간걸작선> 7월 산행(제33강)은 <조침령∼단목령 구간>입니다. 7월 20일(토요일), 새들도 쉬어 넘는다는 구절양장 조침령에서 산으로 들어갑니다. 우측, 강원도 양양군 서면 공수전리의 양수발전 하부댐과 좌측,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 위치한 상부댐을 바라보며 백두대간 마루금을 걷습니다. 여름 숲속은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숲의 온도는 외부보다 5도 이상 낮아 서늘합니다.

▲ 울울창창, 여름 숲속은 서늘하다. ⓒ백두대간학교

조침령 표지석을 지나 철쭉이 군락을 이룬 울창한 숲을 걷습니다.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흠뻑 마시며 걷습니다. 기분이 상쾌해지며 눈이 맑아집니다. 상부댐 안부에서 옹기종기 모여 각자 준비해온 점심을 먹습니다. 북암령을 거쳐 조릿대 밭을 지나면 아름드리 노송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이어진 조릿대 터널을 통해 잡목지대를 지나면 단목령입니다. 여기서 대간마루금은 점봉산으로 이어집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측 오색초교을 향해 내려섭니다. 산행은 오색초교 앞 여름 숲에서 나옵니다. 조침령∼단목령 산행은 7월 20일 아침 6시 서울을 출발합니다.

[교장선생님의 산행지 설명]
지리산의 또 다른 이름은 '두류산'(頭流山)입니다. 지리산의 또 다른 이름이 두류산이라는 것은 백두대간 약 1,625km를 우리 민족은 하나의 산줄기, 하나의 산으로 인식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의 산에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것처럼 한반도를 동과 서로 나누며 북에서 남으로 단 한 번도 끊이지 않고 이어진 백두대간에도 높고 낮은 산들이 있는 것입니다.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소백산, 속리산, 덕유산, 지리산 등을 모두 대간에 자리한 높고 낮은 하나의 산으로 인식한 것입니다. 높은 산이 있으면 낮은 산도 있습니다.

▲ 조침령 가는 길 ⓒ백두대간학교

그렇게 대간은 높고 낮은 산 이어지며 굽이굽이 산줄기가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높은 산들이 첩첩히 늘어서 이어진 구간들도 있습니다. 백두대간학교 7월 산행은 바로 그 높은 산들이 만들어 놓은 높고 깊은 고개들을 넘습니다. 조침령, 북암령, 단목령을 지납니다. 양양 지역에서 백두대간을 넘는 고개는 모두 다섯 개입니다. 한계령, 구룡령, 조침령, 북암령, 단목령입니다. 그 중 세 개의 고개를 지납니다. 모두 설악산권에 속한 지역이며, 오대산과 설악산을 잇고 있는 구간입니다.

고개는 산과 산을 이어주는 옴폭 들어간 부분을 말하는 것입니다. 말안장처럼 가운데가 들어갔다고 하여 안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 민족은 고개를 부를 때 대체적으로 그 규모에 따라 '영, 현, 치, 재'로 나누어 불렀습니다. 기계적으로 대입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고개에는 '영'을 붙여 불렀고, 가장 작은 규모의 고개는 '재'로 불렀습니다. 7월 산행에서 만나는 조침령, 북암령, 단목령은 모두 '영'이니 당시에는 가장 큰 고개로 불렸던 곳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습니다. 높은 산들 이어져 있으면 산과 산을 이어주는 고개 또한 깊고 높습니다. 높고 깊은 산들은 깊은 숲을 품고 있습니다. 그 숲을 걷는 것이 7월의 산행입니다. 조침령(877m)은 '새도 자고 넘는 고개'이며, 북암령(925m)은 국내 최대의 한계령풀 군락지이고, 박달나무가 많아 발달령이라고도 불리는 단목령(809m)은 한낮에도 컴컴한 원시림으로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가장 숲이 울창해지는 여름, 울울하고 창창한 백두대간의 깊고 맑은 숲을 만나러 갑니다.


▲ 나리 ⓒ백두대간학교

숲은 지상 모든 생명들의 근원입니다. 살아가게 할 수도 있고, 사라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울창하고 건강한 숲들이 곳곳에 존재하면 생명들은 살아갈 수 있겠지만, 숲이 사라진다면 생명들도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 나뭇잎들은 공기 중에 있는 탄소를 흡수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포도당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가 광합성이라고 하는 탄소동화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가스가 생기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인간 등 다른 생명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산소입니다.

숲이 중요한 이유는 산소를 생산해 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숲은 지친 영혼들이 안식을 얻을 수 있는 영성 가득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깊고 아름다운 숲에 들어가 위로와 평안을 얻습니다. 한자의 '휴'(休)자는 이러한 의미를 잘 담고 있습니다. '휴'(休)는 사람 '인'(人) 자와 나무 '목'(木)자가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사람이 숲에 들 때 안식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하지만 생명의 바탕이 되는 숲들은 무서운 속도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매년 남한 면적의 1.6배에 달하는 1,600만ha의 숲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한때 지표면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숲은 현재는 30%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추세로 계속 숲이 사라진다면 머지않아 산소 부족이라는 심각한 사태를 전 세계는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산소를 사서 마셔야 하고, 산소가 공급되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만 살게 되는,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오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 모싯대 ⓒ백두대간학교

7월 산행은 숲을 보다 가까이 느끼는 숲 여행입니다. 숲을 느끼고 숲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숲을 알고 숲을 지키기 위한 숲 여행입니다. 조침령, 북암령, 단목령의 깊고 맑은 기운 서려있는 울창한 숲을 지납니다.

우리가 지나게 되는 조침령 길은 구룡령과 마찬가지로 본래의 옛길은 아닙니다. 옛길은 현재의 조침령보다 남서쪽에 위치한 쇠나드리고개입니다. 별로 높지 않은 고개이지만 소도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세찼으니 예전에는 새들도 머물러 쉰 후 고개를 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지금의 조침령은 20여 년 전 군부대가 놓은 군사도로입니다.


조침령은 옛길을 잃어버렸지만 북암령과 단목령은 옛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소중히 가꾸어야 할 우리의 자산입니다. 북암령은 세계적인 희귀식물인 한계령풀의 집단분포지입니다. 매자나무과에 속하는 한계령풀은 설악산 일부 지역과 점봉산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식물입니다. 제철에 잠시 노란색 꽃을 피웠다가 이내 녹아 없어져 뿌리로서만 생물학적 분류가 가능한 희귀식물로서 세계의 유명한 초본식물원들도 표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목령에는 박달나무가 많습니다. 그래서 박달령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양양군 서면 오색의 마산에서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를 잇는 고개입니다. 근동의 백성들이 이 고개를 넘어 마을을 잇고 삶을 이어간 애환 서린 고개입니다. 이 고개의 단목령 이정표 좌우에는 장승이 서 있습니다. '백두대장군'과 '백두여장군'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나가 '백두대장군'이면 다른 하나는 '지리여장군'인데 이곳의 두 장군의 이름은 모두 '백두'입니다. 하기야 백두이건 지리이건 하나의 산줄기이고 하나의 산이니 나누어 부르는 것은 사람들의 일일 뿐입니다.

▲ 바위채송화 ⓒ백두대간학교

단목령을 지나면, 7월 산행지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식물자원의 보고로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점봉산입니다. 모데미풀, 한계령풀, 노랑무늬붓꽃, 금강초롱, 칼잎용담, 홀아비바람꽃 등 보호해야 할 희귀식물이 50여 종이 넘습니다. 점봉산의 생태적 가치가 높은 또 다른 이유는 이곳이 한반도 자생식물의 남북방한계선이 맞닿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북에서 서식하는 바람꽃류가 설악산을 거쳐 이곳으로 내려오고 남에서 자라는 모데미풀이 올라오다 멈추는 곳도 이곳입니다. 북에서 자라는 이노리나무와 남에서 자라는 서어나무를 함께 볼 수 있는 곳도 이곳입니다. 북쪽의 식물들은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오고 남쪽의 식물들은 백두대간을 타고 올라와 만나 한데 어우러져 사는 곳이 바로 점봉산입니다. 이곳에는 한반도 자생종의 20%에 해당하는 854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림청은 이 산을 천연림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유네스코는 1982년 설악산과 함께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한 것입니다.

무더운 7월, 맑고 깊은 숲을 만나시고 여름 숲의 서늘한 기운을 몸에 담으시기 바랍니다.

▲ 함박꽃 ⓒ백두대간학교

▶구간소개

- 산행코스 : 조침령-943봉-상부댐 안부-1138봉-북암령-단목령-오색초교
- 산행거리 : 약 13.1km
- 소요시간 : 약 6시간 30분 (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 난 이 도 : 하상(★)

[산행계획]

여유 있는 산행을 위해 일찍 출발합니다. 모든 산행은 전문산악가이드 두 분이 '안전제일'로 진행합니다. 산악가이드 이철승 선생님은 백두대간 종주 등 산행경력 30년의 공인 등산안내인이고, 엄재용 선생님은 백두대간을 3회 종주한 공인 등산안내인입니다.

<버스운행>

출발 10분전에 도착하여 버스에 탑승하세요. 버스 앞에 <백두대간학교> 표지가 붙어 있습니다. 김종선 기사님 전화번호는 010-4152-1055입니다.

산행지가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해서 버스 탑승 장소는 덕수궁과 양재역 두 곳입니다.
06:00 덕수궁 대한문 앞 출발(지하철 1,2호선 시청 2번 출구)
06:30 양재역 출발(지하철 3호선 12번 출구)
아침식사는 버스 이동 중 미리 준비한 깔끔하고 맛있고 럭셔리한 김밥.

<산행일정>

10:00 조침령 도착 - 산행준비, 스트레칭 후 출발
10:20 조침령 표지석
11:10 943봉
11:50 상부댐 안부 - 점심식사
12:30 상부댐 안부 출발
13:00 1138봉
13:30 1136봉
14:00 북암령
15:20 단목령
16:30 오색초교
16:50 오색통나무집(033-672-3523)
약초토종닭과 막걸리로 뒤풀이
18:00 서울로 출발
21:00 서울 도착 예정
*상기 시간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조침령∼단목령 구간> 산행로 ⓒ백두대간학교

[산행준비물]

등산복, 장갑, 등산모, 방풍의, 우의, 스틱, 물통, 여벌 옷, 간식, 자외선차단제, 헤드랜턴 등. 그리고 반드시 점심도시락 가져오세요.

<백두대간걸작선> 제33강 <조침령∼단목령 구간> 참가비는 9만원입니다(왕복 교통비, 2회 식사와 뒤풀이, 강의비, 가이드비, 운영비 등 포함). 버스 좌석은 참가 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백두대간학교 홈피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십시오(산행에 관한 문의는 이철승 선생님에게 해주세요. 010-8727-0202). 아울러 백두대간학교 카페에도 많이 놀러오시고 회원 가입도 해주세요 (http://cafe.naver.com/baekdudaeganschool)^^.

☞참가신청 바로가기

▲ 조릿대 숲길 ⓒ백두대간학교

[8월 산행 안내]

- 산행일 : 8월 24일(토)
- 산행지 : 야생화의 천국과 낙동정맥 출발지 종주
- 산행코스 : 두문동재-금대봉-쑤아밭령-비단봉-매봉산-피재
- 출발시각 : 오전 6시 덕수궁 출발
- 참가비 : 9만원

[특집-10월 제주도 산행]


*가을맞이 특별산행이 10월 제주도에서 2박3일간 열릴 예정입니다. 제주도까지는 각자 항공편(또는 배편)으로 이동해서 제주공항에서 모일 계획입니다. 특히 항공편으로 참가하실 분은 지금부터 예약을 서둘러주시기 바랍니다. 예약은 빠를수록 편리하고 이점이 많다고 합니다. 10월 말 주말편은 특히 예약이 어려우니 서둘러주십시오. 제주도 특별산행 참가자는 먼저 반드시 항공편을 예약하시고 참가신청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제주도 산행일은 10월 25(금)~27(일)일(2박3일)이며 10월 25일 김포에서 제주로 출발하는 항공편은 오전 6시 15분에서 8시 사이에 50여 편이 있고, 27일 제주에서 김포로 귀항하는 항공편도 오후 6시 이후에 50여 편이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 달에 공지하겠습니다.

-산행일 : 10월 25(금)~27(일)일(2박3일)
-주요일정 : 1일차 : 윗세오름 산행(영실-윗세오름-남벽-윗세오름-어리목)
2일차 : 한라산 산행(성판악-백록담-관음사)
3일차 : 사려니 숲길, 돌문화공원 탐방
-참가비 : 33만원(2박8식 비용, 가이드비, 강의비 등, 도내 교통비 등 포함, 항공료 불포함)
-집결시각/장소 : 10월 25일 오전 9시 30분 제주공항
-해산시각/장소 : 10월 27일 오후 5시 30분 제주공항


[산행자료]

[조침령(曺枕嶺)] 877m. 강원도 양양군 서면 서림리와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를 연결하는 조침령은 원래 소금을 지고 오던 길이었지만, 일제 강점기 자원 수탈을 위해, 유신 당시에는 고관대작의 정원 조경수와 원석을 실어 나르는데 이용되었다고 한다. <증보문헌비고>에서는 '떨어질 조阻', '가라앉을 침沈'자를 써서 험준하다는 뜻의 조침령(阻沈嶺)이라 하였으나, <산경표>에는 조침령(曺枕嶺)으로, 근래의 백두대간 종주자들은 '새도 자고 넘는다는 고개'라는 뜻으로 조침령(鳥寢嶺)으로 표기하고 있다.

양양문화원에서 발행한 <양양의 땅이름>과 <양주지>에서는 <증보문헌비고>와 표기는 같으나, 다만 침자만 '베개 침枕'자로 표기하고 있다. 하여튼, 한계령이 1,004m이고, 구룡령이 1,013m인데, 그보다 훨씬 낮은 조침령을 새도 자고 넘는다고 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예로부터 조침령은 말을 타고 다니기는 쉽지만 실제론 먼 길이라 했던 걸로 봐서는 구절양장 먼 길이라 그리 부른 듯싶다.

조침령도 구룡령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길이 본래의 옛길이 아니다. 본래의 옛길은 현재의 조침령보다 남서쪽에 위치한 쇠나드리 근처를 넘었다. 지금의 조침령은 20여 년 전 군부대가 놓은 새 길이며, 1983년 6월부터 84년 11월 제3군단 공병여단이 21km 군사도로를 개설한 것이다. 예전에는 '반평고개'라 불렀다고 한다. 주민들은 지금도 반평고개로 부른다. 반평고개라 한 까닭은 서림마을에서 조침령으로 가는 중턱에 5만여 평에 달하는 평지가 있는데, 소반 같이 평평하다 하여 '반평(반부둑)'이라 부른 데서 따온 것이다.

-양양의 다섯 고개
양양과 백두대간 너머 지역을 잇는 고개 중 한계령과 구룡령 외의 고개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은 고개들이 조침령, 북암령, 단목령이다. 양양에 있는 이 다섯 개의 고개 모두가 양양군 서면에서 인제 혹은 홍천으로 넘어가는 길에 자리 잡고 있다. 서면뿐 아니라 양양군 현북면 또한 백두대간과 접해 있지만, 유독 서면에만 고개들이 나 있는 까닭은 대간 너머에 마을과 주민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조침령, 북암령, 단목령은 대간을 가운데에 두고 양양, 인제, 홍천에 살던 선질꾼, 마꾼과 같은 생선장수, 소금장수, 젓갈장수들이 양양장을 보거나, 수산물을 팔기 위해 왕래했던 고개이다. 선질꾼은 등에 바지게나 통지게를 지고 물건을 싣고 다니며 팔던 이들이고, 말을 가지고 물건을 실어 날랐던 이들은 마꾼이라 한다. 서림에서 조침령으로 올라가다 보면 초입의 새림골부터 굴아우골까지 11개의 골들이 고갯길 좌우로 있는데, 이 골들에 이들이 쉬어가던 주막이 십여 개 남짓 있었다고 한다.

[북암령(北岩嶺)] 925m.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 대청봉(한계령을 기준으로 할 때 북쪽)과 마주보고 서 있는 점봉산의 동쪽 산줄기에 해당하는 북암령은 세계적인 희귀식물인 한계령풀의 집단 분포지로 알려진 곳이다. 백두대간 상에 위치해 있어 대간 종주인들이 점봉산을 앞두고 꼭 거쳐가야 할 고개로도 유명하다.

조침령이 도로공사로 옛길이 사라져 버렸지만, 그 북쪽에 위치한 북암령과 박달령은 아직도 옛길 그대로이다. 북암령은 양양군 서면 북암리에서 서쪽 2km 가량 지점에 있으며, 북암리는 미천골 선림원지에서 북쪽에 위치한 암자가 있었다 하여 북암리라 했다. 양양을 사투리로 '예양'이라 부르는 것처럼, '북애미'라고도 부른다.

-국내 최대 한계령풀 군락지
매자나무과의 이 식물은 국내에서는 그 이름과 달리 설악산 일부 지역과 점봉산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식물로, 중국 동북부와 러시아 연해주지방에서도 있으나 그곳에서의 것들과 달리 이곳 한국에서의 서식지 영향으로 또 다른 개체 종으로의 성격을 띠게 된 종이다. 제철에 잠깐 노란색 꽃을 피웠다가 이내 몸 째로 녹아 없어져 뿌리로서만 동정이 가능한 한계령풀은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초본식물원(herbatium)들도 그 표본을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점봉산 양양 양수발전댐 건설반대 운동 중 이 지역을 조사했던 우이령보존회의 식물학자들에 의해 북암령 일대에 대규모 서식 군락을 발견, 당국에 천연기념물 지정이나 보호구역 설정을 건의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으나 지금은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875봉] 설악산 국립공원이 시작되는 곳이다.

[단목령(檀木嶺)] 809m. 박달나무가 많아 박달령이라고도 불린다. 박달령은 점봉산에서 내려온 잘록한 고개목으로써 조침령, 북암령과 마찬가지로 양양군 서면 오색의 마산에서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를 잇는 고개이다. 1217년(고려 고종 4년) 김취려 장군이 거란군을 제천, 원주에서부터 추격하여 이곳 박달령에서 섬멸했다고 양양지방에 전해내려 온다. 그러나 실제로는 1216년에 침범한 거란군을 1217년에 김취려 장군이 전군병마사가 되어 충북 제천군 박달령에서 크게 무찔러 격퇴시킨 것으로 옛 문헌에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고개 이름이 같은 것에 주목한 누군가 이야기를 와전시킨 것이 지금껏 전해 내려오는 듯하다.

옛적부터 박달령을 넘는 길은 현재 오색초등학교가 있는 박달마을에서 시작한다. 오색마을 사람들은 '박다룩'이라고도 하고, 학교가 있다 하여 '학교마을'이라고도 한다. 옛적에는 산 형국이 말 같기도 하고, 조선 초에 오색역을 거쳐 갈 때 이곳에서 말을 갈아타고 갔다고 해서 '마산(馬山)'이라고 불렀다.

오색초등학교 맞은편 오색천에 놓인 돌 징검다리를 건너 박달골을 따라 넉넉히 2시간이면 박달령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한참 오르다 보면 우거진 풀숲에 가려진 길을 찾기가 쉽지 않는 곳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낮에도 어두컴컴한 원시림 숲 속을 산책하듯 걷다보면 중턱쯤에는 장년의 두 팔 폭 정도의 난치나무가 있는 난치고개에 이르게 된다. 이 고개에 대한 오색리 홍창해 이장님의 설명이 재미있다.

"난치나무란 오래된 단풍고목을 이야기하며 박달령 오르는 길 주위에는 박달나무와 단풍나무가 유난히 많습니다. 난치고개 주변에는 머릿짐이나 지게를 올려놓기 좋을 만큼의 돌들이 쌓여 있는데 고개를 오르던 아낙네들은 혼자서 머릿짐을 내리고 다시 올리기 좋도록 높이를 맞추어 놓은 돌들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가쁜 숨을 죽이고 다시 단목령을 오릅니다."

그렇게 가쁜 숨을 죽이고 오르다 보면 가파른 경사가 시작되는 데 정상까지 약 1km 정도 남겨둔 지점이다. 정상에 오르면 활엽수림이 나타나는데 이 구간이 바로 남한 최대의 원시림 구간이다. 박달령 마루턱에서 서북쪽으로 보이는 우뚝 솟은 산이 바로 점봉산이다.

-백성들의 고개 조침령과 박달령
소동라령은 한동안 오색령이라는 반쪽의 이름으로 쓰이다가 국도가 넘어가는 오늘날에는 또 다른 반쪽의 이름인 한계령으로 소통되는 운명을 지녔다. 옛날처럼 다시 서울길이 열렸으니 소동라령으로 돌아가면 되겠지만 그도 한 세월에 하릴없이 되는 일은 아니다. 정작 고갯마루에서 내려다보면 한계와 오색은 그저 내리막 길 양쪽에 걸린 땅이름에 다름 아니지만 부르기에 따라 한쪽은 소외(疏外)로 여기는 일이 고개 이름에는 흔하다. 고개 또한 사람의 생리를 닮아 한쪽 이름만 부르면 또 한쪽은 냉큼 토라져 돌아앉는다.

역로가 소동라령에서 미시령으로 옮겨간 다음부터 개화기 무렵까지 근동의 백성들이 내린천 물길을 중심으로 백두대간을 넘나들던 고개는 조침령과 박달령이다. 조침령은 양양의 서림에서 인제의 기린으로 넘는 고개인데 본래 옛길을 피해 엉뚱한 곳에 새로 흙먼지 길을 닦고 지명비를 세웠다. 박달령은 오색의 들목에서 인제의 으뜸 오지 진동리로 넘는 고개이니 고려 고종 4년에 김취려 장군이 충북의 제천에서부터 추격한 글안족을 마지막으로 섬멸했다는 곳이다.

[점봉산(點鳳山)] 1,424m.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과 양양군 서면에 걸쳐 있는 산.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 대청봉과 마주보며 점붕산이라고도 하며, 옛 이름은 덤붕산이다. '덤'은 둥글다는 뜻으로 이것이 한자화하면서 점봉으로 변한 것이다. 또한 부드러운 육산과 날카로운 암봉이 조화를 이룬 점봉산은 등벙산 또는 등붕산(登朋山)이라 불리기도 한다. 설악산국립공원 중 남설악의 중심이 되는 산으로, 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을 오르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북동쪽에 대청봉이 있고, 북서쪽에 가리봉, 남서쪽에 가칠봉 등이 솟아 있다.

산의 동쪽 비탈면을 흘러내리는 물은 주전골을 이루어 오색약수를 지나 백암천에 합류한 뒤 양양의 남대천으로 흘러든다. 산자락에 12담계곡·큰고래골·오색약수터·망월사·성국사터 등 명소가 많으며, 오색약수를 거쳐 오르는 주전골은 단풍명소로서 흰 암반 위를 흐르는 계곡물과 단풍이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품고 있다. 등산로는 약수터와 온천이 있는 오색에서 시작하고 정상에 오르면 대청봉·가리봉 등 설악산의 영봉과 푸른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 올라 설악의 장대한 연릉과 동해바다의 드넓음을 조망하는 것은 점봉산 산행의 백미다.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주전골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12담구곡으로도 불려지는 주전골은 옛날 위폐범들이 계곡에서 불법으로 염전을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 일대에 펼쳐진 원시림에는 젓나무가 울창하고, 모데미풀 등 갖가지 희귀식물을 비롯하여 참나물·곰취·곤드레·고비·참취 등 10여 가지 산나물이 자생한다. 특히 한반도 자생식물의 남북방한계선이 맞닿는 곳으로서 한반도 자생종의 20%에 해당하는 8백54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어 유네스코에서 생물권 보존구역으로 지정하기도 하였다. 주전골 성국사터에 보물 제497호인 양양 오색리삼층석탑이 남아 있다.

점봉산의 총체적 가치는 이곳이 한반도에서 자라는 식물의 남북방한계선이 만나는 곳이라는 점이다. 북에서 서식하는 바람꽃류가 설악산을 거쳐 이곳에 내려와 있으며 남에서 자라는 모데미풀이 여기서 멈춘다. 목본식물로는 북에서 자라는 이노리나무를 이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하늘소의 숙주로도 알려진 서어나무의 경우 설악산과 함께 이곳이 북방한계이다. 남쪽 도서 지방의 난대림 식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물을 이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자리이다. 북국의 식물들이 태고로부터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오고 남쪽의 친구들이 올라와 한 데 사는 식물들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오색약수(五色藥水)
약 150여 년 전 성국사 승려가 반석 위에서 용출되는 천맥을 발견하고 무심히 한 모금 마신 결과 약수로 판명되었다. 당시에 성국사에 오색화가 피는 특이한 수목이 있기에 이후 오색약수라 칭하게 되었다. 설악산의 최고봉인 대청봉과 그 남쪽 점봉산 사이의 깊은 골짜기에 있다. 오색천(양양 남대천의 지류) 개울가의 한 너럭바위 암반에서 약수가 솟는다. 3개의 구멍에서 솟는데, 위쪽의 약수는 철분이 많고 아래쪽 2개의 구멍은 탄산질이 많다. 하루 용출량은 1,500ℓ 정도이고, 물맛이 특이한 것으로 유명하며, 위장병 ·신경통 ·피부병 ·빈혈 등에 효력이 있고 특히 메밀꽃 피는 가을철에 탁효가 있다고 한다. 약수터에서 온정골 쪽으로 2 km쯤 올라가면 오색온천이 있다.

최창남 교장선생님은 백두대간 전문가이며 작가,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2008년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인문학적 산행기를 <프레시안>에 연재했습니다. <백두대간 하늘길에 서다> 등 다수의 책을 출간하였으며 <노동의 새벽>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등 민중가요들을 작곡하였습니다.

교장선생님은 <백두대간12걸작선> 3기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때로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왜 백두대간을 걸어야 하나요?"


백두대간이 아니더라도 산은 지천이고 발 닿는 곳마다 길인데 굳이 힘들게 백두대간을 걸을 필요가 있느냐고 묻습니다. 산길을 걷는다는 것은 본래 산길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마음길 따라 걷는 것이니 굳이 백두대간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대답합니다. 백두대간이 한반도를 하나로 잇는 큰 산줄기이기 때문에 굳이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합니다.

백두대간을 걷는 사람들,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 길 따라 걷기를 마음으로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입니다. 백두대간이 부르고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한 사람들입니다. 그들만이 백두대간 1,625km, 남한 구간 684km의 깊은 산길로 들어설 수 있는 것입니다.

백두대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을 품어 키운 생명의 땅입니다. 생명을 품어 키운 자비심과 지혜가 깃든 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땅에 있지만 하늘에 속한 신성하고 거룩한 땅이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백두대간의 머리가 되는 산의 이름이 백두산이어야만 하고, 남쪽 끝인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인 산의 이름은 지리산이어야만 했던 이유입니다. 백두산(白頭山)은 '지혜의 머리가 되는 산'이라는 의미이고, 지리산(智異山)은 '머물면 사람 사는 세속과는 다른 종류의 지혜를 얻게 되는 산'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백두대간은 발로 걷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걷는 길입니다. 프랑스에서 스페인까지 이어진 신심과 평화의 길 '산티아고'를 걷는 것처럼 제각기 마음에 담긴 신심으로 걷는 하늘길이다. 평화를 얻고 누리고 지키는 생명길입니다. 그러니 어찌 아무나 들어올 수 있겠습니까. 그런 마음을 품고 걷는 자만이 백두대간과 하나 되는 기쁨을 누리고 지혜를 얻게 될 것입니다. 백두대간의 속살을 보며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백두대간12걸작선> 3기를 시작합니다.
<백두대간12걸작선>이라는 이름으로 도반들과 함께 산길 걸어 온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백두대간 남한구간 약 684km 중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비법정탐방로로 지정하고 있는 79.9km를 제외하면 걸을 수 있는 구간은 약 604km 정도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제법 많이 걸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3기를 마치면, 비법정탐방로와 험난하고 힘든 코스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걷게 되는 것입니다. 걷지 못한 다른 구간들을 걷고 싶으신 분들은 대간 종주를 꿈꾸시기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백두대간12걸작선> 3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두대간12걸작선> 3기의 산행 코스를 정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첫째, 초보자 코스와 중상급자 코스를 철저히 분리하였습니다.
둘째, 초보자들을 위한 산행을 늘렸습니다. 산행거리도 이전보다 짧게 조정하였고 상대적으로 쉬운 코스를 선택하였습니다. 트레킹 여행의 의미를 담아 겨울의 끝인 2월에는 초급자들을 위한 1박2일 산행도 계획하였습니다.
셋째, 중상급자들을 위해 1박2일 산행을 3회로 늘렸습니다. 평소에 혼자서는 산행하기 쉽 지 않은 종주 산행을 포함했습니다.(설악산, 덕유산, 지리산 종주 등)
넷째, 산행 구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구간별 난이도 표시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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